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 구로3동 주민들 속깊은 얘기 '후련'

마을공동체 기초다지기 첫날

2012-06-26     송희정 기자

 "대문 앞에 고추, 가지, 오이를 심겠어요."
 "다시 반상회를 열고 싶어요."
 "마을공동체 하려면 정치적 편 가르기부터 없어져야 해요."


 내가 꿈꾸는 마을과 내가 마을에서 하고픈 일에 대한 가리봉동과 구로3동 주민들의 소박하지만 따스한 바람들이다.


 마을공동체 기초다지기 동 순회 교육 첫날인 지난 19일 오후 4시 가리봉동 주민센터 세미나실에는 가리봉동과 구로3동 주민자치위원과 통장, 주민 등 25명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백해영 구로시민센터 운영위원의 진행으로 1시간 30분 동안 교육과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주민들은 주어진 의제에 쓰고 답하는, 소통과 교감 중심의 진행방식에 낯설어하면서도 평소 회의 자리나 주민모임 등에서 쉽게 꺼내놓을 수 없었던 속 깊은 얘기들을 조심스레 펼쳐 보이며 조금이나마 후련해하는 표정이었다.


 이치현(가리봉동) 씨는 마을에서 하고픈 일에 대해 "골목에 화분을 놓고 고추, 가지, 오이 등을 심어서 아이이름도 적어놓고 이웃끼리 나눠먹으면 큰 돈 들이지 않고서도 마을의 희망을 일궈나갈 수 있다"고 답해 참석자들로부터 공감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또한 노재수(가리봉동) 씨는 지금까지 가슴 속에 쌓인 행정에 대한 불신을 한껏 쏟아내며 "가리봉동은 손바닥만한 어린이놀이터 하나 없는데다 있는 공원마저 열쇠로 잠그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송영주(구로3동) 씨는 마을 주민들 사이에 만연한 정치적 편 가르기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송영주 씨는 "정치인들의 세가 이미 마을의 밑바닥까지 와 있다"며 "정당에 휩싸여 서로 헐뜯고 싸우고 반대하는 문화를 없애고 순수하게 우리동네가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동네가 나아가야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급한 볼일 때문에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던 유영일(구로3동) 씨는 남기고간 글에서 "서로 바쁘게만 살아가는 삶의 가운데에서 잠시나마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데다 특히 현재보다는 뒤의 후손들이 지금 우리가 겪는 애로사항들을 조금이나마 덜 받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며 훈훈한 소감을 밝혔다.


 마을공동체 기초다지기 동 순회 교육은 이날 가리봉동과 구로3동을 시작으로 2~3개 동을 한데 묶은 가운데 오는 7월 13일(금)까지 진행된다. 다음 교육은 이달 26일 오후 4시 신도림동 주민센터(신도림·구로5동)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