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 주박기지' 정치권 뜨거운 설전

오류동은 구로구 아닌가?

2011-05-16     송지현 기자

 오류주박기지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 정가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류주박기지 건립계획안을 구로구에 가장 먼저 알린 것은 한나라당 구로갑당원협의회. 관내 모 관계자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한나라당은 즉각 구청에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항의에 나섰다.


 한나라당 구로갑당원협의회 정대근 사무국장은 "내 집 앞 차량이 불편하니 다른 집 앞으로 옮기라는 식"이라며 "차량기지 이전이 소음과 진동, 지역개발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오류동역에 주박기지가 건설되면 그 명목이 오류동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냐"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어 "무엇보다 계획을 갖기 전에 주민들에게 설명 절차가 있어야 했던 것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나라당 구로갑당원협의회는 오류주박기지 건립계획과 '이게 최선입니까'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3일만에 구청에 의해 철거됐다고 전했다.
 
 구 "보금자리주민 편의까지"
 구로구도 오류주박기지 추진계획안은 '경인전철 오류동역 콩나물열차 해소 사업'이라고 설명하고 나섰다.


 본지가 입수한 구로구 명의로 작성된 같은 이름의 문서에서는 "경인전철 오류동역을 시종점역으로 확충하여 콩나물열차 해소를 통한 오류동, 천왕동, 개봉동 지역 주민들의 전철 이용 편의성 향상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른 주박선과 역사출입구 연장 시설을 갖추고 2015년까지 4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한다는 것.


 또한 인근 천왕 1, 2지구, 항동 및 광명·시흥보금자리주택지구 내 인구의 오류동역 이용시 예상되는 경인전철 수요 과중을 오류주박기지 건립의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경인선 차량 일부를 오류동역으로 이전해 오류동역이 시종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 열차들의 주박시설을 건립,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 문서에서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이라는 시각으로 오해하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 민원이 예상되며, 실시설계 용역 발주시 구로차량기지 이전 배치만이 아닌, 오류동 천왕동 개봉동 지역의 전철이용편의 향상을 위한 오류동역 시종점역 철도시설 확충"이라고 명시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


 주박선로의 수림대 조성, 북측 공원광장 침해 불가, 주민설명회 개최 등을 통한 당위성 제시도 언급하고 있다.
 
 "콩나물열차, 데이터 있나"
  구로(갑) 이범래의원측


  그러나, 한나라당 구로갑당원협의회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그러나, 한나라당 구로갑당원협의회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정대근 사무국장은 먼저 구청의 이중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를 통해서 오류동역 인근은 주로 상업과 유흥지역으로 민원이 없을 것이라는 구로구 입장을 전해들었다는 것. 그러나 구로구가 제시한 문서에는 오류동 주변 지역의 특성을 언급하면서 '구로차량기지 이전이라는 시각으로 오해하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민원이 예상'된다는 문제점이 기술돼 있다. 정 국장은 이처럼 문제점을 잘 알면서도 국토해양부에 '민원이 없을 것이란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오류동역 출퇴근 시간 유동인구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하루 승하차인원으로 콩나물열차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 출퇴근시간 열차 간격은 워낙 촘촘한데 그 사이에 출발열차를 넣는다 한들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며 반문하고 나섰다.


 정 사무국장은 이어 "충분한 검토 없이 콩나물열차 해소라는 근거를 급조한 것이 아니면 (국토해양부가 오류주박기지 건설 계획을 추진 중임을 알면서 묵인한) 무능한 행정이 아니냐"며 비난했다.
 
 "혐오시설 이전 아냐"
  구로(을) 박영선 의원측


 민주당 박영선 의원실 측은 오류주박기지는 구로차량기지 이전과 다른 사업이라며 한나라당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박영선 의원실 정권수 보좌관은 "오류동역에서 출근시간에 지하철을 타보지 않은 사람은 그 어려움을 모른다. 이 사업은 오류동역 지옥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며, 광명과 항동 보금자리주택 입주민들의 교통수단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국토해양부가 아이디어를 냈다"며 "마치 혐오시설이 이전하는 관점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 보좌관은 이어 "8개선이 이전한다고 구로차량기지 이전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같은 구로주민들을 힘들게 하면서 사업을 추진할 리가 없지 않나"고 반문했다.
 
 '오류역 주박시설 반대'
  구로(갑) 이인영 위원장측


 반면, 이인영 민주당 구로갑위원회 위원장은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한 5월 초까지도 전혀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접한 이인영 위원장과 구로갑 지역 시·구의원은 지난 5월 7일 당모임을 갖고 '오류주박기지 반대'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김명조(오류1·2동, 수궁동) 구의원은 "국토부 추진 사업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오류동 출발 열차가 생기면 당장 출퇴근 주민들은 편리하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전철 지하화를 생각한다면 지금의 주박기지 건설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동웅 구의원(개봉2·3동)도 "국토부 용역과정 중 나온 얘기로 내부 검토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체 이전도 아니고 일부만 옮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전하는 것도 아니지만, 설마 일부라도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며 '반대'에 방점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