[항동기획_사람들]항동팔경 남겨야지요

'항동의 농부' 이점식씨

2013-12-09     구로타임즈 기획취재팀

"처음엔 동네사람들이 미친놈이라고 했어요. 쌈하면 상추나 호박이 다라고 생각하던 시절에 생전 못 보던 치커리 비타민채소 등을 재배한다고요". 지난92년 도로변 농토 600평을 얻은 것을 시작으로  특수작물을 재배해온 지 올해로 21년을 맞은  '두레농장' 이점식 대표(52). 제약회사에 알로애분말 등의 원료납품영업을 하다 발견한 특수작물시장의 성장가능성은 그로 하여금 30대초반 농부로 승부수를 던지게 할 만한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80년대 초 (항동 옆) 부천시 옥길동에서 살았던 적 있던 처남이 그곳에 가면 농사짓기 좋은 땅이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어요. 처음 들어올 때 이 앞 도로가 골목길처럼 좁은데다 포장도 안돼 있어 '와 이런 오지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루에 통행차량도 10대면 많을 정도였으니까요". 

항동보금자리 개발 결정 직후 이전해서 건물만 덩그라니 남아있는 '농심물류센터' 정문 옆에 위치한  두레농장은 창업한지  처음 2년 정도 고전하다 이후 특수쌈 수요가 일면서  백화점 등 대형유통점에 납품,  한때 재배면적 2800평규모에 연매출 8억에 이를 정도의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고 한다.

"(90년대 초반) 이 동네는 70-80%가 논농사였고, 나머지가 장미꽃, 특수쌈 오이 토마토등 일반채소 등을 재배했어요. 비닐하우스 장미꽃재배는 5명이 1인당 2, 3천평 규모로 재배하기도 했는데 (2003년) 이라크전쟁으로 인한 유류가 폭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손털고 나갔어요. 이제 이 곳이 개발되면 특수작물 농사도 접으려고 합니다. 농사 지을 인력 찾기가 쉽지 않아서요".

하지만 청춘을 보낸 고향 같은 곳, 항동이 개발되면 사라질까 걱정되는 항동의 아름다운 '항동팔경'은 남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본 항동팔경은 무엇일까.

"항동철길, 수목원, 산골마을에서나 볼수 있는 조그만 담배가게, 성공회대 구드인관 건물, 석양, 항동약수터. 여기에 조금 넓혀서  오정초앞 경인로변 담쟁이넝쿨도. 마지막 팔경은 '내얼굴'입니다. 옛날에 백화점등에 이렇게 장화를 신고 가서 도시에서 32살 먹은 농부 봤습니까. 내가 바로 천연기념물입니다 라며 영업했거든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