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오류동 행복해질까?
[정부발표 후 주민반응] 기대 반 우려 반 "상세계획 나와 봐야"
오류동역이 박근혜 정부의 핵심 주거정책인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발표되면서 오류동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주민들은 개략적인 청사진만 공개된 정부안을 둘러싸고 기대 반, 우려 반 엇갈리는 반응들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오류동역 유휴철도부지에 1,500세대 3,450명이 입주 가능한 행복주택을 건립하고 기존 철도 위에 인공대지(데크)를 조성해 그간 단절됐던 오류1동과 오류2동을 연결하는 계획안을 지난 20일 발표했다.
또한 임대주택 건립과 함께 창업·취업지원센터, 주민복지센터, 건강증진센터 등 각종 지원시설 유치안도 제시됐다.
정부는 오는 7월말까지 사업지구 지정을 끝내고 연말 사업승인을 거쳐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곳 주민들은 일단, 행복주택이 오류동 일대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데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500세대 3,450명 규모의 인구유입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원시설 유치에 따른 환경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다.
오류동역 남측 1번 출구 인근에서 우림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김나은 씨는 "못돼도 3,000명 이상은 입주할 텐데 인구유입에 따른 경제효과는 물론이고 임대주택과 함께 조성될 문화·복지시설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며 "특히 경인선으로 단절됐던 오류1동과 오류2동의 연결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구유입에 따른 효과를 낮게 점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오류2동의 한 주민은 "현재 오류동 상권이 많이 죽어있는 터라 경제활동이 활발한 젊은 층이 유입되더라도 이 일대에서 소비를 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천왕지구만 보더라도 인근 광명이나 부천에 나가서 소비욕구를 충족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상가소유주와 주택소유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오류시장 개발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동반침체에 빠졌던 상가소유자들은 경제효과를 기대하며 호재로 여기는 반면, 주택을 세놓고 살아가는 주택소유주들은 악재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임대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임대료 인하경쟁으로 수익성 악화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오류동역 인근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인구가 불어나니 상가소유주는 좋겠지만 주택,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 을 전월세 재테크수단 등으로 삼은 이들은 좋을 리가 없다"며 "지역에서 보면 분명 장·단이 있는 사업이다"고 말했다.
김창범 전 구의원은 "정부 발표 이후 주민들 얘기를 들어보면 걱정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지역경제에는 다소 도움 될지 몰라도 서민주택 건립에 따른 동네이미지실추에다 이미 포화상태인 도시형생활주택 임대업자들의 손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고 말했다.
행복주택은 도시형생활주택과 원룸 등의 수요자와 겹치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에 60%가 배정될 예정이다. 구로구에 따르면 2009년 단 2건에 불과했던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는 2010년 9건, 2011년 32건, 2012년 7월말 현재 27건 등 70건에 이른다. 오류동 일대에만 해도 325세대 H주택과 293세대 P주택 등 도시형생활주택 건립과 분양이 잇따랐다.
현재 개략적인 청사진만 발표된 상황을 들어 좀 더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오류초 학부모인 정선영( 32,오류1동) 씨는 "천왕지구에 입주한 친구 얘기를 들어보면 주택단지보다 지원시설 건립이 늦어 교육, 보육, 병원 문제로 여간 힘들어 하는 게 아니다"며 "시설 유치계획이 마스트플랜 안에 어떻게 담길지 지켜봐야 우리에게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대상지로만 지정해 놓고 사업추진이 표류해왔던 가리봉동과 항동 등 기존 개발지구 주민들은 복장을 터트리고 있다.
항동의 한 주민은 "이명박의 보금자리나 박근혜의 행복주택이나 이름만 다를 뿐 매한가지인데 전대 정권에서 벌여놓은 개발지구는 돈 없어서 못한다면서 새로운 사업지구를 선정한 건 주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철도 위에 뚜껑을 씌워서 시설과 공원을 앉히려면 공법이나 예산도 만만찮을 텐데 재무구조가 취약한 LH공사에게 일을 맡겨 놓고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