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1재개발 해제동의 '서울시로'
구청 해제동의서 서울시에 접수...개발찬성 주민들 거센 반발
개발 반대파 주민들과 찬성파 주민들 사이의 대립이 극으로 치달았던 구로1재개발의 향방을 결정짓는 주사위가 서울시로 넘어갔다.
손 떠난 '해제동의'= 구로구는 가리봉동 2-92번지 일대(영일초 인근) 구로1재개발정비예정구역 토지등소유자가 제출한 해제동의서를 서울시에 접수했다고 최근 밝혔다. 구로지역 개발구역 주민들이 실태조사 중에 해제동의서를 제출해 시에 정식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향후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여부를 확정짓게 된다.
지난해 12월 이미 한차례 해제동의서를 제출했던 개발반대파 주민들은 지난 1월 24일 구청으로부터 요건(동의율30%이상) 불충족 통보를 받은 이후<구로타임즈 483호 1월28일자 1면> 불과 나흘 만인 28일(월) 오전 9시경 또 다시 해제동의서를 제출했다. 처음 제출된 해제동의서가 불과 0.47%포인트(3명) 모자란 29.53%로 반려됐다면 두 번째는 31.35%(190명)로 30%요건을 넘겼다.
찬성파 주민들 항의= 구청은 지난 28일(월) 찬성파 주민들의 항의로 곤혹을 치렀다. 오후 4시 20분경 구청 3층 구청장실로 몰려간 주민 40여명은 이성 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1시간가까이 구청직원들과 대치했다. 이날 5시 15분경 성사된 면담자리는 지난 24일 반대파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도 그랬듯 '해제동의절차'가 뜨거운 감자로 다뤄졌다. 주민들은 해제동의절차가 개발반대파에 유리하게 진행된 점을 제기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주민은 "한차례 반려됐다가 오늘 날짜로 다시 접수하려면 일일이 동의서를 새롭게 받아야지 (처음 제출한 동의서에 추가동의만 받아 제출한 것은) 무효다"고 주장했다.
구청 측은 주민들의 날선 비난 앞에서 법적근거 등을 들어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성 청장은 "지난해 개정된 법은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유리한 법"이라며 "사실 동의철회는 법에 없는 절차지만 고문변호사와 상의해 시에 접수하기 전까지는 받아도 된다고 해서 (해제에 동의했다가 반대로 돌아선 토지등소유자들의) 동의철회를 받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이어 "시 도시계획위에 올라가면 결과는 구역전체해제, 보류, 구역조정 등 세 가지 중 하나"라며 "시 위원들도 주민의견을 듣고서 결정하기에 그때 다시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자리는 1시간여를 훌쩍 넘겨 7시 가까워서야 끝이 났다.
'원수' 된 이웃들= 2010년 4월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이곳은 2년 전인 2011년 초부터 극심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당시 구는 개발추진여부를 묻는다며 토지등소유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고, 이를 계기로 소유부동산을 둘러싼 경제적 이해관계에 눈을 뜬 주민들은 찬성과 반대 양쪽으로 갈리기 시작했다. 구는 그해 4월 설문조사 결과 "재개발사업을 유보"한다고 밝혔다가 불과 한 달도 안 돼 "추진"으로 방침을 번복했다. 상당수 주민들은 이 과정을 거치면서 반대와 찬성으로 확연히 돌아섰다. 양측이 번갈아가며 구청을 항의방문하면서 마을이웃들은 '원수지간'이 됐다.
한 주민은 "개발 때문에 마을인심이 흉흉하다"며 "반대도 찬성도 자기재산 지키려는 것인데 구청이 좀더 일찍부터 원칙과 소신을 갖고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더라면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