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성토 봇물 ...오류1·2동 주민설명회

2013-07-08     송희정 기자

'졸속비판'에 다시 치러진 행복주택 오류지구 주민설명회가 주민들의 집단성토장이 됐다.

2일(화) 오류2동과 3일(수) 오류1동에서 각각 열린 주민설명회는 주민 80~90명씩이 몰려들어 미리 비치해둔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2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오류2동 설명회는 시작 전부터 술렁댔다. 이날 장현복 전 구의원은 LH공사 담당직원이 브리핑에 나서기 전 "주민설명회 전에 주민의견청취부터 수렴하라"며 자칫 형식적일 수 있는 설명회를 경계했다.

설명회장 주변 도로에는 오류2동 지역사회발전협의회 명의의 '주민 외면하는 행복주택 즉각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 여러 장이 내걸렸다. 

담당직원의 정책개요와 개발방향 등의 소개가 끝난 후 가장 먼저 마이크를 쥔 주민은 오류2동 새마을금고 김용광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은 행정동인 오류2동 안에 자리한 항동보금자리주택지구, 천왕이펜하우스 등을 거론한 뒤 "오류2동은 이런 식으로 하면 미국의 할렘처럼 된다. 오류2동도 서울시민이다. 여기 반대하는 사람 없다고 하는데 실제 주민들은 속이 터진다"며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이 동네 직접 와서 오류2동이 진짜 발전하려면 뭐가 필요한지 보고 가라고 해라. (행복주택예정지는) 미래 오류2동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땅이다"고 말했다.

이어 장현복 전 구의원은 오류2동의 특징을 아는 대로 말해보라고 다그친 후 "구로구 전체 임대의 80%가 오류2동에 와 있다. 이 좋은 땅을 이런 식으로 개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저 땅은 서울의 얼굴(관문)이다. 향후 더 좋은 계획으로 개발되기 위해 놔둬라"고 주장했다. 

졸속논란이 제기됐던 6월 13일 설명회에도 참석했다는 오류2동 주민 신장섭 씨는 "항동 5천 세대, 천왕1·2지구 5천 세대 등에 둘러싸이면 우리 재산권 형성은 안 된다"며 "행복주택 짓는다고 오류2동 주민이 행복해 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다시 마이크를 잡은 김 이사장은 "데크높이 10~12m에 한 개동 300세대 메머드급 건물 총 5채가 들어서면 이 동네 숨 막힌다"며 "이 일대 다세대원룸 지은 게 400세대인데 지금도 안 나가서 텅텅 비어있다. (행복주택 지으면) 어르신들 세놓고 사시는데 노후대책도 안 된다. 행복주택 지으면 안 된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일 오전 10시30분부터 진행된 오류1동 설명회에서는 주민과의 질의응답시간에 "임대주택 결사반대"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 주민(여)은 "이 동네는 살 집이 모자라는 게 아니다. 천왕동 지으면서 이미 오류1동 주민들 많이 빠져나갔다. 여기 임대주택 들어서면 교통문제, 학교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며 임대주택 불가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한 주민(여)은 "사전에 주민 이야기 충분히 듣고서 정책 고민했다면 그런 안이 나올 수 없다"며 "주민, 지역정치인들 충분히 만나서 고민한 후에 다시 계획안 만들어서 주민과 소통하라"고 주장했다. 

행복주택에 찬성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주민(남)은 "낙후된 오류동을 대형프로젝트를 통해서 서남권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개발설계를 대형화해서 거대한 프로젝트로 만들어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LH공사 측의 사업설명에 따르면, 오류동 64-8번지 일원 지하철1호선 오류동역 철로 상층부에는 데크를 씌워 그 위에 공원·체육·여가시설을 들이고 철로 변 북측 부지에 1,500세대의 주거시설을 들이게 된다.

전체 주택물량 가운데 60%는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대학생 등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5일(금)까지 주민공람을 시행한 후 7월 말 지구지정과 11월 지구계획승인 등을 거쳐 오는 12월경 주택건설 사업승인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