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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7만명 다치고 2000명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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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7만명 다치고 2000명 죽어
  • 공지애
  • 승인 2001.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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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쯤 뒤엔 고향에서 산재노동자와 함께



“일년에 6-7만명의 노동자가 다치고, 2천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더 많은 이들이 다치고 죽어가고 있구요.”

지난 91년, 직장에서 산업재해를 당한 후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회장 허덕범, 이하 산재노협) 회원이 된 뒤 올해 1월부터 상담부장으로 일하는 남형석(36․상담부장 7급 장애)씨는 산재 노동자와 함께 사는 사람이다. 현재 남씨는 산재관련 전화상담, 병원방문, 각 사회단체와의 연대 활동 등 바쁜 나날을 보낸다.(868-2379)

“많은 기업이 산재를 은폐시키거나 축소, 왜곡합니다. 더구나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산재관련 통계에서 누락돼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남씨는 “산업재해 노동자 가운데는 육체적 고통도 고통이지만 투병기간이 길어지면 정신적 고통까지 겪게 돼 정신치료를 받는 사람도 많다”며 산재관련 피해의 심각성을 알려줬다. 남씨는 또 “전국에 산재관련 단체는 모두 7곳이지만 각 단체별 연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산재 상담을 전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 3개 단체 밖에 없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재해관련 상담을 의뢰하는 노동자 중 40%정도가 외국인 노동자라고 말하는 언어소통이 잘 안돼 제대로 변론을 해주지 못할 때 안타깝기도 하다.

“재해 당사자가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산재관련단체로부터 충분한 상담과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남씨는 “가장(家長)의 산재로 인해 부인도 가출하고 자녀들도 삐뚤게 자라는 등 어려운 산재가정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그래서 조금 더 뛴다는 남씨는 “아직도 받아야 할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많이 있고,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등 각지에서 상담전화가 많이 오지만 일일이 출장을 다닐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앞으로 각 지역마다 산재단체가 생겨야 합니다. 저도 10년 후엔 고향인 강원도에 내려가 산재단체를 세워 봉사할 계획”이라는 남형석씨의 꿈은 ‘산업재해가 없는 푸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공지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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