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구독료 전액 부활

'두손 두발 다 든 구의회'

2011-12-19     송희정 기자

  일부 의원들의 강한 문제 제기로 구로구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혹는 일부 삭감됐던 신문구독료<구로타임즈 427호 12월 12일자>가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구 집행부 원안 그대로 부활하면서 '식물의회' 비판이 일고 있다.


 구의회는 견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저버린 채 구 집행부의 요구와 지역·지방신문들의 압력 등에 상임위 결정을 뒤집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지난 12일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에서 1억1,450만원 전액이 삭감됐던 '부서별 지역·지방신문구독료'와 1억6,860만원이 감액돼 2억원으로 조정됐던 '통반장신문구독료'는 최근 예산결산위원회(이하 예결위)를 거치면서 구 집행부가 요구했던 예산안 그대로 복구됐다. 구의회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이 예결위에서 전액 부활한 것은 의회사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예결위 계수조정 마지막 날 안건에 오른 신문구독료(오프라인 구정홍보 활성화사업비)는 민감한 사안답게 삭감여부에 대한 찬반의견에다 삭감액에 대한 이견이 속출하면서 의원 간 뜨거운 설전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거수를 통한 표결에서 다수 의원들이 구 집행부 원안에 손을 들어줌에 따라 상임위 예비심사 결정은 '도루묵'이 됐다.


박칠성 예결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예결위원 8명의 의견을 물어보니 70%이상이 구 집행부 원안 통과에 동의했다"며 "(상임위서 전액 혹은 일부 삭감된 내용을 일정부문 반영하는 것에 대해) 그런 생각은 갖고있었지만 막상 의원들이 거수표결에서 (구 집행부 원안 통과에) 손을 드니까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도 놀란 '원안통과'
 상임위 조정에서 삭감 대상이 된 신문사들의 항의가 불을 보듯 뻔 한 가운데 일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전액 원상 복구는 구 집행부조차도 예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과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한 공무원은 "워낙 오랫동안 논란이 돼온 사안이기에 구로서도 일부 삭감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예상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예결위에서 구 원안 그대로 통과돼 놀랐다"고 전했다.
구청 공무원들과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상임위 결정 이후 일부 신문사 기자들이 의회를 항의 방문하는 등 거센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의원은 "상임위 삭감 결정 다음날 지방신문인 A신문 기자가 찾아와 (부서별 지역·지방신문구독료를) 어떻게 0원으로 만들 수 있느냐, 우리와 전쟁하자는 것 아니냐며 항의를 했다"고 말했다.

 구청 담당부서인 홍보전산과 관계자는 "(신문구독료와 관련해) 예결위 당일 예산안 설명을 위해 의회를 방문한 일 외에는 개인적으로 의원들을 만나거나 한 일이 없다"며 "기자들이 의회를 찾아갔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 정체성 흔들"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일관되게 신문구독료 삭감을 주장했던 홍준호 구의원은 "구의회 정체성이 뿌리 채 뒤흔들린 사건"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홍 의원은 "전대 구의회의 경우 상임위 삭감예산은 다시 살려주지 않는 게 불문율처럼 지켜졌었다"며 "지역사회 공론화도 됐고, 집행부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사안에 대해 의원들이 나서서 번복한 것이라 당황스럽고 화가 인다"고 말했다.
 
 지역인사들 '식물의회' 비판
 지역사회인사들은 '식물 의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유선희 통합진보당 구로구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구시대 잔재물인 계도지예산은 주민의 절실한 요구와 필요와는 동떨어진 지자체의 언론 눈치 보기와 입맛에 맞는 언론 키워주기의 전형적인 낭비성 선심성 예산"이라며 "진정 주민을 대변하는 의회인지, 지난날의 의회와 무엇이 다른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백해영 전의원은 "이성 청장은 계도지예산 관행을 반복하지 않고 단절하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증액 결정됐다니 기가 막힌다"며 "과거 4대 의회 때도 큰 틀에선 상임위 결정을 존중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있었는데 이번 대는 의원에 대한 존중도 의회 질서도 안 지켜지고,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예결위 심사를 거친 2012년 구로구 예산안은 지난 14일 구의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신문구독료와 축제예산 등 이번 정례회에서 논란이 된 예산항목 대부분이 구 집행부 원안 그대로 통과된 가운데 내년도 구 살림살이는 3,203여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홍준호 의원은 항의의 뜻으로 정례회 마지막날인 14일 등원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