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단지를 박물관으로"
'구로공단 역사기념관 건립사업' 본격추진
아스라한 추억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60~90년대 구로공단의 역사가 오늘에 복원된다.
'(가칭)구로공단 역사기념관 건립사업'이라는 이름을 내건 이 프로젝트는 한국 현대사에 한 획을 그었던 구로공단의 노동운동사와 산업발전사를 두 축으로,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이하 산업단지) 전역을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화 하는, 전례가 없던 야심찬 시도다.
금천구청 G밸리녹색산업도시추진위 공동
현재 이 프로젝트의 추진주체는 공단에 붙여진 '구로'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금천지역 민간단체와 금천구청이다. 구로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G밸리녹색산업도시추진위원회(위원장 인명진)와 금천구청(구청장 차성수)에 따르면, 구로공단 역사기념관 건립사업은 여타의 기념관 사업과는 확연하게 거리를 둔다.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전쟁기념관처럼 하나의 거점공간을 두는 형태가 아니라 공단의 역사와 애환이 서려있는 산업단지 곳곳을 전시공간화 하는 데 방향이 맞춰져 있다. 노동자들의 삶의 애환이 서려있는 일명 '벌집'과 한국노동운동사의 중요한 획을 그은 노동쟁의 현장, 지금은 타지로 이전했거나 사라진 옛 공장들의 생산품 등 유무형의 역사적 자산들을 새롭게 복원하거나 재구성해 전시관, 체험관, 문화 공간 등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금천구 관내 2·3단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G밸리녹색산업도시추진위원회(이하 G밸리추진위)가 총괄기획과 추진을 맡고, 금천구청이 행·재정적 뒷받침을 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성공회대학교는 사료기증과 조사연구, 기본계획수립 등 학술부문에 역량을 보태고 있다. 성공회대는 금천구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아 올 연말까지 '구로공단 역사기념관 건립기본계획안 수립 연구용역'을 수행할 예정이다.
문길수 금천구청 지역경제과장은 "구로공단이 가진 역사성, 즉 노동운동사와 산업발전사를 오늘에 되살려 후대에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겨주자는 데 관과 민의 의견이 일치했다"며 "현재 대체적인 방향은 협의가 된 상태로 향후 밑그림이 그려지면 연차적으로 사업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 추진의 관건인 재원조달은 일부 정부와 서울시의 도움을 받는 한편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부의 지원과 성금모금운동 등 다각적인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천구청은 최근 서울시에 특별교부금 명목으로 일명 '벌집' 매입비와 체험관 조성사업비 30억원을 지원 요청해둔 상태다. 이 예산이 확정되면 2·3단지 일대 현존하고 있는 벌집들을 체험교육의 장으로 조성하는 일련의 사업을 시작으로 구로공단 역사기념관 건립프로젝트는 가시화 하게 된다.
G밸리추진위 관계자는 "구로공단을 거쳐 간 정치계와 학계, 노동단체, 시민단체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로공단 역사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를 오는 11월말께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추진위 활동이 본격화하면 구로공단 역사기념관 사업에 뜻을 함께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성금모금운동과 사료기증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