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웅 구청장] "지역에 도움주는 어른으로 "
인터뷰_이달 30일 퇴임하는 양대웅 구로구청장
"대형 광역개발 못해 아쉬워"
지난 8년간 구로구청장으로서 소임을 다해온 양대웅(68) 구로구청장은 역시 거침이 없었다. 6월 21일 오전 10시, 구로구청장 집무실에서 만난 양대웅 구청장은 한 시간이 넘는 인터뷰시간 내내 강한 어조와 열정적인 손짓으로 지난 8년,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선거에서 졌다고 지역을 떠나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고 강조하는 양대웅 구청장은 도시재생 관련 연구소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좋은 모습으로 남아 지역의 기둥, 어른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오는 6월 30일 퇴임을 앞둔 양대웅 구청장이 앞으로 보여줄 지역 내 행보에 대해 많은 주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 요즘 하루 일과는 어떠세요
= 거의 똑같아요. 6월 30일까지 공인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자취 감추는 무책임한 모습은 싫습니다. 시작과 끝남이 분명하게 맺음을 지어야죠.
■ 이번 선거 패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 패인을 지역적, 개인적으로만 보지는 않아요. 대한민국 전체가 큰 쓰나미 현상 생기듯이 했으니까. 당에 대한 가혹한 채찍, 전쟁과 평화 그런 문제들이 패인이지요. 묻지마 투표도 크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 8년 동안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 모든 것이 다 개선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상승하고 있었던 것인데, 시기적으로 빨리 되는 것, 안 되는 것이 있었고 지역적으로도 빨리 혹은 늦게의 차이일 뿐이지요. 계획상으로 주거환경 개선이 가장 중요하고 도시 발전의 핵심인데, 8년 동안 준비했고 금년부터 시작하려고 했던 가리봉동 등 대형 사업들이 조금 진행되다 못해서 아쉬워요.
문화예술, 교육과 첨단지식산업이 융합된 사회를 구상했는데 피어보지 못한 것도 아쉽고. 토대를 닦았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어요.
■ 특히 가리봉 사업에 애정이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리봉 사업에서 LH가 손을 뗐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어요.
= 가리봉 사업은 구청장이 사업 책임자고 민간과 같이 하면서, 이익은 민간에게 돌려주는 최초의 모델이죠. 그래서 가리봉 사업이 어려운 사업입니다. 내가 많은 고비는 넘겼다고 보지만.
(사업의 어려움에 관한 것은) 우리쪽 얘기가 아니라 LH가 공기업 구조조정이라는 큰 국가적인 아젠다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LH 빚이 워낙 많아서…. 앞으로 얼마나 주민 의견을 모으고, 지도자가 뚝심있게 추진하느냐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 만약 LH가 못하겠다면?
= 그럼 할 수 없는 거지요.
▷ LH쪽에서 공식적으로 표명했나요.
= 비공식적으로 실무자간에 어렵지 않느냐는 말이 있었어요. 내가 대통령한테 사신을 보내 사업 추진을 촉구 하기도 했어요. 이제 선거에 휘말려 관두게 되니까 잘 모르겠네요.
▷ 현재 LH상황은?
= 그건 모릅니다. 6월 말 또는 7월 초순 LH공사 자체에서 전국적인 사업조정이 이뤄지면서 사업을 어떻게 하겠다는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LH가 안한다고 해서 못하는 것이 아니고, 늦어지는 거지요. 추진력과 동력을 잃는 것인데, LH가 못한다고 나자빠지면 새로운 사업 시행자를 찾아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추진력과 지도력이 필요로 하는 것이고요.
= 내가 한 일 중에 실수한 것, 솔직하게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없어요. 자만이 아니라 현재까지는 말이죠.
▷ 그래도 가슴 한편에 짐처럼 남아있는 것이 있다면
= 수목원의 경우 50만평을 개발하겠다고 했는데, 보금자리주택이 자꾸 빈 땅이니 들어와요. 우리 돈이 없으니 서울시 돈으로 하면서 장기적으로 가려고 애는 쓰는데 자꾸 땅을 갉아먹으니 안타깝지요. 그렇다고 그린벨트에 무허가 건물 들어오게 하면 (보금자리가) 못 들어올텐데 하지만, 그러면 수목원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그런 게 문제입니다.
■ 영등포 교정시설 이전에 대해서는 10년 후면 천왕동도 주거지역이 될 것이고 고척동처럼 이전 요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 이 사업은 우리나라 모범 사례예요. 보기 싫은 것은 다 밖으로 내쫓는데, 나는 우리 지역으로 보내면서 국비 지원 없이 지역 발전을 앞당기는 놀랄만한 진행을 했다고 생각해요. 지금 교정시설 부지는 지리적으로 너무 구로의 한복판이고, 지금 시설 형태도 50년대 말에 지어서 철조망, 망루가 보이고 죄수도 눈에 보이는 전근대적인 시설입니다.
천왕동에서는 연구소처럼 지어서 철조망, 망루도 없어요. 녹지로 자연경계를 만들고 체육시설도 많고 죄수도 지하에서 움직이니까 혐오감 없이 주민들에게 오히려 도움되는 친환경적인 시설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이후 구체적인 지역활동 계획이 있으신가요.
= 그동안 살아오면서 위법한 일은 눈꼽만큼도 안해왔어요. 그런데 선거가 되니 완전히 위법으로 재산 모은 것처럼 말하는데…. 우리 애들도 용납을 안 하려고 해요. 구로를 마지막 고향으로 여기고 고향인 섬마을 개척하는 마음으로 살아왔답니다.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9월에는 사무실도 마련하고, 도시 개발·도시 재생 분야 연구소도 낼 계획입니다. 내년이면 이 분야 박사학위도 받는데 지방자치행정에 일정 부분 기여하기 위한 연구소를 운영할 겁니다. 또 지역에서 어려운 사람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어요.
■ 2년 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요. 출마 계획은
= 국회의원은 아니, 뭐… 옛날에 구청장 한번 하고 나서 국회의원 얘기가 나오긴 했는데, 그때 나는 절대 그런 사람 아니다, 구청장에 충실하고 지역 발전하며 내 소임을 다 하면 끝나는 것이라고 말해 왔어요.
지금은 내가 이렇게 되니까 주민들 사이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모양인데, 나는 이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지역이 잘 되도록 지역에 도움이 되는 기둥, 어른이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 퇴임 후에는 오히려 자유로워지지 않을까요.
= 그렇게 두면 좋은데 폄하하는 일이 일이 생길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 내 모습을 이해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부채가 있잖아요. 살면서 갚아야지요. 돈도 안 썼는데도 나를 지지해줬는데, 내가 졌다고 도망가면 무책임한 거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언덕이 되고 여당이든 야당이든 좋은 이미지를 주고 싶어요.
■ 그동안 강한 추진력때문에 본의 아니게 누군가에게 상처나 피해, 어려움을 준 경우도 있겠죠.
= 교정시설 이전 때문에 정든 지역에 계속 살고 싶은데, 나로 인해서 떠나야 했던 사람도 있었죠. 그래서 보상을 충분히 해주도록 간접적으로 도왔어요. 설득하는 5년 동안 나도 기다리면서 아픔을 견뎌왔죠.
그런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내가 일을 안 하면 그런 아픔을 줬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도시에서 행정을 100% 만족하는 것은 없어요. 비교 판단 시점에 서면 대다수 공익을 위해 할 수밖에 없는 일이 있어요.
또 광역개발한다고 건축허가를 금지한 것도 좋은 도시재창조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 계도지 예산지원 정책이 지역신문을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했다고 보시나요?
= 솔직히 계도지는 없는 게 원칙이죠. 그러나 지역신문의 현실은 열악해요. 그러다보니 계도지 예산 지원 같은 편법으로 키워줄 필요도 없지는 않았어요.
검토는 필요합니다. 더더욱 언론 역할을 못하는 신문이라면 계도지라도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 이성 당선자에게 지속적인 조언을 해주실 계획은
= 그래도 내 철학을 함께 고민하던 후배가 이어가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잘 하길 바라요. 조언을 구하면 언제든지 그때 가서 할 수 있겠죠.
■ 구로 주민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협조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구로가 발전하도록 힘을 모아 주길 바랍니다.
대담 및 정리 = 송지현 기자 / 사 진 = 송희정 기자
◈ 이 기사는 2010년 6월 28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5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