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내년 예산편성 '전쟁 중'
내년 살림 총3077억... 가용재원 300억 불과
구로구의 내년도 가용재원이 올해보다 25억원 줄어든 3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내년 살림살이는 팍팍하기만 하다.
구로구에 따르면, 내년도 구 전체 살림살이 규모(일반회계+특별회계)는 3,077억원으로, 재정규모로만 따지면 전년대비 1.98%(약 59억원) 소폭 늘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회계 세입 역시 자체수입이 소폭 증가함에 따라 전년대비 3.16%(약 92억원) 늘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서 '추산'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10일 현재까지도 서울시 의존수입인 조정교부금과 재정보전금이 확정 통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는 현재 전년수준인 약 800억원을 조정교부금과 재정보전금으로 미리 잡아 예산작업을 진행 중이다.
비록 소폭이긴 하지만 재정규모가 늘었다는 소식이 반가울만한데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복지분야 등 국·시비 매칭사업의 구비 부담이 전년대비 약 7%(18억2,900만원) 늘어 총 279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이 같은 매칭사업비와 경상경비(직원 인건비 등) 등 이미 돈의 쓰임새가 정해져버린 예산을 제외하면 구가 내년에 가용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은 300억원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치수분야와 도로분야 등의 기본 시설유지비와 교육분야 등의 계속사업비를 빼고 나면 구가 새롭게 사업을 벌일 수 있는 순수 투자비는 고작 50~60억원 수준이다.
구는 최근까지 구청 사업부서에서 요구한 800여억원의 사업비를 자르고 조정해 한정된 300억원의 가용재원그릇에 꾹꾹 눌러 담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예산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에도 "제발 조금만 더 편성해 달라"며 사업부서에서 조르는 예산이 5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조정교부금 등의 명목으로 3,000억원의 예산을 자치구에 추가로 배분한다는 소식은 팍팍한 살림살이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트게 해준다. 25개 자치구에 똑같이 배분했을 때 한 자치구당 약 12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당장 한방에 내려오는 예산이 아니다.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본예산 작업에는 필요한 사업비로 편성할 수 없다. 구는 내년도 서울시 추경 때에나 순차적으로 예산이 내려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구청 예산부서 직원들은 시에서 조정교부금과 재정보전금을 확정 통보해주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구로구의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해야하는 법정기한(11월 21일)이 코앞에 닥친 가운데 늦어도 17일(목)까지는 내용을 확정해서 인쇄소에 넘겨야 21일 구의원들 앞에 예산(안) 책자를 '대령'할 수 있다.
조정교부금과 재정보전금 확정 통보 이후 구청 부서 간 막판 조율은 적어도 17일전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구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안)이 실제 주민 삶의 질 향상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는 오는 11월 2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열리는 제6대 구로구의원들의 2012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판가름 난다.
한정된 예산을 두고 요청이 빗발칠 때 필요한 것은 주민입장에서 써야할 돈과 안 써도 될 돈을 가려내는 '혜안'일 것이다. 21일이 지나면 이는 오롯이 구의원 16인의 몫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