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씨앗]아름다운 연대로 따뜻해지는 마을

2013-09-16     박혜경 구로건강복지센터 이사장

구로건강복지센터에는 젊은 친구들로 구성되어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동아리가 있다. 올해로 10년차를 맞는 청소년자원봉사동아리 "우리VOL". 이들로 인해 금요일마다 동네가 따뜻해진다.

구로지역 청소년들로 구성된 '우리VOL'은 중학교 2학년부터 활동이 가능하며 6개월 이상 참여를 약속해야만 활동을 할 수 있다. 형편이 어렵고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께 도시락을 전달해드리는 일은 지역사회를 위한 이들의 주요 활동 중 하나이다. 우리VOL이 되면 주 1회 독거어르신께 도시락을 배달하며 월 1회 정기교육을 받아야 하고, 어르신들을 이해하기 위해 연 1회 노인생애체험에 꼭 참여해야 한다.

이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오후 5시에 구로건강복지센터로 모인다. 조를 정해 지역을 나누고 구로동과 가리봉동에서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 댁을 방문하여 성공회 영등포푸드뱅크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전해드리며 아프신 데는 없는지 안부를 여쭌다.

또한 어르신의 생신 때는 '우리VOL'이 생신잔치를 해드리며 축하노래를 불러드리고 지역의 제과점에서 기부한 케이크를 함께 나눠먹는다. 지난 후원의 날 행사에서는 지역사회에서 기부한 물건을 '우리VOL'이 직접 팔아서 기금을 마련하였고, 이 기금으로 어버이날에 예쁜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어르신들께 선물해드리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어르신들은 금요일마다 멀리서부터 떠들면서 오는 아이들을 손주처럼 반갑게 맞이하신다. 생신잔치 때는 감동의 눈물을 살짝 보이시기도 한다. 어르신께서 쓰실 용돈도 부족한데 우리VOL이 갈 때마다 요구르트를 준비해서 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아이들은 계속 사양하다가 너무 미안해서 맛있게 먹고 오기도 한다. 아마도 어르신들은 도시락보다 손주같은 아이들을 더 기다리신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봉사를 끝낸 후 활동일지에 그날의 상황을 꼼꼼히 적으면 봉사는 마무리된다.

아이들 역시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과 정이 들고,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봉사점수가 필요해 6개월만 채울 생각으로 왔다가 고3까지 봉사를 계속 하는 친구들이 많고, 아예 꿈을 사회복지사로 정해서 사회복지학과로 진학하는 친구들도 여럿 된다. 금요일은 청소년들과 마을의 어르신들과의 아름다운 만남이 이뤄지는 날이다. 우리 청소년과 어르신의 아름다운 연대로 마을이 건강해지는 날이다.

의학의 발전 등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며 세계적으로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부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는데,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독거어르신가구 수가 점점 늘고 있다. 그에 따라 노인 자살률도 늘고 있으며 이는 빈곤 노인가구에서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노년의 외로움과 경제적 빈곤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나 또한 언젠가는 지역에서 노인으로서의 삶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 미래가 어둡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VO'L처럼 자원봉사를 통한 '아름다운연대'가 서로를 돌보는 따뜻한 마을공동체를 이루는 희망의 시작점이 아닐까 제안해본다.


[알 림] 지역 각계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오피니언층의 생생한 현장경험과 고민, 지역사회를 위한 발전적인 의견과 제안 등을 담은 기고문 '생각의 씨앗'이 게재되고 있습니다. 보다 나은 지역주민의 삶을 위한 여론광장으로, 누구나 참여하실수 있습니다.   기고문 보내주실 곳.  webmaster@kur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