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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총선]<1>유권자의 소리_ 장애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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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총선]<1>유권자의 소리_ 장애인편
  • 송지현
  • 승인 2008.03.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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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특성 반영한 현실정책 필요
■ 장애인 특성 알아야 제대로 된 정책 나와

구로구의 장애인은 1만2천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구로 인구의 약 2.8%에 달하는 것이다. 많지 않은 숫자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에서 배려와 보살핌 나아가 당당한 주체이며 구성원으로 인정받아야 할 장애우들은 장애인의 특성을 알고 현실에 맞는 정책과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미래의 지역국회의원들에게 바라고 있었다.

농아인으로 태어나 37년을 살아온 김태수(신도림동) 씨는 “사람들은 장애인을 하나의 집단으로만 바라보는데 장애인들도 각각의 특성과 개성을 가진 한명의 사람”이라며 “국회의원들은 이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 알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아인들은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한다. 당연히 세상의 정보로부터 많이 소외되어 있고 느리다. 게다가 의사소통이 어려워 의견 교환과 제시가 쉽지 않다”는 특성이 있다. 장애인 중에서도 대화하기가 가장 어려운 계층이 농아인이다.”

그는 몇 년 전에 농아인을 위한 컴퓨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구청에 제안한 적이 있었으나, 구청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지체장애시설을 이용하라는 것이었다고. 농아인들의 신체적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대답에 할 말을 잃었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장애인 복지관은 많이 있지만, 특화된 농아인 복지관은 없다”고 지적한 김씨는 “장애인들, 특히 농아인들은 교육 받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할 때 예산과 공간의 문제에 더욱 많은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아인들이 사회 첫발을 내딛는 곳 대부분이 건설현장이지만, 그나마 위험하다고 그 일자리마저 쫓겨나기 일쑤”라고 전한 그는 국가가 농아의 재활과 교육을 위한 농아인 복지관 설립을 지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 제도 넘어 현실 파악 중요

구로6동에 살고 있는 임미숙(43) 씨는 다리가 불편한 지체1급 장애인이다. “장애인들은 일반적으로 교육 기회가 적고, 경제활동도 어렵다. 일을 한다 해도 소득이 매우 적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대상자가 되기 어렵다고.

임씨도 이른바 차상위 계층에 해당하는데 실제 지원은 저소득층과 장애인이라는 이중적 어려움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을 정치하는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상당부분 형식적인 제도를 만들어놓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실을 제대로 보길 바란다”고 말한다. 정치인들은 이런 생활을 해본 적도 없고 책상위에서만 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난해 일주일에 12시간 볼펜조립을 하고 월 20만원 받는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는 임씨는, 적은 돈이었지만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 학원비라도 댈 수 있어 좋았고, 솔직히 돈 받는 것을 떠나 집을 나서 어디론가 나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돈벌이 하게 해주면 된다는 시혜성이 아니라, 이같은 현실을 알고 정책을 마련하는 국회의원이 정말 필요하다고.


■ 토박이보다 중요한건 마음 담긴 복지

요즘 ‘복지’분야가 안 들어간 공약이 없다. 그러나 “장애인 복지 분야는 아직 너무나 부족하다”고 농아인인 김태수 씨는 지적한다.

구로본동에서 브니엘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상준(42)원장도 1급 지체장애인이다. 그는 “멀리 보면 사회복지는 필수과목이 될 것이다”라며 “실현 가능한 공약과 정책이 있다면 나름대로의 판단기준을 만들어 꼼꼼히 살피고 밀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또 “구로에 오래 살았다고, 구로주민이라고 해서 구로의 정서와 문제를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낙하산도 일 잘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구로 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통념에서 벗어나자고 주장했다. 그는 “학연, 지연, 연고가 나라를 망쳐왔다”며 우리가 구로에 살고 있는 이상 구로를 제2의 고향으로 삼고 구로 발전에 힘을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미숙 씨는 “서민복지 중심으로 정책과 공약을 내놓은 사람, 장애인 복지시설에도 신경 쓰는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초등학교 3학년, 6학년짜리 두 딸을 두고 있는 학부모로서 ‘장애인 자녀’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여성장애인 자녀들이 박물관이나 놀이동산 가기 등의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남들은 이것이 뭐 그렇게 대단한가 싶겠지만, 다리가 불편한 탓에 아이들과 마음껏 외출하기도 어렵고 요즘 남들 다 한다는 체험교육을 함께 하는 것은 더더욱 엄두도 못내는 상황인지라 그렇게 반갑고 고마울 수가 없었어요. 부모가 불편한 몸을 가졌다고 해서 아이들에게도 집에만 있으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요?”.


■ 장애와 복지시설에 대한 국민의식 바뀌어야

브니엘의 집 박상준 원장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지역에 노인요양시설을 짓는다니깐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늙고 아플 수 있다. 지역에 꼭 필요한 것은 반대가 있더라도 설득하는 소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즉, 장애인복지에 대한 관심을 소신을 가지고 지킬 수 있는 사람을 찍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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