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역 주박기지계획 ]누구를 위한 행정, 의문 질타
소음, 진동, 지역가치 하락, 주민의견수렴 부재...
오류주박기지에 대해 오류동역 인근 주민들과 1호선 이용 주민들은 다양한 우려와 의견, 바람 그리고 현재 상황에 대한 따끔한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출근시간 전철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일단 '오류동역 시작 열차 배치'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분위기.
매일 개봉역에서 승차, 신도림 환승 후 교대역까지 전철을 이용한다는 김모씨(40대, 여, 고척1동)는 "사람이 많으면 열차 하나는 그냥 보내기도 한다. 오류동역 출발 기차가 있으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주박선로 예상부지 북측에 인접한 오류동 덕고개에 위치한 동부아파트 주민인 정모씨(60세, 여)는 "오류동역 출발 기차가 생기는 것은 좋지만, 주박시설이 들어오면 다른 시설까지 확장될 것 같다"고, 문모씨(67세, 여)는 "종점이 되면 아무래도 지나가는 열차보다 늦게까지 (열차가) 다닐 텐데 나처럼 소음에 민감한 사람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오류역 주박기지화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꼭 막연한 '감정적 반대'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메트로(서울지하철공사)에 근무하는 지역주민 이모씨(40대, 남, 오류2동)는 "열차는 자동차처럼 시동을 걸자마자 출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통 첫 차 출발을 위해 새벽 4시경부터 열차는 엔진을 가동시킨다. 또 겨울철에 영하 10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지면 엔진을 정지 시키지 못한다. 얼어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도 있고, 기계에 이상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새벽에 인근 주택가에 소음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류동역 출발 열차를 위해 주박시설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8개는 '과도'하다고 지적하기도. "첫차 출발을 위해서는 2~3개 정도면 가능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주민들이 주박기지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는 데는 생활에 끼치는 실제적인 불편함이나 피해도 있지만, 주민들은 주박시설에 대한 다른 판단 기준이 작용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모씨는 "여러 장단점이 있겠지만 사실 결국 아파트 가격, 집값이 기준 아니겠냐. 주민들 이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서민들이 기댈 곳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주박기지가 들어서는데 따른 상대적 낙후나 지역이미지 실추 등으로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로1동 차량기지 옆에서 15년을 산 엄모씨는 "새벽까지 뚝딱거리는 소리에 이사 와서 1~2년은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차량기지 소음이나 진동이 직접적으로 없는 구로1동 아파트 주민들도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원한다. 이는 생활상 피해라기보다 구로1동의 이미지와 가치와 닿아있기 때문"이라며 오류주박기지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류주박기지를 둘러싼 찬반 편 가르기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지역의 한 관계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콩나물 열차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면 먼저 주민들과 얘기를 나눴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행 중인 객관적인 사실을 먼저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구로기지창과 오류주박기지가 다르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근본은 같다. 소음, 진동 면에서. 주민 불편 요소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정관청이 해야 하는 것은 주민들의 편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냥 좋다, 필요하다, 문제없다가 아니라 어떤 피해와 우려가 예상되는지 주민들의 소리를 듣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행정관청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면 반대를 하고, 미미하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지방자치시대의 행정관청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지방자치제 시대에 민선 자치행정의 기본에 대한 지적이 지역주민들의 공감을 사면서 더 큰 설득력을 주고 있다.
설계를 앞두고 있는 오류주박기지 건립계획, 오류동역 인근 주민들의 반발과 행정 불통이라는 지적에 대면한 이성 집행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