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 구의회 의장단 선거

황규복의원 새누리 '탈당' 후반기 의장 '등극'

2012-07-09     송희정 기자
▲ 지난 3일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부의장에 선출된 박종현 의원<사진 앞>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이날 최다선 의원으로서 의장직무대행을 맡았던 황규복 의원<사진 뒤>은 의회역사상 첫 무소속 출신 의장에 올랐다.

 구로구의회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의장단 선거가 치러졌다.


 지역사회를 통째로 들었다 놓은 반전의 주인공은 3선 관록의 황규복(50, 고척1·2·개봉1동) 의원이다.

 ▶의장 인터뷰 7면
 2년 전 제6대 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소속당인 새누리당의 이탈 표로 민주통합당 김병훈 의원에게 의장 자리를 내어줬던 황 의원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새누리당과의 전격 '결별'을 통해 되레 민주통합당의 몰표를 얻어 의장자리를 꿰차는 대반전 드라마를 썼다.


 민주통합당은 캐스팅보트로 등장한 무소속 황 의원의 '한 표'에 힘입어 '8대 7대 1(새누리 : 민주통합 : 통합진보당)'의 구도 속에서 부의장과 운영위원장, 도시건설위원장 등 무려 3석을 획득하며 압승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내무행정위원장 1석만을 겨우 건졌다.


 선거를 불과 나흘 앞두고 전격 단행된 황 의원의 '탈당'은 그 자신을 구의회 역사상 첫 무소속 출신 의장에 등극시킨 것은 물론 이제 2년 남은 후반기 구의회에 민주통합당 '독주'라는 새로운 근심거리를 안겼다.
 
 황 의장 9표, 민주 표결집
 무소속 황규복 의원은 지난 7월 3일 열린 제220회 임시회 제6대 구의회 의장 선거에서 재적·출석의원의 과반수 이상인 총 9표를 얻어 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반면, 상대 후보인 새누리당 강태석 의원은 6표, 같은 당 류정숙 의원은 1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날 부의장 선거에서 민주통합당 박종현(56, 신도림·구로5동) 의원은 황 의원이 의장선거에서 얻은 표와 같은 총 9표를 얻어 초선의원으로서 후반기 부의장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새누리당 김남광 의원은 7표를 얻었다.


 이번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황규복 의원과 홍준호 의원의 표심과 민주통합당 의원 간의 교감 등을 생각했을 때 민주통합당은 적어도 의장·부의장 선거에서만큼은 집안단속을 통한 표 결집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황 의원의 표 하나를 지키지 못한 것도 모자라 막판까지 세가 갈리면서 단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날 열린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는 민주통합당 박동웅 의원이 10표를 얻어 상대 새누리당 류정숙 의원을(6표) 4표차로 따돌리며 운영위원장에, 민주통합당 박칠성 의원이 9표를 얻어 새누리당 곽윤희 의원(6표)을 누르고 도시건설위원장에 올랐다(기권1표).


 반면 내무행정위원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박용순 의원 9표, 민주통합당 김준희 의원과 윤수찬 의원이 각각 4표, 3표를 얻어 새누리당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박 의원이 후반기 의장단에 진출했다.


 선거일 열흘 전까지 후보난립
 황 의원 탈당, 새누리당 '충격'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혼전 양상을 보였다. 보통 당 내부의 사전 조율에 따라 일찍부터 의장 후보 1인 등을 압축하던 예년과는 달리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둔 시점에서도 후보들끼리 각개전투를 벌이는 모습이었다.


 통상 정례회를 앞둔 의원세미나 기간에 의장단 구성에 대한 의원 간 조율이 일정부문 이뤄졌으나 지난 5월22(화)~25일(금) 3박4일 일정의 외부세미나 때도 의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의장 후보로 거론된 인물은 새누리당의 강태석, 황규복 의원과 민주통합당의 김병훈, 윤수찬 의원 등 4명이었다.
 안개 속 판세를 한 방에 정리한 사건은 황규복 의원의 새누리당 탈당이다.


 새누리당 내부의 의장 후보 조율 과정에서 '팽'당한 것으로 알려진 황 의원은 선거일을 불과 나흘 앞둔 지난 6월 29일(금) 10년 고락을 함께한 새누리당을 전격 탈당해 당은 물론 지역정가 전체에 '충격'을 안겼다.
 동료의원들과 지역정가에 따르면 황 의원의 탈당은 새누리당이 의장 후보를 놓고서 강태석 의원과 황 의원 간 내부 조율을 진행하는 과정에 대한 '반기'에서 비롯됐다.
 
 "우리 같으면 진작에 탈당"
 "정치에 눈멀어 민주 야합"
 새누리당 구로'갑' 쪽 의원들이 진행했던 첫 번째 표결에서 2대 1로 우세를 점했음에도 불구하고 '갑'과 '을'이 함께 결정해야한다는 당의 입장 번복에 따라 전체 의원 8명이 참여한 가운데 두 번째 표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황 의원의 마음이 상당부문 돌아섰다는 것. 당시 두 번째 표결에서 4대 4 동수가 나오자 연장자의 손을 들어줘야한다는 당 내부 여론에 황 의원이 크게 발끈했다는 전언이다.


 한 의원은 "소속 당이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책임지지 않는 상황인데 탈당을 안 하면 결국 정치적 미아가 되고 말았을 것"이라면서 "결국 탈당의 여건도 새누리당이 조성했고, 이번 사태로 '무주공산'이 돼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쪽도 새누리당이 됐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출신의 한 전직 의원은 "5대 후반기 때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고 솔직히 (황 의원의) 성격이 너무 유하다보니 매번 양보만 해온 것 아니겠느냐"면서 "사실 우리 같았으면 진작 탈당했을 것"이라며 황 의원 편을 들었다.


 새누리당의 한 현역 의원은 차분한 목소리로 뼈 있는 덕담을 던졌다. 이 의원은 "토요일(30일)에 소식을 듣고 '설마'했다가 사실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며 "정치에 눈이 멀어 민주당과 야합까지 했으니 이제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넌 셈인데 다 용서하고 의회발전을 위해 함께해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지역정가의 초미의 관심사는 탈당 이후 황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탈당 전 황 의원과 민주통합당 간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소문이 불거지면서 12월 대통령선거 전 황 의원의 조기 입당설로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황 의원은 입당 여부는 물론 탈당의 이유에 대해서도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황 의원은 "오랜 고락을 함께했던, 또 절 잘 보살펴주셨던 당에 대해 뒷말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민주통합당 입당 계획이 없다는 것만 알아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