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시장 긴장 팽팽
신산디앤아이 '나가라' VS 일부 상인들 '못나가'
지난해 10월 한국자산신탁을 통해 오류시장 부동산을 취득한 (주)신산디앤아이가 본격적인 재산권행사에 나서면서 일부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척쇼핑 세입자 문제로 이미 한차례 곤혹을 치렀던 구로구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당사자 간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재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신산디앤아이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시장 내 소유부동산을 "불법점유"하고 있다고 파악한 일부 상인들에 대해 퇴거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오류시장의 새 주인과 일부 상인 간 갈등은 마지막 퇴거 통보일 다음날인 지난 11일(월) 오전에 촉발됐다. 이날 오전 9시경 신산디앤아이 직원들이 시장 내 소유 부동산 일부에 각목을 박고 통로를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인근의 일부 상인들이 저지에 나서면서 수차례에 걸쳐 소요사태가 발생한 것. 이날 사태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오후 1시경 소강상태에 들었지만 이후에도 일촉즉발의 긴장감은 여전했다.
한 임차상인은 "30~40년 넘게 버젓이 장사하고 있는 시장골목에 안전띠를 휘휘 두르고 각목을 갖다 박는 건 결국 돈 몇 푼 받고 그냥 나가라는 말밖에는 안 된다"며 "공매로 헐값에 오류시장 부동산을 사들인 뒤 단 한 차례의 공식설명회도 없이 누구는 더 주고, 누구는 덜 주고 하는 식으로 개개별로 협상해가면서 말 안 듣는 상인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불과 15년 사이 (주)오류시장의 대표가 세 차례나 교체되고, 그때마다 계획했던 개발 사업 등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이곳 일부 상인들의 처지는 꼬인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들었다.
구가 파악한 현황에 따르면, 현재 오류시장 내 상인 가운데 일부 임차상인들은 (주)오류시장의 장모 전 사장으로부터 이미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은 상황이다. 당시 장모씨는 이들에게 1,000만원~2000만원대의 이주보상비를 약속했지만 부도 이후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상가에서 나갔던 일부는 근래에 다시 입점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일부 분양상인들의 경우도 이에 못지않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현재로선 정확한 상황파악조차 힘든 상태다.
현재 신산디앤아이가 내용증명을 통해 퇴거를 통보한 이들은 상인 가운데 임대차계약이 해지되는 등 법적으로 무단점유에 해당하는 상인들이다. 신산디앤아이는 최근 안내문에서 "현재 당사 소유분을 점유하고 있는 상인들은 이미 2007년 4월 기점으로 임대보증금을 수령했다"며 "(해당 상인들은) 모두 불법점유에 해당하며 민형사상 고발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을 담당하는 구청 지역경제과는 당사자 간 원만한 합의를 유도해나간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임차상인의 경우 임대차계약이 말소된 상태라 지금으로선 당사자 간 원만한 해결을 유도하는 일이 우선이다"며 "현재 임차상인 일부가 합의를 이뤘고, 앞으로도 협상의 여지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인사들은 만일의 불상사를 대비해 구청이 좀 더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오인환 민주노동당 구로구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류시장의 역사성과 전통시장으로서의 역할 등을 고려할 때 협의가 미비한 채 퇴거만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지금이라도 공식적으로 대화테이블을 마련하고 구로구청이 적극 개입해 들어가 상인들의 생존권과 지역주민들의 편의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