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처우 개선에 쏠린 예산 '눈살'

구로구혁신교육 밑그림에 지역비판 봇물..."의제발굴 위한 열린토론회 시급"

2012-09-18     송희정 기자

 구로구가 혁신교육지구로 확정 발표되고, 추진계획의 대략적인 밑그림이 공개되자 일부 학부모와 사회복지전문가, 아동청소년활동가 사이에서 '혁신'의 대상과 내용에 대한 본원적 질문들이 쏟아지고 있다.


 계획안 수립 전 단계에서 학부모와 학생, 지역사회의 욕구와 바람을 담아내는 절차가 충분히 이행되지 않은데다 주요정책방향이 교사업무경감을 위한 보조인력 확충에 쏠려 있는 등 절차와 정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불거지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지역사회여론수렴을 통한 상향식 혁신의제 발굴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열린 토론회를 제안하고 나서 주목된다.


 혁신교육지구에 대한 근본 질문은 지난 11일 남부교육지원청이 마련한 혁신교육지구 설명회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터져 나왔다.


 A학교에서 근무 중인 한 사회복지사는 "보편적 교육복지를 특별과제로 내걸고 있지만 실제 계획안에 담긴 내용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거나 다른 과제들에 비해 빈약해 보인다"며 "교사업무경감을 위한 보조인력 확충에 절반 넘는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사회문제시 되는 비정규직 양산에 교육당국이 앞장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설명회장에서 만난 아동청소년활동가는 "방과 후 교육과 돌봄에 대한 지역사회 역할을 강조하면서 정작 대부분의 정책과 예산은 또 다시 학교 중심으로 풀리는 양상"이라며 "학교와 교사가 필요할 때만 찾는 게 '마을'인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추산한 구로·금천 혁신교육지구 예산안에 따르면, 전체 필요예산액(약 170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약 90억원이 수업보조교사(정규수업지원)와 기간제교사(학생 수 감축에 따른 인력지원), 교무행정보조사(교원업무 정상화 지원), 학교환경도우미(학교청소 지원) 채용 등에 따른 인건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예산안은 향후 자치구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전체 약 135억원 규모로 감축될 전망이다. 이 135억원은 서울시 50%, 교육청 25%, 구로·금천구 25% 비율로 분담될 예정이다. 구당국은 이 비율에 따라 구 재원으로 부담해야할 예산액을 16~17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서울시 지원단 김영옥 지역사회복지사는 "예산 분담액만 봐도 혁신교육지구는 온전히 교육청 사업이 아니라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하는 협력 사업인데 대부분 정책이 학교혁신에 맞춰져있어 균형 잡는 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구로교육의 발전을 위해선 학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변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에 뜻 있는 지역의 한 인사는 "폐쇄적인 학교문화와 교사의 자질, 지역사회에 대한 무관심과 몰이해 등 학부모가 생각하는 혁신의 대상은 교육당국의 시각과 다를 수 있다"며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는 명제가 옳다면 역으로 학부모와 학생이 행복해야 교사가 행복하다는 명제도 존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해영 구로시민센터 운영위원은 "교육에 있어 혁신이 무엇인지 혁신의제부터 근본적으로 따지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시일이 촉박하다고 이미 설계된 예산안을 내리꽂을 게 아니라 학부모 설문과 욕구조사 등을 통해 교육당국의 역할과 지자체의 역할, 그리고 학부모의 역할 속에서 예산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구로교육시민연대는 오는 19일(수) 오후 3시30분 구로구청 지하1층 혁신사랑방에서 구로구 혁신교육지구 의견수렴을 위한 집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구로교육시민연대 관계자는 "교육당국이 중심이 돼 추진계획을 잡았기 때문에 혁신교육지구 관련 최근 지역사회에서 불거지는 목소리들에 대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집담회 자리에서는 학부모와 지역사회 욕구가 담긴 구체적인 사업제안들이 나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