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고도'로 초고층 개발사업 '암초'
구로 (갑)지역 파장 … 고척동 교정시설 이적지 개발 '발목'
"꽁꽁 싸안고 갈일 아니다. 지역사회 함께 풀어야" 대책부심
고척동 영등포교정시설 이적지 개발사업이 국방부가 지정한 대공방어협조구역 내 위탁고도에 제동이 걸려 사업성 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역사회에 일대 파란이 예고된다.
고척동일대 82m(층고 약 25층)에 불과한 위탁고도에 따라 개발이 진행될 경우 교정시설 이적지 내 초고층 주상복합을 건설하겠다는 구로구청의 장밋빛 청사진이 물거품 되는 것은 물론 수익성 저하로 인한 난개발의 우려까지 점쳐지고 있어 관계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하지만 담당부서인 구로구청 도시균형개발과는 구로타임즈의 취재에도 위탁고도에 대한 내용을 일체 함구하고 있어 양대웅 전 구청장 재직시절 어느 시점에 이 문제가 불거졌는지, 그간 이 문제가 지역사회에 공론화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또 수도방위사령부와의 협의가 어디까지 진전됐는지 등 관련 핵심쟁점은 여전히 '장막'에 가려져 있다.
고척동 이적지 개발사업이 대공방어협조구역 내 위탁고도에 막혀 사실상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문은 지역사회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 말로만 전해 듣다가 지방선거가 끝난 후 위탁고도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됐다"며 "수도방위사령부와의 협의가 무산되면 고척동 이적지는 녹지 등 공공부지 7천 평(23%)을 제외한 나머지 2만5천 평 부지는 수익 창출을 위해 25층 아파트단지 일색의 콘크리트 블럭화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고척동 일대의 위탁고도가 불과 82m에 불과한 이유는 개웅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국방부의 대공작전용 레이더기지시설의 영향 때문이다.
이 시설의 존재로 고척동을 비롯한 일대 개봉동, 오류동, 궁동, 온수동, 항동, 천왕동 등 구로'갑'지역은 모두 82m의 위탁고도 제한에 걸린다. 이곳에서 층고 82m(약 25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때에는 수도방위사령부와의 사전 협의가 필수다.
논란의 핵심은 이토록 중대한 사안이 지난 2006년 고척동 교정시설 이적지 개발에 대한 기본계획이 수립될 당시에는 왜 검토 선상에조차 오르지 않았는가에 있다.
교정시설 이적지 개발기본계획 수립시
왜 검토조차 안 됐는지 등 의문 '쏠려'
구청의 한 관계자는 "주무부서인 도시균형개발과가 이 사실을 확인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기 시작한 시점이 대략 1~2년 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후 간부회의에서도 거론됐고 수도방위사령부와 협의도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위탁고도가 무려 165m에 이르는 신도림동에서 초고층 복합개발이 별 문제 없이 진행되자 고척동 역시 같은 조건일 것이라 여기고 담당부서가 이 문제를 간과했었던 것 같다"며 "위탁고도를 확인했다면 이 문제를 공론화시켜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가도록 해야지 꽁꽁 싸안고 갈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구로구청 도시균형개발과는 위탁고도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시균형개발과 관계자는 "위탁고도는 도시계획상 군사기밀사항이라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관리하니 그 쪽에서 알아보라"며 "(도시균형개발과는) 거기에 대해 코멘트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수도방위사령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시내 행정구역별 위탁고도 내용이 일부 개정되면서 25개 자치구 개발실무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방위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위탁고도는 토지대장 하나만 떼어 보더라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각종 건축물의 사업인허가 단계 시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사항이기에 지난해 개정 내용을 공시하면서 25개구 실무자를 초빙한 가운데 교육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고척동 교정시설 이적지 개발사업은 현재 사업성 개선을 위한 용역 단계에 있다. 구는 현재 공정률 50%대인 천왕동교정시설 신축공사가 금년 연말 준공하면 내년 3월경 교정시설 이전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정시설 이전사업은 천왕동교정시설 신축사업에 소요된 비용과 고척동 교정시설 이적지의 개발수익을 1대1로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위탁고도란
국방부는 지난 1973년 대공방어작전을 보장하기 위해 서울시 전역을 대공방어협조구역으로 지정했다.
대공방어협조구역 안에서는 대통령령이 정한 일정높이(해발고도) 이상의 건축물을 설치할 때 미리 국방부장관 또는 관할부대장(서울의 경우 수도방위사령부)과 협의해야 하는데 이때 기준이 되는 고도가 바로 위탁고도이다.
구로구의 경우 신도림동과 구로동, 가리봉동 등 구로'을' 지역의 경우 위탁고도가 무려 165m이다. 건물 한 층의 높이를 3m로 봤을 때 55층 건물까지 들어설 수 있다.
반면 고척동 등 구로'갑' 전 지역은 개웅산 레이더기지로 인해 위탁고도가 82m에 불과하다. 30층 이상의 건물은 들어설 수 없다. 구로구가 기본계획 수립 시 제작한 고척동 교정시설 이적지 개발 조감도 상에서 제시된 주상복합건물은 40층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