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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1] 사람을 위한 소통의 디자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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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1] 사람을 위한 소통의 디자인으로
  • 구로타임즈
  • 승인 2008.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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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_ 구로의 미래가치, 공공디자인으로
▲ 공공디자인 열풍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공원 벤치등 공공의 공간이나 공공시설을 이제 사람을 위한 합리적이며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기위함이다. 본지는 품격있는 주민의 삶의 질과 구로의 미래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획으로 이번호부터 구로지역실태와 공공디자인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획연재 ‘구로미래가치 공공디자인으로’를 8회에 걸쳐 보도한다. 사진은 한옥을 동사무소로 개조한 종로구 혜화동사무소.
[글 싣는 순서]
1. 시작하며
공공디자인의 정의와 현재
2. 구로의 공공디자인(1): 도로①
3. 구로의 공공디자인(2): 도로②
4. 구로의 공공디자인(3): 건물·공간
5. 구로의 공공디자인(4): 공원
6. 구로의 공공디자인(5): 노인·장애인·어린이
7. 구로 공공디자인, 함께 열자: 좌담회
8. 마치며
구로의 미래가치, 공공디자인으로



◇ 서울에 불어든 도시디자인 열풍

서울시는 지난 5월 27일 5개 분야에 걸쳐 디자인가이드라인과 우수 개선 사례를 모아 ‘디자인서울가이드’를 발표했다. 공공건축물 분야를 비롯 공공시설물, 공공공간, 공공 시각매체, 옥외광고물등에 대한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서울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시민의 보행안전, 편리성 등을 중시한 156종류의 방대한 세계 최초의 종합적 도시디자인 가이드라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품격 디자인 도시, 매력있는 서울”을 표방한 서울시가 2006년 공공디자인계획 수립에 이어 2007년 디자인서울총괄본부 신설과 과감한 예산 투자및 사업을 펼치며 서울 전체를 디자인 열풍으로 몰아넣고 있다. 오는 2007년에는 세계디자인수도 2010으로 선정됐고, 올해 10월 10일에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최한다.

도시디자인에 대한 열풍은 비단 서울뿐만이 아니다. 김해 안양 파주 등 많은 지자체에서 도시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 지금 한국은‘디자인코리아혁명’이라도 일어날 태세다.

서울시는 도시디자인 혁신 사업으로 남산 르네상스, 도시 갤러리, 디자인 서울 거리 조성 사업을 비롯해 서울 서체 개발, 야간 조명 개선 사업 등 가시적일수 있는 많은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처럼 도시디자인사업에 몰두하는 배경에는 “공간 규모나 인구 면에서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했지만, 양적인 성장에만 치중해 그에 걸맞는 쾌적한 도시환경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자리잡고 있다. 나아가 “세계인이 주목하는 도시브랜드 만들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최근에는 도시를 구성해왔던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이미지에서 본질적이고 통합적인 이미지 조성으로 방향전환을 이루면서, 서울의 도시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창출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디자인서울가이드’인 것이다.

여기다 서울시는 2007년 “도시가 작품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실시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시범사업으로 옥수역(함께 타는 공공미술)을 출발점으로 인사동(일획을 긋다)·서울숲(먼곳에서 오는 바람) 등 공공장소 27개소에 30개 작품을 설치했고 2008년도에도 5개 부문, 18개 사업으로 본격 추진될 계획이다.

올해 도시갤러리 사업은 ‘한걸음 더 가까이, 한걸음 더 멀리’라는 슬로건속에 공공미술을 통해 서울다운 장소를 가꾸고, 활기찬 공동체를 만드는데 역점을 기울일 것이라고 서울시는 밝히고 있다. 공공장소에 창의적인 예술을 심고 서울다운 장소성을 강화하며, 이웃/동네 등 공동체를 활성화해, 도시 공간을 아름답게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것이다.


◇ 관 주도, 미적 분야 치중 한계

그러나, 서울시가 추진중인 디자인서울프로젝트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점이 지나친 ‘관 주도’라는 점. 서울시민들은 관에서 ‘공급’하는 상품을 구경만 할 뿐이지, 그 상품이 왜 필요한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마치 쇼윈도를 보는 듯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이유는 시민들과 도시디자인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미처 이루어지지 않은 데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목소리다.

또한 도시디자인의 분야가 너무 광범위 해 서울시도, 시민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민과의 공감대문제는 사전 소통 부재를 불러와 시민 참여 미비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서울다운 장소성과 공동체 활성화는 결과적으로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같은 서울시 도시디자인 과정의 소통과 참여부재 상황이 결국 도시 ‘공공성’ 의미를 퇴색시키면서 공공디자인을 재평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어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디자인의 혜택을 보는 것은 시민들인데,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는 공청회나 포럼들의 과정이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이 생략된다면 공공디자인은 단지 공공자치단체가 펼치는 전시행정에 불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공공디자인 사업 대부분이 심미적인 데 치우쳐 간판정비, 예술작품 설치, 담장 허물기, 지하차도나 방음벽에 벽화그리기, 가로화분대 바꾸기, 자투리 공간에 꽃이나 나무 심기 등으로 집중돼 왔다는 것이다. 디자인 영역을 협소하게 바라본 결과라는 지적이다.

외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디자인이라는 수준을 넘어 공공시설물이나 공간이 가진 역할에 맞게 효율적으로 기능한 지까지 살펴야 한다는 관점에서 공공디자인은 시설의 역할에 맞는 공간배치, 교통체계, 이동 동선 등까지 담아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공공디자인은“편하고 쉽고 아름다운 것”

일반적으로 공공디자인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디자인으로 생활환경을 쾌적하게 변화시키고 공공성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이라고 일컫는다. 또한 공공디자인은 “시민의 안녕과 행복과 같은 사회문화적 가치를 추구해 공공시설물을 설치하거나 공공 공간의 개발, 공공시각매체의 제정에 있어 그 도시의 환경적 특성과 지역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이용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공중의 삶의 질을 높여나가려는 창의적 노력”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권영걸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은 “공공디자인은 삶의 공간을 바꾸어나가는 일이지만. 실은 시민 개개인과 집단의 의식을 바꾸어나가는 사회문화운동이다. 불특정 시민 모두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활동이자, 무개성하고 몰취미한 도시에 성격을 부여하는 한편 시민의 삶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보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구선완 구로구 도시디자인팀장은 좀더 명쾌하게 정의를 내린다. “편하고 쉽고 아름다운 것.”도시에 사는 모든 사람들, 노인 장애인 어린이 임산부 등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다니기 쉽고 편한 공간과 시설, 정보체계가 심미적 충분조건과 만나면 그것이 바로 ‘잘된’ 도시디자인이라는 것이다.


◇ 우리 삶 대부분 공간 해당

도시디자인이 도시 전체를 행복한 도시, 인간이 머물며 삶을 지속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민관 모두를 포함한 공간과 시설이 대상이라면 공공디자인은 공공성에 기반을 둔 공익적 공간과 시설물 즉, 구청, 주민센터, 도로, 공원, 학교 등이 그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 디자인서울가이드에 따르면 공공디자인 영역으로 ▲ 공공공간(도로·광장·친수공간·도시공원·공공건축물 외부공간·옥외주차장 등), ▲ 공공건축물(공공청사 경찰서 우체국 등 행정 및 공공기반 건축물·보육시설 등 복지관련 건축물·학교·도서관·예술회관·구민회관·재활용센터·병원·보건소 등), ▲ 공공시설물(벤치 등 휴게시설·휴지통 공중화장실 등 위생시설물·자전거보관대 공중전화부스 등 서비스시설물·가로판매대 등 판매시설물·지하철 출입구 등 통행시설물·가로화분대 등 녹지시설물 등·볼라드 방음벽 등 보호시설물·맨홀 등 관리시설물·공사장 가림막 등 기타시설물), ▲ 공공시각매체(도로안내 교통안전 주차안내 등 교통관련·보행자 안내 도로명판 자전거도로 안내 등 보행관련·대기오염 전광판 등 영상정보 등), ▲ 옥외광고물 등을 제시하고 있다.

집을 벗어난 모든 시설과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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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지역에 필요한 공공디자인의 방향
사람, 조화, 소통, 배려가 핵심 돼야


그렇다면 이렇게 전국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도시 공공디자인에서 지켜나가야 할 것은 무엇인가. 본지는 ‘구로의 미래가치, 공공디자인으로’라는 기획특집을 시작하면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다음의 네 가지 원칙과 기준으로 구로 공공디자인의 현재를 살펴보고 나아가 구로주민의 삶을 쾌적하게 만드는 공공디자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사람중심’의 원칙이다.
그간 양적 경제성장과 도시 팽창 속에서 도시의 주인 자리를 차량, 건물, 도로 등에게 내줘 왔다. 하지만, 성장과 개발 또한 사람의 편의성을 위한 선택인 만큼 이제 도시를 사람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차량 중심이었던 도로를 보행자 중심으로, 매연으로 가득했던 도로를 친환경적으로, 도시의 당연한 흔적인양 마구잡이로 널려있던 시설물들을 깔끔하게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조화’의 원칙이다.
대형 건물마다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돼있지만 그 배경인 건물은 물론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튀는’예술작품들,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답시고 건물특징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역시나 ‘혼자 튀는’ 건물들, 눈에 잘 띄게 한다는 명목으로 요란한 원색을 사용해 오히려 시선을 분산시키는 시설물이나 정보들, 과도한 슈퍼그래픽으로 시각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들은 공공디자인에서 시각적으로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다. 전체 도시 경관을 결정짓는 색상, 스카이라인이 심미적으로도 아름답고 주변과도 조화가 적절한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효율과 배려’의 원칙이다.
공간과 시설물이 역할과 기능이 필요 없다면 심미적 고려도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보기는 좋은데 사용하기 불편한 시설물, 아름답기는 한데 그 안에 들어가 함께 즐길 수는 없는 공간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짓기는 했는데 노인과 장애인들은 들어가기 어려운 건물들, 잔뜩 설명은 했지만 글씨가 너무 작거나 설명판이 너무 높거나 낮아 알아보기 힘든 안내판, 거리는 아름다운데 멋진 풍경을 배경삼아 쉴 공간은 없는 거리, 코앞에 목적지가 있는데 빙빙 돌아서 갈 수밖에 없는 도로 구조….
모두 개선되고 고려해봐야 할 공공디자인 대상이다. 수준 높은 공공디자인은 시스템의 효율과 소외된 자 없는 배려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네 번째는 ‘주민의 참여와 소통’의 원칙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예쁘게 만들어 놓더라고 구로 지역주민들의 이해가 반영되지 않는 공공디자인은 껍데기에 불과한 디자인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공디자인의 결과물을 실질적으로 이용하게 될 지역주민이야말로 공공디자인 추진의 중심축이어야 할 것이다.
도쿄의 도시재생사업은 개발과정에서 10여년간에 걸쳐 거주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건축물에 쓰이는 공법과 자재에 대한 전시회를 여는 등 지역주민들의 소외감을 줄이고 동의를 구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과정은 자연스럽게 사업 결과물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

소통과 교감을 중심으로 어떻게 주민들의 삶이 참여하고 개입함으로써 그들을 유익하게 할 것인가부터 공공디자인의 고민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걸음마단계 ’구로 공공디자인
구로구는 지난 5월 ‘구로구디자인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도시공공디자인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하지만 아직은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창조길 아름다운 거리 만들기와 구에서 추진하는 담장 허물기 사업, 마을가꾸기 사업 등을 통해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관계부서인 도시디자인팀은 올해 1월1일에 신설,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조사를 거쳐 내년에는 구로 도시디자인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구 관계자는 전하고 있다.

앞으로 본지가 8회에 걸쳐 보도하게 될 기획특집“구로의 미래가치, 공공디자인으로”는 앞서 제시한 원칙에 입각해 구로지역의 도로, 공원, 건물/공간에 담겨진 공공디자인의 실태를 파악하고, 노인·장애인·어린이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공디자인의 실현방안등을 제시해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해당분야와 관련한 국내외 사례를 통해 구로지역의 공공디자인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개성이 넘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수 있는 구로 공공디자인을 위한 유의미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떼어본다.



■ 기획취재팀 송지현 · 김경숙· 황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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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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