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갈수록 뜨거워지는 감자’

최근 1년 구청 구의회간 우호교류협력 체결놓고 해라vs못한다 '팽팽'

2013-07-15     송희정 기자

한 해 절반의 새로운 시작을 내딛는 7월초 구로구청과 구로구의회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단연 '남쿠칭시'다.

이번 논란의 실마리는 작년 8월 태풍 볼라벤 북상했던 그 당시부터 되짚어 봐야 한다.

구의회는 작년 8월 28일부터 9월2일까지 5박6일간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남쿠칭시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당시 연수는 지역사회에 숱한 뒷말을 남겼다. 가장 큰 이유는 태풍 볼라벤의 북상으로 구로전역이 떨고 있을 때 해외연수를 강행했기 때문이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2012년 말레이시아 우수기관 시찰 연수보고서(이하 연수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연수에는 황규복 의장과 박종현 부의장 등 의원 6명이 참여했다.

전체 구의원(16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다. 반면, 사무국에서는 의원 수보다 많은 직원 9명이 참여했다.

'구로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정'에 따르면, 공무국여행을 할 때는 '여행 목적에 맞는 필수인원'으로 한정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심사대상인 여행에 적용되는 규정이다. 외국정부의 공식행사에 초청된 경우는 심사에서 제외된다.

구의회 희의록을 보면, 박동웅 운영위원장은 작년 7월 18일 구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쿠칭시장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았다. 그리고 그쪽 의회하고 협약식도 있고 그런 일정이 포함돼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초청장을 받고 간 일이 사실이다손 치더라도 의원 6명에 대한 수행인원으로 직원 9명은 과하다는 눈총 섞인 지적이 나온다. 최근 중국 상해와 홍콩 등을 방문한 해외연수 때 의원 13명에 직원 8명이 참가한 일에 견줘서도 그렇다.

2012년  결산서를 보면, 구의회 사무국이 남쿠칭시 해외연수에 쓴 예산은 국제화여비(직원) 1,617만원과 국외여비(구의원) 1,707만원 등 약 3,324만원에 달한다.

방문목적에 비춰 결과도 미미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연수보고서에 따르면, 남쿠칭시 방문목적 중 하나는 '남쿠칭시와의 친선우호관계인 MOU체결에 대한 사전협의'에 있다.

하지만 같은 자료 안에는 향후 MOU체결을 위한 세부 사전협의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남쿠칭시 측이 우호 협력할 분야로 디지털 분야 등에 많은 관심을 표했다는 내용 정도다. 연수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한국에서 인터넷만 뒤져봐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의원들이 귀국한 다음날이던  9월 3일 남쿠칭시장 등 4명은 사전에 잡혀 있던 제주도 일정 이 있다며 구로구를 전격 방문했다. 당시 구의회 보도자료를 보면, '9월 3일 쿠칭시 대표단이 구의회를 방문해 10월 20일 사라왁주수상과 쿠칭시장이 구로구 방문 시 우호 MOU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나와 있다.

구청과 구의회 간의 물밑 팽팽한 기싸움은 이즈음부터 시작됐다.

해외연수일정을 끝낸 직후 구의회 측은 구청 집행부에게 남쿠칭시와 우호교류협력체결에 나서줄 것을 제안했다.

다수의 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구의회 측이 집행부에 연결해준 협의채널이 바로 현지교민 J씨다.

구청은 협의과정에서 기관 대 기관으로 진행돼야 할 일을 민간인(J씨)과 협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 하에 협의채널을 남쿠칭시 실무자 쪽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청은 남쿠칭시와의 우호교류협력체결이 어렵다는 뜻을 구의회 측에 전달했다.

조례에 근거한 사전협의 등 관련절차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았기에 추후에 진행하겠다는 것이 당시 구청 입장이었다.

이와 관련한 구청과 구의회 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작년 10월 22일 제223회 구의회 임시회 내무행정위원회 회의록에서 일면 엿볼 수 있다.

작년 11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사라왁주수상과 부수상, 제2재무장관을 비롯해 남쿠칭시장, 기획과장, 주한 말레이시아대사 등 총 20명에 이르는 대규모 사절단이 구로구를 방문했다. 사절단에는 제2재무장관 부인과 남쿠칭시장 부인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신도림디큐브시티 내 쉐라톤 호텔에 여장을 풀고 동양미래대와 광명쓰레기처리장, 용인에버랜드 등을 방문했다.

사절단 측은 방문 전 박원순 서울시장 면담 등도 원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절단이 구로구를 방문하기 전 우호교류협약과 방문일정 등을 다룬 구의회 운영위원회 회의록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절단은 방문기간 중인 11월 7일 오전 11시 구의회 본회의장에서 구의회 측과 향후 경제·무역·문화·교육·과학·기술·관광 등의 분야에 협력한다는 '우호교류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사절단은 이후 이성 구청장 주최 오찬과 황 의장 주최 만찬을 즐긴 뒤 8일 강원도 속초시 설악산에서 1박을 하고 9일 말레이시아로 귀국했다.

2012년 결산서를 보면, 말레이시아 사절단 구로구 방문과 관련해 구의회 사무국 측은 총 444만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또한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구청 측은 환영오찬으로 약 465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작년 8월 해외연수부터 최근 구청장 초청까지 남쿠칭시는 계속해서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