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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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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살라고요?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0.05.11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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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소리 _ 개봉1동 고운아파트 주민들

주변 재개발로 주 통행로 맥 끊겨
"대체도로 마련 등 설계 변경 필요"

 

 "사통팔달인 우리아파트가 주변 재개발로 인해 '섬'처럼 고립될 위기에 처했는데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주민이 누가 있겠습니까?"


 먹구름 낀 하늘에 간간이 비 흩뿌리던 날, 개봉1동 고운아파트 관리실에는 얼굴 가득 수심이 서린 입주자대표회의 임원들이 모여 탁자에 펼쳐 놓은 민원서류 위로 긴 한숨을 토해냈다. 이들은 개봉1동 지적도를 펼쳐 고운아파트 정문에서 갈라지는 두 개의 도로를 가리키며 조목조목 문제점을 짚어냈다.


 "정문에서 경인로로 뻗은 이 길이 향후 개봉1 재개발사업지구에 편입돼 도로기능을 상실하게 될 도로입니다. 이 길은 지목상 '구거(도랑)'일지 몰라도 우리 아파트 주민들의 주통행로로 이용되던 곳이에요. 이곳이 사라지면 한참 돌아가서 경인로변 버스정류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김현수 입주자대표회장이 가리킨 도로는 너비 8m, 길이 100여m인 복개도로(구거부지)로, 이곳 주민들의 주 통행로로 이용되는 길이다. 이 길이 폐쇄되면 아파트 정문에서 학산중앙길 방향으로 뻗은 너비 6m, 길이 45m의 도로를 이용해 에둘러 경인로로 진입해야하는데 최근에는 이도 여의치 않게 됐다. 불과 길이 45m인 도로 양 옆으로 재개발지구의 아파트 진출입로 두 곳이 계획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개발완료 후 늘어선 출근차량들로 인해 정작 고운아파트 차량들은 꼼짝없이 주차장에 묶이게 될 상황을 우려했다.


 "문제가 뻔히 보이는데도 구청에서는 '참아라, 양보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요. 너비 6m 도로를 8m로 넓혀 준다지만 고작 2m 늘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아요. 대체도로를 설계에 반영하고 진출입로 위치를 변경해야만 민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왔지만 돌아온 답변은 "적법한 절차를 밟아 진행한 일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소극적 내용뿐이었다고 한다. 지난 4월 23일에는 양대웅 구청장 면담도 가졌지만 별 뾰족한 조치를 얻어내지 못했다.


 "이대로 개발이 진행되면 우리 아파트는 말 그대로 섬이 되어 버립니다. 재개발지구의 주거환경은 개선하면서 기존 주민들의 주거환경은 무시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개발정책일까요?"


 고운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구로구청은 "심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발계획이 이뤄진 것이기에 현재로선 어쩔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 구의 한 관계자는 "이 지역은 교통영향평가 등 외부전문가들의 승인을 얻어 개발계획이 짜인 곳"이라며 "실제 착공하게 되면 시공사 측과 협의해 공사기간 내 대체도로를 만들고 아울러 완공 후 아파트 단지 내 보도를 이용해 버스정류장을 이용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2010년 5월 10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4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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