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구의회 간담회장 '냉랭'
통장수 감축을 다룬 조례안을 두고 통장들과 구의원들이 만남을 가졌으나, 서로의 요구와 입장에 대한 평행선만 확인한 채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구의원과 구청측은 통장 역할 변화와 통 포괄 세대수가 일정하지 않은 현실을 들어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장들은 공청회나 의견 수렴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은 통장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강력한 항의로 맞섰다. 간담회가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통장들과 일부 구의원들 사이에 고성과 거친 항의 상황이 발생, 긴장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지난 11월 29일 오전 11시 30분 의장단과 약속을 한 통장들은 11시 30분 구로구의회 소회의실로 올라가 막 제204회 구의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를 마치고 들어온 의원들과 마주 앉았다.
◇ 구 "불가피한 개정이지만 남은 임기 보장"… 해당 조례 대표발의를 한 박종현 의원은 △ 아파트 증가로 인한 통장 업무량 감소 △ 통별 세대 기준이 일정치 않은 데 따른 조정 필요 △ 전체적인 효율성이 떨어져 기준 상향 조정 △ 제도 개선을 통한 동행정업무 원활함 도모라는 조례 개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통장들의 허심탄회한 요구안을 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구로구청 문용식 자치행정과장은 "통장들이 본 동별 통 축소 자료는 확정안이 아닌 참고용으이었였다. 조건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단순주택지는 가감할 수 있다고 개정안에도 명시하고 있다. 각 동별로 적정한 수를 정해 12월 30일까지 구청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라면서 "통장들의 항의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1월 1일자로 (조례가) 시행된다고 통장들이 해촉되는 것이 아니라, 임기는 보장하고, 통합되는 통의 경우 임기가 만료된 후에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것이다. 갑자기 수백명 줄일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세한 사항을 말이 아닌 참고자료에 부기라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통장들의 이해를 구했다.
◇ 통장 "축소 반대 않지만, 의견수렴 먼저"… 그러나 통장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용훈 고척2동 통친회장은 "지난 구의회에서 이 조례가 논의될 때 (구청 자치행정과) 문 과장이 구의원의 공청회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공청회를 했어야 했다"며 절차상의 잘못을 꼬집었다.
일부 통장들은 올해 하반기 통장 위촉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통장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는데 왜 위촉이 안됐는지, 통장 위촉여부를 결정한 구 통장위촉심의위원회가 동별 통친회나 동장들보다 통장들에 대해 더 잘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 많다고 항변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윤기용 오류1동 통친회장은 작금의 사태가 발생한 이유를 의견 수렴 부재, 정치적 물갈이 의구심, 통장 업무에 대한 이해 부족과 무시로 보고 4대 요구안을 주장했다. '통 축소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 △ 통반장 축소를 최소화하고 완만하게 할 것 △ 구의회의 책임있는 사과와 해명 △ 아파트와 단독주택 세대를 차별화한 합리적인 세대수 조정 △ 구청장, 구의회와 통친회간의 정기적인 간담회 추진 등을 내건 통장들은 향후 적극적인 대응 모색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각 동별로 한두명의 통장들과 함께 참석한 동 통친회장들은 이날 현재 열리고 있는 204회 구의회 정례회 때 해당 조례안을 다시 심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통친회장들 "통장 업무에 대한 이해 부족"
일 부 의 원 "미숙한 부분 있으면 수정보완"
구 청 측 "축소안 결정전 통장 의견수렴"
◇ "거짓 약속, 선거법 위반 아니냐"… 통장들의 불만과 항의가 봇물처럼 터지면서, 지난 6·2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뒷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한 통장이 "지난 선거 때는 몇몇 통장들에게 전화해 "절대로 안 자를 것이다"라고 했다고 하던데, 지금은 구조조정 하는 것이냐"고 말해버린 것.
이어 또다른 통장은 "분명히 (한나라당) 모 구의원이 전화해 이성 구청장이 되면 통장들이 다 바뀔 것이다라고 했고, 민주당 쪽에서는 오해다, 음모다라고 말했다"며 그렇게까지 약속했으면 지키라며 '선거법 위반'이라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 구의원끼리도 대립각…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도 팽팽한 대립각을 이어나갔다. 대표발의한 민주당 박종현 의원을 상대로 한 거센 공격에 동석한 민주당 의원들이 '너무 한 의원만 공격하지 말라'고 방패막이 됐다. 박종현 의원도 "16명 구의원들이 모두 동의해 발의한 것"이라며 "제가 민주당 간사로서 대표발의를 한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생각이 달랐다. 류정숙 의원은 "발의에 찬성한 것은 상임위원회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하라는 의미였다"며 해석을 달리 했고, 황규복 의원은 "기존 조례로도 충분히 통장수 감축 조정이 가능한데 왜 이 조례를 개정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자치행정과 과장과 설전을 벌였다.
통장과 구의원, 구의원과 구의원의 언성이 높아지면서 장내는 소란스러워졌다. 윤수찬 내무행정위원장은 통장들이 문제를 계속 제기하자, "대화가 안된다. 의원들도 자기 지역 얘기만 한다"고 말하며 간담회를 급하게 마무리하려했다.
◇ 구 "이제부터라도 충분히 상의"… 이날 격앙돼가던 이 상황을 정리한 것은 민주당 박칠성 의원과 한나라당 허성근 의원. 민주당 박칠성 의원은 "문제는 두 가지다. 설문지나 공청회가 없었다는 점과 본 통반장 자료가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의원들은 이제부터라도 자기 지역구 통장들과 깊은 이야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한나라당 허성근 의원도 "미숙한 부분이 있었고, 2011년에 다시 간담회를 열어 수정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구로구청 자치행정과 문용식 과장도 "(의견 수렴) 자리를 만들지 않아서 이런 부작용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결정되기 전에 통친회와 충분히 이야기할 것이고"이라고 상황정리에 나섰다. 또 앞으로 정기적으로 구청과 통장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 통장들에게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감축안도 공유하면서 효율적으로 일을 추진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해결 안되면 의회 앞 집회 불사… 통장들과 구의원들간의 간담회가 끝난 후 김경호 구로구 부구청장은 지난 11월 30일 저녁 6시에 동장들을 불러모아 긴급 회의를 갖고 지역 조건에 맞는 통 행정체계 개편과 통장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와 설명에 나설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통친회는 이런 구로구청의 흐름과 더불어 구의회의 반응과 계획을 며칠동안 더 지켜본 뒤 3단계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통친회가 당초 세운 3단계 대응은 구의회 앞 집단시위로, 구 통친회 관계자는 통장은 물론 반장들까지 6천명을 조직해 집회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통친회 관계자는 좀더 정치적인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봤다. "예산을 줄인다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거짓말 아니겠냐. 사실은 정치적인 물갈이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번 일 겪으면서 다시는 통장 안하고 싶을 정도다. 솔직히 어느 당이든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통장들 가지고 장난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