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8 10:19 (목)
주민자치가 희망이다
상태바
주민자치가 희망이다
  • 구로타임즈
  • 승인 2001.03.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며칠전 우연하게 MBC 방송에서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원 1천여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봤다. 정리해고를 전후한 구조조정 과정을 여과없이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그려낸 수작이었다. 해고 명단에 포함된 노동자의 아내가 어찌 이럴수 있냐 고 절규하는데 등에 업힌 아이는 영문도 모른채 초롱초롱 눈동자만 반짝이고 있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밖으로 내팽겨친 그들의 삶을 누가 보듬어 껴안아 줄 수 있는가. 구조조정에서 정리해고를 통한 기업내 이익보다 실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큰데도 정부나 기업에서는 단순한 기업 또는 금융의 비용만 생각해 구조조정에서 정리해고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짙다.

다시 더 큰 무게로 경제 위기가 다가오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IMF 환란때는 단순한 외환 위기에 따른 경제위기였는데 이번 경제위기는 다분히 구조적이고 그래서 심층적이고 복합적이다. 돈이 시중에 돌지 않고 물가만 올라 서민경제의 주름살만 깊게 하고 있다. 기업들은 부도에 따른 기업생존 위기감때문에 영일이 없다. 실업자는 양산되고 경기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주식은 하루 이틀이 멀다하고 곤두박질이다. 당연히 한숨만 절로 나온다.

자녀의 유학을 위한 이민열병이 일부 계층에서 유행처럼 번진다. 교육비가 높은데다 한국적 교육현실에 대한 불만, 정치적 기대에 대한 희망이 무너져 내리는 결과로 밖에 볼 수 없는 현상들이다. 문제는 이런 이민을 감행하는 세대가 한국을 중추적으로 떠받들고 짊어지고 나가야 할 젊은세대 30~40대 두뇌집단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이런 유학이민을 두고 정치권이나 우리 사회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 못하는 것도 문제다. 정치권은 대권욕에만 눈이 멀어 민생문제를 챙기지 못하게 된 지 오래다. 민생 사안까지 정쟁의 도구로 삼는 정치 체질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국에 산다는 것이 별로 희망이 없어보인다.

강남 어느 동네에서는 유치원 한달 과외 교육비가 70만원이 넘는 동네도 있다고 한다. 그런 유치원에 들어가려해도 몇 달이 걸려야 한다는 교육열병이 치유되지 않는다면 자녀를 바르게 키우고 싶은 평범한 3,40대 가장에게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10~20년후의 한국미래는 암담할 뿐이다.

신자유주의 세계자본에 종속된 한국경제가 그렇기도 하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권이 문제다. 무엇보다 풀릴 기미가 없는 교육열병 때문에 시들어가는 아이들을 방치하고서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민주적으로 행동하는 시민사회가 열리리라는 희망은 부질없다. 서민들에게는 보람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과 정책적 제시가 아쉽다. 모두의 지혜와 노력 열정으로 경제적 현실적 어려움들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를 지탱해주는 힘은 주민자치에서 나온다. 소지역 생활단위에서 주민들에 의한 정치적 의견 수렴과 이를 통한 집행및 피드백 과정, 민주적 정치행위를 가능케 하는 메커니즘이 주민자치다. 주민자치에 있어서 제대로 된 여론 수렴과 말길(言路)이 바르게 흐르도록 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구로 주민들에게 구로타임즈가 존재한다는 것만큼 행운이 되는 것을 찾기가 쉽지 않다.

------------------------------------------------



▷ 전 세계일보 기자

▷ 바른지역언론연대 기획실장

▷ 본지 객원편집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