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안방에다…
주민의 소리 _ 항동그린빌라 어머니회
"함께 가서 봐야 해요.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니까요."
지난 6월 23일 오전 10시 항동보금자리주택지구 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열리기 직전 오류2동 주민센터 앞. SH공사 직원들을 상대로 열변을 토하던 한 여성이 손을 이끌어 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장 바깥에 진을 치고 목소리를 높이던 다른 주민들의 눈빛도 마찬가지다. 현장을 봐야만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저기까지가 항동 그린빌라단지 내 그린벨트지역인데 이번에 여기가 전부 보금자리주택지구 안에 포함됐어요. 이 땅이 주차장으로 개발된대요. 27년간 주민들의 쉼터로 이용되던 곳인데 이곳이 뚝 잘려나가면 도심 전원주택단지를 찾아 비싼 프리미엄을 주고 입주한 이곳 주민들은 뭐가 됩니까? ."
그린빌라 어머니회 계혜숙(56) 회장의 설명이다.
지난 1983년에 준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타운하우스인 그린빌라는 항동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137세대의 주택과 각종 휴게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보금자리주택지구에 편입된 단지 내 500여 평의 그린벨트지역에는 벚나무와 소나무 등이 빼곡히 들어선 가운데 주차장과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이곳은 부지와 맞닿아 있는 항동길의 분진과 소음을 차단하는 완충지대 역할도 하고 있다.
단지 내 부지수용으로 가장 기가 막힌 주민들은 집 앞 정원 일부가 그린벨트지역인 이들이다. 집 앞 정원에 매료돼 웃돈을 얹어 주고 이곳에 입주한 이수응(72)·윤영자 부부도 마찬가지 처지다.
"저의 집은 앞마당 바로 앞이 주차장이 되요. 숲이 사라지고 집 앞이 휑해지는 거예요. 남의 안방에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어요."
이곳 주민들은 정부의 단지 내 부지수용에 끝까지 반대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역정치인과 구청장당선자와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다.
"단지 내 유일하게 주민들이 흙을 밟을 수 있는 공간까지 빼앗길 수는 없습니다. 수용만은 절대 반대할 겁니다."
◈ 이 기사는 2010년 7월 5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5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