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격론... '또' 보류
15일 시도시계획위 상정된 구로1재개발정비예정구역 해제안
서울시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된 '구로1재개발 정비예정구역 해제안'이 또 보류됐다.
개발구역 해제여부를 놓고 시 도시계획위에서 재차 보완 및 검토 지시가 내려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극렬한 찬·반 민원에 시달려온 시당국으로서는 일정기간 숨 돌릴 여지가 생겼지만 이곳 마을은 다음 안건상정 전까지 찬·반 양측의 골 깊은 갈등과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 주거재생과는 지난 15일(수) 오후 2시부터 열린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결과, 가리봉동 2-92번지 일대(영일초 인근) 구로1재개발 정비예정구역 해제안에 대해 '심사보류' 결정했다고 같은 날 오후 5시경 밝혔다.
구로1재개발 해제안은 지난 제5차 회의(4월3일)에서 구로구청의 애매모호한 입장을 이유로 심사보류된 데 이어 지난 7차 회의(5월1일)에서는 시간 부족을 이유로 심사가 미뤄졌다.
안건이 재상정된 이번 회의에서도 또렷한 결론을 얻지 못하고 또 다시 심사보류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시 도시계획위 위원들은 첫 번째 안건으로 올라온 구로1재개발 해제안을 놓고 1시간 넘게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역해제여부를 놓고 시 도시계획위가 1시간 넘게 회의를 진행한 일이나 세 차례 회의에서 부침을 거듭한 일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오후 시 관계자가 밝힌 보류 사유는 주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실태조사결과를 제공한 뒤 주민의견청취절차를 거쳐 그 결과를 보고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시 주거재생과 관계자는 "해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주민갈등이 심하기에 정확한 정보제공 후 주민들이 판단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위원들의 의견이 우세했다"며 "실태조사결과를 공개한 뒤 사업추진여부에 대한 주민 의사를 물어 그 결과를 보고 신중하게 결정하자는 쪽으로 결정이 났다"고 말했다.
개발 찬·반 주민들은 회의 개최 이틀 전인 13일(월)부터 시청과 구청을 방문한 가운데 각각 '실태조사 찬반투표 선행'과 '전면해제'를 호소했다. 회의결과가 전해진 15일 오후에는 개발반대 측 주민들이 구청장실에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개발반대 측의 한 주민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처리한다면서 30%이상 법정해제요건에 맞춰 안건을 올렸는데도 두 번이나 보류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 도시계획위의 무책임함에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반면 개발찬성 측 주민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주민은 "바라는 바였고 옳은 결정이었기에 시 도시계획위 결정을 환영한다"며 "법과 법취지에 맞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구당국은 시 결정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구 관계자는 "칼자루를 쥔 쪽은 서울시인데 모든 민원은 구청이 떠안게 됐다"며 "무엇보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주민의견청취절차가 진행될 두 달여간 찬반 주민들의 갈등과 대립이 불을 보듯 뻔한데 혹여 불상사라도 생기면 어찌할지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