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동역 주박기지 논란 6대 쟁점

2011-05-30     송지현 기자

 오류주박기지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은 물론 지역사회까지 번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오류주박기지의 실체와 영향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데이터와 자료조차 없는 상황. 이는 철도 관계자나 구로구청 모두 실시설계는 물론 통상적으로 그에 앞서 진행되는 기본설계조차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더군다나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당초 5월 안에 예정했던 실시설계용역을 최근 지역사회 논란 이후 유보결정을 한 상태라,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규모와 시설 등은 더욱 핵심에서 비껴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전히 규모와 시설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정보가 흘러나오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업의 성격을 놓고도 논란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철도 측에서 나온 공문도 구로구청의 주장과 상당부분 다른 점도 있다. 현재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 드러난 쟁점과 논란은 이후 오류주박기지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의 일환"
       vs "미래 교통 과부하 해결책"
 가장 먼저 사업의 성격을 놓고 쟁점이 불거졌다. 당초 이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한나라당 구로갑위원회 측은 '구로기지창 이전 사업의 시작'이라는데 주목했다. 그 근거로 든 것이 국토해양부(간선철도과 시행, 1.4.)가 낸 공문이다. 이 공문에는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시행중이며, 동 사업의 일환으로 금년에는 오류주박기지 건설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비 일부가 반영되어…'라는 문구가 있고, 이것은 오류주박기지 건설사업이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의 하나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로구청 측은 '현재로 별도의 사업예산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에 국토해양부가 구로차량기지사업비에 포함시켜 추진하려는 것뿐'이라고 밝히면서 즉, '사업비 확보의 전술적인 노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구로구청 측은 오류주박기지와 구로차량기지의 사업 현실화 시점이 다르다는 근거를 들어 이 두 사업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다. 오류주박기지는 빠르면 2012년 중반기에 공사가 시작돼 2015년 하반기부터 출발기차를 이용할 수 있지만, 구로차량기지는 최소한 10년 후에나 현실화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구로구청은 국토해양부가 장기적으로 오류동역-신도림간 교통 과부하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하는 사업임을 들어,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과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앞서 올 초부터 구로을 박영선 국회의원이 구로차량기지 8개선을 먼저 이전하기로 국토해양부와 약속했다는 내용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많이 홍보했기 때문에 당시 그곳이 오류동역이라는 약속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현 시점에서는 8개선이 들어온다는 오류주박기지가 '구로차량기지 이전의 시작'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 "주박선, 검수고 등 편의시설 유치"
      vs "밤에 잠만 자는 시설일 뿐"
 오류역 주박기지의 규모와 시설은 어느 정도일까. 물론 관계기관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아직 확정은 커녕 기본 및 실시설계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주박기지 시설과 규모 기본안과 철도 관계기관의 의견이 본지가 입수한 한국철도시설공단 공문(기지설계처 시행, 3. 9.)과 한국철도공사(광역차량처 시행, 4.5) 공문에 담겨있다.


 공문에 따르면 해당부지는 오류역 부근 철도부지로 알려진 오류동 64-1번지 외 34필지로 약 4만㎡에 달한다. 이 안에 주박선 8개선(경정비선 1선 포함)을 건설하는 안을 기본으로 하며, 이를 위한 총사업비는 522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공문 안에 있는 건설계획이 담긴 도면에는 주박선이 오류동역 북측에 경정비선 1선을 포함해 4개선, 남측에 또 다른 4개선이 그려져 있다. 또한 철도공사에서 주박기지가 건립되면 승무원이나 차량관리원이 밤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침실 및 대기실, 편의시설이 필요하다고 철도시설공단 측이 지난 4월 초 의견을 제출한 내용도 있다.


 그러나 구로구청 측은 주박시설은 단지 밤에 열차가 머물렀다가 새벽 첫 열차와 출퇴근 시간대 배치를 위한 시설일 뿐이며 정비선이나 다른 부대시설은 크게 고려할만한 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다.
 
 ■ "광장 포함" vs "절대 아니다"
 특히 이 가운데 오류동역 앞 북측 광장 포함 여부는 논쟁 핵심 중 하나다. 북측 광장은 변변한 쉼터가 없는 오류동 일대에서 가족단위나 어르신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고, 작은 무대는 문화예술인들의 공연장으로도 인기가 높은 공간이다. 지난해 겨울 완공된 폭 10m, 길이 380m 규모에 운동기구를 갖춘 남측 공원도 주박기지 안에 포함된 것으로 나와 오류동역에 있는 두 곳의 주민 공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게 된 것.


 이 같은 지적에 구로구청 측은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번 기회에 '제대로 공원화해 오류동 주민들에게 편안한 녹지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장담하고 나섰다.


 북측 광장 포함 여부에 따라 역사 출입구 이설 계획도 달라진다. 기본 도면에는 광장을 포함하고 있어 출입구가 경인로 방향으로 육교형 출구로 건설하도록 돼있다.


 구로구청은 최근 배포한 사업 설명 자료에 "육교형 출입구나 경계방음벽 등 지역의 미관이나 경관을 해치는 구조물 시설이 절대 들어서지 않도록 설계단계부터 구체적으로 확인하겠다"라고 밝히고 있다.


 구로구청 주무부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면은 최근 작성된 것이 아니며 관계 부처와 최근 논의와 협의를 통해 폐기한 것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관해 철도시설공단 측은 "공문의 기본 그림은 '계획'이다. 여기서의 계획이란 GPS 지도에 단지 선을 앉혀본 것이다. 설계용역에서 실제로 측량을 해야 주박선을 어디에 깔 것인지. 광장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출입구는 옮겨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유효, 폐기 모두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 "소음. 진동, 고압 피해" vs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오류동역 인근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주박기지로 인한 소음과 진동 그리고 최근 불거져 나온 고압선 문제다. 지상 전철역 인근, 그 가운데서도 구로철도차량기지 이전 요구 근거 중 하나가 소음과 진동이었다면, 8개 선이 들어오는 오류주박기지는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57개선이 있는 구로철도기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음과 진동이 적겠지만, 반대를 하는 입장에서는 현재보다 수치가 올라갈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운행을 마친 열차가 주박기지에 머물며 간단한 수리라도 진행한다 치면 새벽 불빛을 밝히거나 불가피한 소음이 발생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또한 겨울 기온 급강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이상 현상에 대비해 엔진을 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고압전선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전동열차에 사용되는 전압이 2만 5천볼트에 해당하는 고압인데, 자칫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


 그러나 구로구청은 소음과 진동의 경우 낮 시간은 현재와 같은 수준이고, 밤 시간은 운행을 마치고 잠만 잘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압의 문제도 "아직까지 고압으로 인해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철도 관계자는 "고압의 경우 유해성이 증명된 데이터는 없다. 하지만 인체에 좋을 리 없는 시설은 맞다. 일본은 철도승무원을 몇 년 주기로 업무를 바꿔 고압선 아래 근무자들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구로역 거북이운행 효과 떨어져"
     vs "오류동역 빈 차 출발 쾌적 출근"
 또하나의 쟁점은 구로구청이 말하는 오류동역 콩나물열차 해소를 위한 출발역화 사업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라는 점이다.


 구로구청은 오류동역은 경인선에서 서울 도심방향으로 출근하는 인천 및 경기도 주민들이 많이 승차한 상태로 출근시대에 오류동역에 오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전철이용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고, 앞으로 2011년 6월 천왕1지구 입주를 시작으로 천왕2지구, 항동 보금자리지구 입주 등 3~4만명의 대규모 교통인구 증가로 경인전철은 포화가 된다는 것.


 지금보다 더 혼잡해질 것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류동역 출발역화 사업이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빈 차로 첫 출발하는 열차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철도선로(주박시설)를 설치하여야만 다음날 첫 출발하는 열차를 운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현재 출퇴근 7~8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열차 사이에 약 13분마다 오류동에서 출발하는 빈 차를 배치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놓은 상태. 오류동역 이용자는 편안하게, 개봉역 이용자도 상대적으로 빈 열차를 이용할 수 있어 쾌적한 출근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말도 안되는 급조된 내용이라는 반박도 있다. 오류동역이 현재 그다지 혼잡하지 않을뿐더러 설사 개봉역에서 혼잡이 극에 달한다 하더라도 오류동역 출발열차의 효율성은 400~500억원대 투입에 비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
 이는 오류동역-개봉역-구일역-구로역-신도림역으로 이어지는 열차에서 현재도 구로역에 가면 수원에서 오는 열차와 교차 진입해야 하기 때문에 거북이 열차로 변하는데, 여기에 오류동역 출발 열차까지 끼어든다면 더 거북이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또 구로역-신도림역에서 대부분 하차하기 때문에 4개 역만을 위한 예산 투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오류역주박기지 건립 반대측뿐 아니라 현재 오류동역과 개봉역을 이용하는 주민들로부터도 제기되고 있는 지점이다.
 오류2동 주민이기도 한 신장석 우편취급국장은 오랜 철도청 근무 경력을 내세우며, 산술적으로도 비효율적이라고 문제제기하고 나섰다.
 신 국장에 따르면 오류동역에서 오전 7시대에 8개 열차가 운행이 되는데 보통 1700명(10량 기준)의 승객이 타고, 1개 차량에 212.5명이 탑승하는데 이는 1량당 22명에 해당한다. 오전 8시대는 10개의 열차가 운행되면서 1량당 17명이 오류동역에서 열차를 탄다는 수치를 내놓았다. 결국 1량당 17~22명을 위해 출발열차를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출발역이 일반적으로 지나는 열차처럼 1~2분 정차 후 출발하는 게 아니라면 인천에서 오는 열차가 대기해야 하는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출발열차를 위한 별도의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약 이행 무리수"
 vs "주민 위한 편의시설"
 이러한 여러 쟁점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왜 오류주박기지가 만들어져야 하는 것일까. 물론 표면적으로는 닥쳐올 오류동역의 과부하에 대비한 교통대책이라고 구로구청 측은 강조하고 있다.


 출발역을 만들어 오류동역과 개봉역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좀더 편하게 출퇴근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사업이며 시종점역이 되면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지역 상권이 살아나면서 투자 가치가 생겨 민자역사 등 역세권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적인 지역 개발 수순까지 그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구로차량기지 이전 공약과 관련해 구청장의 선거법 위반 재판이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무리수'가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올 초 오류동역 얘기가 정가에 돌아다녔다. 그때만 해도 재판용이 아니냐고들 했다. 공약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척이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공약이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철도 한 관계자는 "시종점역을 위해 주박기지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박기지가 있기 때문에 시종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같은 말 같지만,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 오류역주박기지 논란의 핵심은 사업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불충분하고 석연치 않은 구청의 설명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콩나물열차' 때문에 오류역 주박기지 건설이 필요한 것인지, 주박기지가 건설되기 때문에 '콩나물열차 해소'가 가능해지는 것인지를 깊이 있게 묻고 있다 . 또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위한 오류역 주박기지 건설이 아니냐는 의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구청이나 지역사회 모두 그 이유와 해법을 다시금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