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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으로 ⑤]‘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마을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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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으로 ⑤]‘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마을마당
  • 구로타임즈
  • 승인 2008.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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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구로의 미래가치-공공디자인으로 5> 마을마당
▲ 올 여름 쇠창살을 설치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도록 폐쇄된 가리봉동 동사무소 인근 소공원. 주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해야할 마을마당이 오히려 동네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2007년도 일류구로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구로의 미래에서 가장 강조돼야할 부문으로 자연환경이 17.1%의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또한 구청장이라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로 36종류의 답변(중복 가능) 중에 ‘공원조성, 녹지공간, 가족공원, 쉼터’ 이 다섯 번째로 많은 응답을 나타낸 항목이었다.

이에 반해 구정만족도에서 여가공간 부문이 전반적인 만족도 58.4점에 못미치는 49.6점이라는 점수를 받았다. 20개 항목중 8위에 해당하는 높지 않은 점수이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오히려 하락한 점수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구로지역 주민들의 공원과 녹지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큰데 반해 현실적인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본지가 기획연재 <구로의 미래가치-공공디자인으로> 다섯번째로 공원중에서도 동네 어귀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마당을 다루고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삶의 쾌적함을 위한 도시민들의 가장 큰 바람으로, 공원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공공디자인의 중요한 영역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공원보다 골목 단위의 생활권에 더욱 밀착 돼있는 마을마당은 조성가능성과 개선가능성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공원으로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호에서는 구로 마을마당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현실 가능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구로주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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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지역 1인당 공원면적 서울시서 24위로‘꼴찌’

구로의 공원 면적(시설공원 기준)은 총 695,885.4㎡로. 근린공원 4개소 665,393.3㎡ 에 어린이공원 19개소 30,492.1㎡가 포함된 면적이다. 서울시통계자료에 따르면 2008년 현재 구로구의 1인당 공원면적(시설공원 기준)은 2.34㎡로 서울시 25개구 가운데 24위에 해당한다. 서울시 평균은 구로구의 7배에 달하는 13.97㎡에 달하고 있다.

도시공원법 규정을 받지 않지만 구로지역내에 마을마당(=소공원)으로 조성된 곳은 총 42개소로 11,037㎡에 달한다.

17개 동별로 많게는 7개부터 적게는 1곳의 마을마당이 있는 곳도 있다. <표1참조> 그 크기도 천차만별이다. 10평 남짓한 35㎡ 크기의 마을마당에서부터 730평이 넘는 2416㎡ 크기의 마을마당도 있다. 평균적으로 262㎡의 규모이다.



▲ 주민의 상상을 담을 수 있는 마을마당

마을마당은 녹지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를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역내 소규모 부지를 이용해 도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쉼터공간으로 존재한다.

도시공원법상 1,500㎡ 이상으로 어린이공원을 규정하고 있으며, 마을마당과 같은 소공원에 대한 규정은 없는 상태이다. 공공부지라는 명목으로 다양한 활용 가능성만을 두고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어린이공원 등에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어린이놀이시설과 같은 의무시설 규정이 없어 오히려 풍부한 상상력과 주민들의 다채로운 요구를 특색있게 반영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 폐쇄되고 방치된 마을마당들

가장 충격적인 마을마당의 모습은 가리봉동에 있는 2개의 마을마당이다. 가리봉 111-5번지와 87-93, 94번지에 위치한 마을마당은 튼튼한 자물쇠로 닫혀지고 쇠창살로 막혀있었다.

1999년과 2000년에 각각 조성된 가리봉동 마을마당은 주택들로 빼곡해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리봉동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기위해 360평과 240평의 넓은 부지와 다양한 수목과 벤치, 간단한 운동시설로 시작됐다. 그러나 불미스런 사건과 노숙자들의 상주에 따른 주민 민원이 잇따르면서 가리봉동 111-5번지 마을마당은 조성 첫해에 자물쇠가 채워졌다. 그렇게 방치된 채로 10년이 다 되가는 상황이다. 인근에 조성된 87-93번지의 마을마당도 올 여름에 쇠창살을 두른 채 닫혀졌다.

가리봉동에 살고 있는 김모(50, 가리봉동) 씨는 “늘 불안하고 시끄러웠다”면서 “폐쇄하니 마음이 편한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오히려 마을마당이 동네의 애물단지가 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마을마당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데 대한 동네주민으로서의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우리 세금으로 지어진 곳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관리할 수 없는 이런 개발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 장애인, 유모차 가기 어려워

동네주민들을 위한다는 것이 오히려 접근하기 어려워 마을마당의 의미가 사라진 곳도 있다.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마을마당에서 쉬고, 주민들과 만나 사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본지 확인결과 주민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아 공(空)터이다시피한 곳도 여러 곳이었다.

오류초등학교 옆 소공원(오류1동)은 인근 주택가에 다른 공원 등 쉼터가 없는 곳임에도 낮에는 취객, 저녁에는 청소년들의 음주와 고성으로 주민들은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개봉1동 38-75에 위치한 양송이길 소공원의 경우 이용객들이 음주, 소음 등의 문제로 철망을 치고 밤이면 문을 잠그면서 관리하고 있다. 소공원 옆에서 장사 하는 이옥분(개봉1동) 씨는 “10년 전쯤 공원이 만들어진 후 다른 지역 사람들이 지나가다 술 마시고, 싸우는 등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주변 주민들이 철조망을 쳐 줄 것을 요청했다”며 “지금은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오전 6시면 문을 열고 밤이면 문을 잠그고 있다”고 철조망을 친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문을 잠근 이후 조용해져서 좋다”고 말한다.

노약자들의 이동이 쉽지 않은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계단이 있거나 턱이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가 마을마당으로 진입할 수 없는 것이다. 개봉1동에 있는 은행나무 소공원, 개봉2동 동인아파트 앞 소공원, 개봉3동 한진아파트 뒤 소공원, 오류1동의 범바위골 소공원, 구로4동 혜원주택 앞 소공원 등이 그런 마을마당들이다.




▲ 빈터로 변한 마을마당 관리 소홀 방치 심해

부지만 남았을 뿐 마을마당으로서의 시설과 역할이 아예 사라진 곳도 있어 충격을 주었다. 개봉1동의 거성푸르뫼2차아파트 옆 소공원(64-55등)은 주택밀집지역에 13년 전 소방도로가 나면서 매입한 주택부지에 정자와 벤치, 나무 등으로 소공원을 조성했으나 정자와 벤치등은 모두 철거된 채 현재는 황량한 빈터에 쓰레기와 차량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오류1동의 거성푸르뫼2차 부근 소공원도 마찬가지. 주택가 사이 오르막길 이면도로에 설치된 이 마을마당은 관리되지 않은 수목과 패인 바닥 등으로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자칫 넘어지기 십상이다. 청소년들의 소란 때문에 민원이 잇따르면서 벤치와 정자를 없앤 후, 주변 조경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듯 잡풀이 우거져 있다.

바로 맞은편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태윤(56) 씨는 “강아지나 고양이의 오물에다 일부 남자들이 공중화장실처럼 이용하고 있어 지저분해서 가고싶지도 않다”며 “관리도 전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로 가로막혀 마을마당에 접근하기 어려운 곳도 눈에 띄었다. 고척1동 삼명아파트 옆 소공원은 규모도 작고 주택 사이에 가려져 있는데다가 주차 차량에 둘러 싸여 마을마당의 위치를 확인조차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 동네마다‘획일적인 마을마당’

마을마당이 동네나 지역적 특색 없이 비슷비슷한 모양에 시설이라는 점도 구로지역 마을마당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부지가 작으면 벤치와 나무 몇 그루로, 부지가 넓으면 운동시설과 정자가 추가되는 형태로 단순하게 조성되고 있다. 마을마당을 조성하는 구 관계자는 “실제로 주민들의 요구는 운동시설이 가장 많아 공간만 가능하면 운동시설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일선의견은 구청에 제대로 전달도 소통도 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마을마당 인근에 사는 송철자(56, 개봉1동) 씨는 “더 이상 벤치 놓는 식의 공원조성이 아닌, 운동기구 설치를 원했지만 여전히 이렇 다할 답변은 없다”고 털어놓았다. 같은 동에 사는 한 주부도 “운동기구를 설치해도 동네주민 의견을 물어보면서 설치했으면 좋겠다”며 “불필요한 시설 한 대 놓고 운동시설이라고 하는 것도 문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들의 의견수렴과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시설 구성 문제만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손주와 함께 공원 산책을 나선 김모씨(58, 개봉3동)는 “경사진 곳에 소공원을 짓다보니 소공원도 경사가 있어 불편하다. 조금만 신경 써 이용자들에게 의견을 물었으면 소공원을 평탄하게 만들 수도 있었을 것 같다”며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보다 나은 이용자의 편의를 도모하는 공원을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 어디에 있나요?

끝으로 지적되는 문제는 마을마당에 대한 홍보와 안내시스템이다.

마을마당의 핵심은 주민들의 이용에 있지만, 실제로 많은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 있는 마을마당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취재과정에서 마을마당을 찾기 위해 주민들과 부동산을 통해 위치를 확인하면서 마을마당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강은희(37, 구로3동) 씨는 “8년이나 살아온 동네에서 마을마당이 있는지는 불과 2주전에야 알았다”면서 “그것도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우연히 발견했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도시에서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표지판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필요한 주민편의시설인 마을마당에 대한 안내표지판 하나 없고, 마을마당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는 곳도 많지 않았다. 오히려 폐쇄된 가리봉동 마을마당은 멀리서도 쉽게 알수 있게 돌을 이용해 1미터가 넘는 안내석을 세워두었다.

본지가 최근 구로지역내 42개 마을마당 가운데 현장을 돌아보며 취재를 한 곳은 32곳. 올해 세워진 신도림동 소공원과 폐쇄된 가리봉동 마을마당을 포함, 9군데만이 마을마당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었을 뿐이었다. 있는 곳도 대부분 이름만 달랑 새겨놓은 안내석이어서 설립연도나 배경, 역사 등을 담은 정보표지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동네마다 소재한 마을마당에 대한 위치정보 등를 하나로 모아 최소한 동주민센터에서라도 제공할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마을마당, 대안과 방향


□ 다양한 공간활용 계획 필요

마을마당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간 활용에 대한 적극적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류2동에 있는 항동그린빌라 뒤 소공원은 380㎡ 규모로 구로 마을마당 평균면적보다 약 120㎡ 넓으며 2005년에 조성됐다. 이 공간이 꽤 넓기만한 마을마당의 가치를 넘어 주목을 끄는 이유는 공간 활용에 있다. 작은 연못과 각종 수목으로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이 마을마당의 백미는 3층으로 된 공원구조에 작은 음악회까지 가능하도록 꾸며진 조명과 공간. 실제로 지난 8월말 한여름밤, 유한공고 졸업생들의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져 지역주민들의 큰 갈채를 받았다고.

역시 최근 오픈한 오류2동의 미래빌라 앞 소공원인 오류동 마을마당도 넓은 광장을 배경으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무로 된 스테이지와 벤치, 조만간 농구대가 설치될 넓은 광장은 마을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도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박용민 구의원(개봉1, 오류1·2, 수궁동)은 “정자만 짓는 획일적인 방안이 아니라 오히려 개방적이고 공개된 마을마당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마을마당에 모임으로써 시민질서에 대한 자율적 학습, 청소년 지도에 관한 사회적 책임도 다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제가 있다고 폐쇄하는 결정이 아니라 더 적극 개방해 공간을 주민들의 공간으로 만드는 방법을 모색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작은 공간도 길은 있어

공간이 넓어서만 다양한 활용도를 모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로3동의 불과 52㎡짜리 마을마당은 지형을 이용해 동네에 꼭 필요한 아늑한 마을마당을 창조해냈다. 빽빽이 들어선 연립주택 사이 꼭대기 방 한 칸 만큼의 공간에 풍성한 나무 아래 동그란 나무 의자 2개가 놓인 마을마당이다. 경사진 지형적 특성때문에 일자형 벤치를 놓기가 쉽지 않아 나무를 둘러싸는 동그란 의자를 위아래로 두어 공간의 리듬도 살리고, 나무 보호대 역할도 하는 조화를 이뤄냈다. 녹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마을에 편안함과 아늑함을 주는 쉼터가 된 것이다. 주위를 둘러싼 볼라드가 의자의 역할을 하는 효과도 기대 이상이다.

한 평 공간을 이용한 쉼터 만들기가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는 도봉구 창동 노인복지센터 공터를 노인들을 위한 공원으로 만든 것이다. 2005년에 진행된 사업으로 창동 노인복지센터와 옆 건물 사이에 쓰레기와 잡동사니로 가득했던 버려진 좁은 땅을 평상과 꽃, 의자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개조한 것. 비록 마을마당 사업은 아니었지만, 주로 실내에서 지내는 노인들에게 작지만 꼭 필요한 쉼터를 한평 공간에 마련한 공공디자인의 개가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다 그동안 부족했던 노인복지센터와 지역사회의 소통문제도 조성 과정에서 말끔히 해결한 사업으로 또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 지역 역사와 특징 담기

이렇게 공간과 마을의 특성을 이용한 마을마당은 지역주민들에게 내내 사랑받는 공간이 되기에 이미 충분한 자격조건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

일본 풍도구의 마을마당은 약 8평~40평 정도의 크기로 구로와 비슷하거나 작다. 그러나 조성된 마을마당마다 각기 다른 주제로 만들어졌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공원조성계획이 결정되면 동네주민들이 모여 어떤 주제로 공원을 조성할 것인지 논의하고 결정하면서 마을의 특징과 역사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쌈지공원을 살펴본 유옥순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장은 “예전에 목장이 있었던 곳은 젖소의 형상을 살린 공원을 만들고, 시냇물이 흘렀던 곳은 타일을 시냇물이 흐르는 것처럼 까는 방식이다”라며 다양한 특징을 가진 재미난 쌈지공원을 소개했다.

또한 14평의 작은 공간인데도 벽을 이용해 영화상영을 할 수 있고, 청소년 공연을 위한 무대도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기도 했다고. 이렇게 주제결정부터 관리까지 주민들이 하다보니 당연히 마을마당은 주민들의 공간이요, 누구랄 것도 없이 주인처럼 마을마당을 가꾸게 된다는 것이다.


□ 주민 참여는 사업의 첫걸음

이렇게 주민 참여로 마을마당 관리가 가능했던 공원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동작구 사당동 양지공원은 조성 시작부터 주민들이 설문지를 만들고 조사하고 분석하면서 직접 만들었던 마을마당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당시 주민참여를 주도했던 서울대 조경학과 김성균 교수는 “보통 주민의견수렴이라는 명목으로 주민설명회를 1~2번 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주민설명회는 주민이 공무원들의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사업을 설명하는 것이 진정한 주민설명회”라며 지자체들의 형식적인 주민참여 방식에 대해 꼬집었다. 또한 “행정기관에서는 한번 모여라 외쳐놓고 안모이면 관심없다고 결론 내리지 말고 주민들 스스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제시하고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성주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 회원은 주민들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을마당이 제대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공공공간에 대한 주인의식이 절대적인데 우리는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면서 “실제로 공무원들은 너무나 많은 일을 펼치고 있어 업무에 세심하지 못한 게 현실이기에 주민들이 더더욱 내 공간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임하는 게 마을마당을 활발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라고 강조했다.

구로 마을마당 관리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노숙자와 청소년문제에 대해서도 주민 이용률을 높여 주민공간으로 자리를 잡으면 사라지지 않겠냐는 주장도 있다.

푸른공동체 살터 박정란 사무국장은 “마을마당의 슬럼화나 방치를 막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힘이 가장 중요”하며 “마을마당 조성 계획 때부터 관리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의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일은 지역주민이 나설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마을마당의 규모는 작지만 그 안에서 이뤄지는 컨텐츠는 무궁무진하다. 공공디자인적 관점에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이 살아있는 마을마당은 더욱 그렇다. 따라서 마을마당이 더 이상 행정기관에서 수혜성 공간으로 베풀어주는 공간이 아닌, 주민들이 만들고 관리하는 공간이며 주민들의 결속과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센터로 나아갈수 있는 방향에 대한 구로지역사회 각계의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 기획취재팀 송지현 김경숙 황희준 윤용훈 기자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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