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1재개발, 찬반 주민 눈치보며 시와 구 '핑퐁'

시도시계획위 구로1재개발 해제(안)심의보류, 구 '당혹'

2013-04-09     송희정 기자

구로구가 서울시에 올렸던 구로1재개발 정비예정구역 해제 심의(안)이 별다른 결말 없이 다시 구로구로 넘어왔다.

개발 반대파 주민들과 찬성파 주민들 간 대립과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던 이곳 개발의 향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서울시는 지난 4월 3일 제5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가리봉동 2-92번지 일대(영일초 인근) 구로1주택재개발 정비예정구역 해제(안)을 심의 보류했다고 4일자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이날 함께 상정된 8건의 해제(안) 가운데 유일하게 구로1재개발구역만 심의가 보류됐다.

시는 보도자료에서 "구로동과 가리봉동 지역의 분리개발을 요구하는 등 주민 간 갈등이 있으므로 자치구(구로구)에서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신중한 판단을 하도록 이번 심의에서 보류했다"며 사유를 밝혔다.

이는 구로1재개발 구역 내 찬·반 주민들의 이견을 조율한 가운데 자치구 입장을 좀 더 명확히 제시하라는 뜻으로 결국, 개발향방을 결정짓는 주사위를 구로구에 떠넘긴 것이다.

시 도시계획위 해제 심의(안) 자료에 따르면, 구는 구로1재개발 정비예정구역에 대해 "관련 규정에 따라 정비예정구역 해제가 불가피하다. 다만 주거환경이 열악한 구로2동 지역은 개발이 필요하나, 구역형태가 부정형해 개발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었다.

시 관계자는 "구에서 입장정리를 명확히 해서 올려야하는데 개발 찬·반 주민들의 입장을 나열하고 있는 데다 만일 분리 개발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다"며 "구로구는 먼저, 양측 민원을 조절해서 입장정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 해제신청서가 시에 접수된 이후 개발 반대파 주민들과 찬성파 주민들이 번갈아가며 시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구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관련 법상 해제권한은 서울시에 있는데 사실상 그 공이 구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해제권한은 서울시에 있는데 그러면 서울시가 결정해야지, 이렇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것 아니냐"며 "아직 시로부터 정확한 내용을 공문으로 통보받지 못해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시로부터 심의결과가 통보되면 찬·반 주민대표들과 만나서 좋은 대안이 무엇인지 조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4월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구로1재개발구역은 추정분담금 등 실태조사용역이 진행 중이던 지난 1월 28일 토지등소유자 190명(31.35%)이 해제동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토지등소유자 30% 이상이 구역해제에 동의하면 해제가 가능하다. 구역 해제여부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