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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父子)가정, 복지정책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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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父子)가정, 복지정책 사각지대
  • 공지애
  • 승인 2001.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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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부자가정... 구로구 77세대 197명

모자 가정 비해 지원책, 사회적관심 절대 미비



영 유아자녀 어린이집에 24시간 위탁

잠시 함께 있을 공간 마저 없어



부자가정에 대한 지원 시급



이혼율이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혼율이 높은 러시아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이혼이 늘면서 현재 이혼율은 일본, 대만, 프랑스 등을 앞지른 상태라고 한다. 이렇듯 이혼율이 증가된다는 것은 그만큼 편부모가정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구로구에만도 모자(母子)가정은 384세대(1020명)이며 부자가정은 77세대(197명)가 있다.

배우자의 사별, 배우자로부터 유기된 여성, 신체장애로 장기간 노동 능력을 상실한 배우자를 가진 여성 및 자녀를 위해 마련된 기관인 "모자원"에서는 그들의 주거 및 기본 생계를 보장해주고 있다.

모자가정을 위한 보장제도는 오래 전부터 이루어져 왔지만 반면 부자가정(父子家庭)을 위한 대책은 아직까지 너무나 소극적이다. 기껏해야 만 6세미만의 아동을 위한 양육비, 중고자녀 학비 및 교통비 지원이 전부다. 이마저도 지난 95년부터 실시된 것이다.



거처없어 아이와 생이별

지난 해 7월부터 구로노인종합복지관에 마련된 노숙자를 위한 '희망의 집'에 기숙하고 있는 김 모씨(42). 마땅한 거처가 없어 딸 영희(11개월, 가명)는 8개월째 어린이집에 24시간 의탁하고 있는 상태다.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한달 4만5천원과 아이 보육료만 가지고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김씨가 더 좋은 일자리를 마다하고 구로재활용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는 좀 더 아이와 가까이 있고 싶어서이다. 근무 중에 어린이집을 지나게 되면 한번씩이라도 영희 얼굴을 보고 갈 수 있어 조금이라도 안심이 된다. 이제 아빠얼굴을 알아보는 영희를 떼어놓고 올 때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는 김씨.

"소원이 있다면 단 일주일만이라도 아이와 같이 있는 것"이라며 엄마노릇을 못해주는 것이 가장 미안하다고 한다.

뽀뽀뽀 어린이집(오류2동)의 장은주 원장은 "구로구에 모자원이 3군데나 되지만 부자원이나 부자가정을 위한 시설은 없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장 원장측에서 일이 없는 주말에도 아이와 함께 지낼 수 없는 김씨를 위해 토요일저녁만이라도 김씨가 아이와 어린이집에서 지낼 수 있게 배려해 주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어린이집에서 돌봐주는 아이도 주말에 집에 다녀오고 나면 훨씬 달라진 모습을 보게된다는 장 원장은 "아무리 내 아이처럼 잘 보살핀다고 해도 원에서 보내는 10시간보다는 부모와 있는 1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어려서 부모와 떨어져 있던 아이들은 정서적으로도 좋지 않으므로 구 차원에서의 부자가정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모자가정에 대해서는 자립기반 조성, 공동생활 지원 등 여러 제도와 대책들이 날마다 새롭게 간구되는 반면에 부자가정에 대한 지원은 영세한 실정이다. 주거형태로의 부자원이 불가능하다면 주말이나 휴일만이라도 부자가 함께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조속히 생겨서 김씨 가족과 같은 부자가정 가족들이 마음껏 부자의 정을 누릴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



homek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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