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야구장 활용방안 '걱정'
"문화시설은 별개 … 내년 시예산 어려울 듯" 건립시기 불투명
[26일 구로구청서 열린 서울시보고 현장]
서울시가 건립하는 고척동 서남권 돔 야구장에 구로지역 주민들이 관심을 쏟는 이유는 관람객 유치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돔 야구장 안팎에 건립될 각종 문화체육시설 때문이다.
최근 주민들의 이러한 욕구와 기대가 어느 수준까지 충족될 수 있을지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7월 26일 오후 5시 구로구청 3층 르네상스홀에서 열린 '서울시 서남권 돔 야구장 및 고척동 문화시설 건립 보고회'가 그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울시 보고내용을 토대로 했을 때 돔 야구장과 문화시설 등의 경제·문화적 효과는 구로지역 주민들이 갖는 기대와는 다소의 거리감이 있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이성 구로구청장과 정승우(가리봉동, 구로3·4동) 시의원, 김종욱(개봉·고척동) 시의원, 한명희(비례대표) 시의원은 시 당국을 상대로 돔 야구장 활용방안과 수익성 제고방안에 대해 갖가지 질문과 의견을 쏟아냈다.
■ 돔 야구장 문화공연 90일?
이날 시가 밝힌 돔 야구장의 예상 가동률은 62% 이상이다. 이는 시가 야구경기(아마+프로) 91일과 문화공연 90일을 감안해 추정한 수치다. 이중 야구경기 유치 일수는 동대문구장의 대체구장 성격인 고척동 돔 야구장에 사용 우선권을 갖는 KBA(대한야구협회, 아마야구 주관)와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KBO(한국야구위원회)가 합의해 프로야구를 유치해야만 가능해진다.
이날 시 관계자는 "(서남권 돔 야구장은) 동대문구장 대체구장이지만 KBA와 KBO가 합의하면 프로경기도 할 수 있다"며 "프로와 아마 간 합의해서 프로경기를 유치한다면 서울시가 반대하진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의 중심은 문화공연 90일에 있다. 돔 야구장의 객석 규모는 지난해 발표된 대로 2만2,258석. 문제는 서울시내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등 기존의 대형공연시설들과 경쟁해서 과연 2만 객석을 채울만한 초대형공연을 90일가량 유치할 수 있느냐이다.
이성 구청장은 "(돔 야구장은) 전문공연시설이 아니기에 비, 소녀시대 등 유치할 수 있는 공연에 한계가 있다"면서 "야구경기 외에는 사람을 흡입할 수 있는 요인이 없어 보이는데 과연 돔구장 하나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야구경기 유치에 대한 전망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한명희 시의원은 "프로와 아마를 합해서 91일이라면 현실적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모든 야구경기를 최대한 끌어와야 한다는 얘기인데 (목동과 잠실구장을 감안해) 현실적인 검토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과연 구로구에 메리트가 될지, 세금폭탄의 원흉이 되진 않을지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 문화시설 예산반영 '불투명'
시에 따르면 돔 야구장 지하 1층에는 25m, 7레인 규모의 수영장이 들어선다. 또한 지상 1층에는 수영장과 연계해 수용인원 100명 규모의 헬스장이 들어선다. 여기에 국내 최초의 야구기념관도 건립된다.
가족공원을 사이에 두고 돔 야구장과 나란히 건립되는 문화시설은 800석 규모의 복합공연장과 300석 규모의 어린이전용공연장 그리고 공연예술전문박물관이 들어선다.
주민이용 체육시설의 규모가 기대 이하이긴 하지만 이대로만 건립된다면 구로'을'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체육시설이 부족했던 고척·개봉동 등 구로'갑' 주민들의 갈증을 다소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문화시설의 건립 시기이다.
이날 시 관계자는 문화시설 추진단계를 묻는 질문에 "(문화시설은) 돔 야구장과 별개 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현재 기본설계 추진단계에 있다"고 밝힌 뒤 "시 예산 때문에 내년도 사업예산 반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예산확보 시기를 또렷이 제시하지 못했다. 돔 야구장과 별개 사업으로 진행되는 문화시설의 경우 예산이 확보되지 못하면 건립 시기 또한 불투명해진다.
■ 교통 걱정하게 해 달라?!
시는 현재 구청 건의로 반경 2km 이내 12개 교차로까지 범위를 넓혀 교통영향평가를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경 교통영향평가가 완료되면 이를 실시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과거 돔 야구장 관련 쟁점이 관람객 차량 유입으로 인한 경인로 일대 교통대책이었다면 이날 보고회에서는 반대로 "고통 걱정하게 해 달라"는 주문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성 구청장은 "(돔 야구장 건립으로 인해) 제발 구로구가 교통 걱정하게 만들어 달라"고 운을 뗀 뒤 "2만2,258석 규모의 야구장을 만들어놓고 고교아마야구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서울시가) 돔 야구장을 만들어놨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프로야구를 끌어와 구로구가 장사라도 잘되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