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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문화] 내일을 열자_ 전문가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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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문화] 내일을 열자_ 전문가 좌담회
  • 구로타임즈
  • 승인 2007.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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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보도] 구로구 문화네트워크의 허브를 구축하자 <7>"민·관 이해와 의사소통부터”
▮글싣는 순서
1. 구로구 문화지도 그리기
2. 풀뿌리 문화예술동아리의 잠재력과 한계
3. 문화재정의 실태와 합리적 운용방안
4. 구로구 문화역량 어디까지 왔나
5. 구로문화 내일을 열자 Ⅰ
나아갈 방향
6. 구로문화 내일을 열자 Ⅱ
우수사례탐방
7. 구로문화 내일을 열자 Ⅲ
전문가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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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담회 일시
2007년 11월 14일 오후4시 구로문화원 2층

◇ 참석자
- 김천석 (영상 봄 대표)
- 박종평 (구로구청 문화체육과장)
- 윤영숙 (구로미술협회 회장)
- 이성우 (구로구청 문화체육과 문화축제 담당)
- 정재숙 (구로 동화 읽는 어른모임)
- 허은광 (인천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 사회 및 정리
- 송지현(문火공간 사무국장, 구로타임즈 문화기획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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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타임즈는 지난 9월부터 지역문화의 발전적 방안을 모색해보는 심층 기획 ‘구로구 문화네트워크의 허브를 구축하자’를 6회에 걸쳐 다각적으로 연재 보도해왔다.

이번 좌담회는 문화 기획을 총정리 하는 마지막 편으로 지역 내외 각계에서 문화 관련 활동을 펴고 있는 주민과 전문가, 지역문화행정가들을 초청해‘문화구로’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솔하게 생각들을 나누어보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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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현(이하 ‘사회’) : 지역 문화 현장에서 다양한 생각과 입장을 가진 분들과 함께 ‘구로문화의 현실과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그동안 현장에서 풀뿌리 문화활동과 주민문화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분들이 모였다. 먼저 구로문화의 현실과 지향하는 문화구로의 모습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 일상적인 문화 VS 이미지 제고 문화행사

이성우(이하 ‘이’) : 민선구청장 3기부터 본격적인 문화예산이 확보되었다. 무엇보다 주민이 만족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대형 행사나 이벤트에 예산을 쓰기보다 작은 문화동아리나 단체를 지원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일부 행사는 오히려 집안잔치로 끝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구로는 이미지 개선을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 이것이 구로주민들의 프라이드를 높이는 방안이다.

정재숙(이하 ‘정’) : 대부분 문화를 공연 형태로만 생각한다. 이것만으로 문화구로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식으로 여겨진다. 심지어 떠들썩한 행사에 등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차라리 그 예산으로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향유의 공간과 기회를 자주 만드는 것이 알차다. 그리고 지역의 문화는 일상적이어야 한다. 일회성 공연과 이벤트를, 문화강습을 문화의 전부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어린이, 청소년, 주부, 노인들에 맞는 문화형성이 필요하다, 계층과 대상에 맞는 다양한 선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살아있는 문화다.

윤영숙(이하 ‘윤’) : 문화구로는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구로의 현실은 작가들이 오래 머물게 하지 않는다. 작가들은 구로 안에서 문화를 일구고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싶어한다. 아직은 어려움이 많아 안타깝다. 진정한 디지털문화구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래를 위한 투자와 환경 조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박종평(이하 ‘박’) : 2002년만 해도 구로의 문화지수는 인구 만명당 0.1정도로 매우 낮았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구로의 문화 인프라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를 기반으로 주민의 참여와 활동이 이루어진다면 문화구로의 가능성은 점차 높아질 것이다.

김천석(이하 ‘김’) : 문화구로의 핵심은 내용과 주체의 마련이다. 현재 구로는 ‘디지털’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관은 주제를 선언만 할 뿐 표현능력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본다. 진정한 문화는 표현이다. 각종 공모전을 보더라도 주민들은 문화예술활동의 주체가 아니라 구경꾼에 불과하다. 축구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은 동네마다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클럽을 만드는 것임을 다 알고 있다. 문화도 그런 것이다. 또 문화사업, 문화예술분야는 당장 드러나는 사업이 아니다. 정기적인 투자와 비전을 가지고 진행되는 것이다. 그나마 2008년에는 문화장기계획을 수립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 “지역 축제는 지역 특성 담아야”

사회 : 이제 구로의 대표적 문화행사인 점프구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다양한 평가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주민자치센터 수강생들이 무대에 서기도 하고, 부스를 만들어 참여율을 높이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진짜 참여하고픈 사람들은 기회가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점프구로를 중심으로 해서 관 주도 행사는 물론 지역의 다양한 문화 인프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정 : 점프구로를 마치면 평가를 하는지 궁금하다.

이 : 진행과 기술적인 평가를 주로 한다. 외부평가를 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몇 명이 참여했는가로 평가할 수는 없다. 설문지를 돌린 적이 있는데, 약 300장 정도 회수되었다. 평가의 대표성을 갖기는 너무나 적은 부수였다. 그리고 축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이 외국축제 사례를 많이 말씀하신다. 그러나 우리나라 문화적 현실은 다르기 때문에 무차별한 도입과 반영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관에서 주도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허은광(이하 ‘허’) : 축제는 지역의 역사적인 배경과 특성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그것이 지역축제의 경쟁력이다. 밟고 서 있는 땅에 근거한, 뿌리가 있는 축제여야 한다. 함평나비축제가 성공했다고 보는 배경에는 바로 함평의 특성인 깨끗한 이미지가 있었다.

이 : 함평의 나비축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함평은 꽃이 많고 나비가 유명한 곳이 아니다. 물 좋고 쌀 좋은 함평을 부각시키기 위한 기획일 뿐이었다.

허 : 그 이미지가 함평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나비축제를 구로에서 한다면 맞지 않는 이치인 것이다.

박 : 올해 점프구로는 시민축제 기획단이 처음으로 참여해서 만들었다. 주민기획단도 모집했고 총감독제를 도입했다. 구로와 주민 생활에 기반을 둔 아이템이 많이 제시되었고, 안양천 물길 걷기대회가 그 가운데 하나였다. 민간 참여 축제로서 위상을 가질 만하다.

김 : 이번 점프구로 때 기획단에 참여한 주민이나 학생들은 거의 자원봉사 활동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기획을 하거나 주체가 되었던 건 아니지 않는가?

이 : 4개월 동안 때로는 밤새면서 같이 작업했다. 기획단도 조직이다 보니 질서가 있다. 그 질서에 맞는 각각의 역할이 있다. 자원봉사자도 있고 기획참여자도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논의를 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결국 총감독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감독이 있는 것 아닌가.


▲“문화시설 구로 (을)지역에 편중”

정 : 행사의 편중도 있지만, 구로 전체적으로 볼 때 문화시설들이 구로동(구로을) 쪽으로 편중되어 있다. 고척동이나 개봉동, 오류동 주민들은 접근성이 많이 떨어진다. 그나마 고척도서관이 있지만 평상시 책관리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불편을 느끼고 있고 개선 제안 통로도 없어 답답하다. 인근의 광명시 평생학습원은 그런 의미에서 많이 부럽다. 시민제안사업을 추진하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실도 지원되고 있다. 나이 드신 분들도 교양강좌 들으러 많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말 그대로 주민을 위한 평생학습원이다.

박 : 문화인프라가 (구로(을)쪽에) 편중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해결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영등포구치소 이전 부지, 고척동 세아제강 부지 등에 문화복합시설에 들어설 예정이다. 그리고 문화관광부와 함께 영재예술학교를 세울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 : 문화인프라가 꼭 흩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접근성이 편리하면 좋지만, 정말 책을 빌리고 싶고, 공연을 보고 싶은 사람은 좀 더 규모 있는 공간에서 다양한 책을 빌리고, 체험을 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부천에서 아이들 둘 데리고 고척도서관을 이용한다.

사회 : 주부들이나 아이들이 느끼는 이동과 접근성은 성인 남성들이 느끼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문화예술회관이 지어질 때 동아리실이나 방음연습공간이 있기를 바란 주민들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원하던 바와 다르다. 1층 로비도 현재 공사 중이지만, 이 공간은 앞으로 전시실, 공연장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 건립된 문화예술회관(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의 효율적인 활용과 구로문화재단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린다.

윤 : 작년 전시 때 구로 외부사람들을 초대했는데, 전시장이 초라해서 다른 곳에 전시장이 있다고 둘러댄 적이 있다. 현재 많은 문화공간이 생겨나고 있지만, 전시공간은 거의 없다. 문화예술회관이 지어질 때 전시실이 생기는 줄 알고 많이 자랑했지만, 막상 결과를 보고나서는 답답하고 서운했다. 설계할 때 문화 협회 사람들은 한 명도 참여하지 못했다. 많이 아쉽다.

박 : 문화예술회관이 적극 활용되어 평상시에는 차 마시는 장소로, 때로는 전시도 하는 장소로 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가로공원을 테마공원으로 만들고자 하는데,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상설 야외 전시공간도 만들 계획이다.

김 : 앞서 영재예술학교를 세우겠다고 했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결국 문화예술 엘리트를 키우겠다는 것 아닌가. 어려움이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투자하고 문화예술교육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또 문화예술 예산은 맨 날 뭐 짓고 뭐 짓고 이런 이야기만 한다.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상대적으로 문화 시설 계획은 아주 선명하다. 그리고 문화예술의 향유 주체가 직접 문화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영재예술학교에서 배운 사람들이 저소득층 아이들 대상으로 공부방에서 뭔가를 보여준다고 하자. 나중에는 돈 내라 한다. 생산하는 사람들은 영재들이고, 그걸 사는 사람들은 주민들이다. 이런 마인드로는 문화예술교육 아무리 해도 소용없다. 상품가치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문화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 많은 분들이 무엇을 안 하면 이것을 할 수 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이런 자리가 공무원들에게 불편한 이유는 대부분 공무원들을 죄인처럼 만들어버린다. (웃음) 밥이 가장 중요하고 그릇이 중요하고, 젓가락도 중요하다. 관이 담당할 부분은 하드웨어인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김 : 사실 공무원들은 곤란한 문제에 부딪히면 항상 ‘임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서 잘 모르겠다’는 식이거나 발을 빼는 식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는 지역 문화예술활동가들과 예술인들을 만나보면서 마인드의 변화를 가져오길 바란다. 결국 가장 시급한 문제는 마인드이다.

▲ “기본 공공시설 이용 어려워”

허 : 자치단체의 문화 예산은 아직도 시설에 대한 경직성 예산이 많다. 인천문화재단에서는 작은 동아리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2억원이라는 많지 않은 돈으로 1백만원~3백만원씩 약 150개의 사업을 지원한다. 액수에 비해 호응이 매우 좋다. 구로는 더 적은 예산으로 더 많은 동아리와 단체를 지원할 수 있다고 본다. 지역이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장점을 살리고 지역 문화구로 만들기의 역할 분담도 된다. 관과 민 사이에 이런 역할을 하는 문화재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인천도 초기에는 공무원들과 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인들이 충돌하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자주 만나면서 일정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었고, ‘우리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하는 꺼리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건물 하나를 짓더라도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게 되었고, 다른 분야의 예산을 문화예산으로 끌어오는 일에도 힘을 합치게 되더라.

윤 : 맞다. 머리를 맞대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내가 낸 미술전시 아이디어를 구로에서 못하고 다른 지역에서 한 경우가 많았다. 아쉬울 때가 많았다.

허 : 아이디어 소통은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인천에서 법정소송이 걸린 폐교가 하나 있었는데, 2년 동안 부수지도 새로 계획을 세우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걸 이용해보자는 안이 나왔고, 50평짜리 무용연습실과 40평짜리 음악연습실을 만들었다. 지역 시민동아리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빌려 같이 사용하고 있다. 호응이 매우 좋았다.

정 : 동사무소가 통폐합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봐야 한다. 작은 도서관을 만들 수도 있고, 지역 저소득층 공부방 아이들과 다른 아이들이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 옥상에는 작은 무대를 만들어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개조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지금은 지역단체에서 공간 이용신청을 하면 비어있어도 안 빌려주는 실정이다.

이 : 대여 기준이 있으면 빌려줄 수도 있다. 하지만 선거법 문제가 걸리기도 한다. 동사무소 공간 대여는 시에서 직접 관리한다. 동사무소 활용계획을 공모하기도 하는데….

박 : 한군데 빌려주기 시작하면 형평성 문제가 걸려서 난감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사회 : 형평성 문제나 제약 조건 때문에 공공기관이 개방을 안하다보면 결국 그 공간은 죽은 공간이 되어버리기 쉽다.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박 : 그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주민자치위원회에 제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동별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공간 활용 계획을 수립하고 결정한다.

▲ 구로문화재단 역할 기대 높아

사회 : 현실적으로 주민들이 주민자치위원회에 접근하기 어렵다. 오늘 토론은 구로문화 현실에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방법이 있는가에 대한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쉽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구조화된 안정적 통로가 있어야 한다. 그 제도화에 대해 얘기 나눠보자.

정 : 늘 안 된다는 식보다 현재는 어렵더라도 개선점을 찾아보자는 열린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고 구청지원금을 받아 행사를 해봤더니 지원금은 이 부서, 장소 사용신청은 저 부서, 다른 사안은 또 다른 부서와 협의했다. 구청 내부도 효율적인 소통, 운영구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물며 주민이 필요한 시점에 만나 제안하고 건의하고 논의하기란 쉽지 않다. 관계도 평등하지 않은데….

김 : 솔직히 구로 문화예술분야에는 민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2007년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내역을 보면 47개 단체 중 순수문화예술단체는 세군데 뿐이다. 그것도 협회들이다. 근데 지원받는 단체인 구로체육회 회장이 구청장이다. 단체 지원금 주는 것도 구청장이다. 구로문화재단 이사장도 구청장이다. 말하자면 구청장이 구청장한테 돈을 주는 형태인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관은 존재하되 민간은 없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허 : 이 자리에서는 왜 문화예술단체가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하는가를 같이 제기하고 주장하도록 의견을 모으는 일이다. 문화예술단체 지원금액에 대한 규모를 늘려야 하는 것이 먼저이다.

사회 : 문화예술단체들이 사회단체 보조금 신청을 얼마나 하는지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윤 : 공고 후 각 단체들이 사업계획서를 낸다. 그 안에는 각 단체들의 자부담비도 들어간다. 해당 부서에서 검토 후에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사업에 비해 액수가 너무 적다.

박 : 구로구의 사업비가 4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다보니 각 분야에서 지원금도 깎을 수밖에 없다.

김 : 그런데 사회단체보조금의 지원금액과 사업제목만 공개될 뿐 지원 결정의 기준과 원칙이 공개된 적이 없다. 안되면 왜 안되었는지, 되면 왜 되었는지 심의 기준과 범위를 알 수가 없다.

사회 : 이런 얘기를 하다보면 서로 전제와 역할이 달라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듣고자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허 : 관과 민간이 제대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문화적 기반을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문화재단이 가장 먼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구로문화재단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관의 논리를 이해하고 민간의 논리를 이해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행정시스템을 모르면 아이디어는 아이디어로만 남는다. 아이디어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필요한 역할이 있다. 실제적으로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는 게 가장 좋다. 예를 들어 문화마인드 있는 구의원, 시의원, 국회의원을 만들어야 한다. 인천 부평에서도 민간으로 이양하면서 행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성공한 아파트 문화사업이 있다.

김 : 민간이 관과 역할 분담을 해서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으면 민간문화예술단체는 지원을 받지 못한다. 구로문화재단을 만들었고 민간 참여를 보장하고자 한다면, 점프구로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나 각 매체별 대표들이 모여 협의체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그것도 어렵다면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도 좋겠다.

박 : 구로문화재단 사업은 현재 민간 상임이사에게 전적으로 맡겨져 있다. 문화체육과만으로는 사실 문화예산이 충분치 않다. 돈은 없는데 해야 하는 사업은 많다. 그래서 구로문화재단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 씨줄과 날줄로 엮는 문화네트워크 구축 공감

사회 : 토론 속에서 문화정책과 예산에 대한 정보가 많이 공개되어야 해결 가능한 지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더욱 많은 소통과 협력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늘 토론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다들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구로문화네트워크 형성을 제안한다. 우리 구로에는 이미 많은 문화자원과 자산이 있다. 단체나 동아리부터, 시설·장비·연습실·무대 등 그 영역도 다양하다. 그런데 이런 자원들이 서로 방치되고 있다.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인적 물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최소한 자료라도 데이터베이스화된다면 문화적으로 풍성한 구로의 기반을 닦는 것이 아닌가. 이는 관민 모두 협력해야 현실 가능하다. 우리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과제는 무엇일지 얘기해보자.

이 : 문화는 결국 사람이 풀어가는 문제이다.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어떤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이름과 연락처만이라도 알고 있으면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된다. 이제는 더 이상 관에서 문화정책과 흐름을 흔드는 식은 아니고 그럴 수도 없는 것이 지역 현실이다. 일부러 못들은 척 하고 일부러 안해준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제는 같이 가야 한다. 무엇보다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도록 노력해보자.

박 : 먼저 어떤 자원들이 있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이렇게 자원이 발굴 되면, 그 다음에 긴밀하게 연락하고 얼굴 보는 것이 순서이다. 그럼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은 가능해진다고 본다.

윤 : 무엇보다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게 바탕이 되면 무슨 일이든 잘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김 : 얼마 전 구청에서 영상뉴스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사실 민간의 노력과 내용에 비해 관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문제는 장기적으로 영상인프라를 늘려야 해결 가능한데, 공공기관의 컴퓨터 교육실만 잘 활용해도 가능하다. 이것이 결국 IT구로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 아닌가. 구청도 필요하면 지역의 자원을 찾으면서 성과를 내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구청도 인터넷 방송시스템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제대로 활용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있는 자원 활용이 가장 우선이다. 또 관과 민간이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차이가 있다고 뒤돌아서지 말고 서로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허 : 구로문화재단에서 새해 다이어리부터 구로의 인적 물적 자원을 담는 것이 필요하겠다. 다른 지역의 공무원들은 준비된 원고만 읽는 경우도 많은데 구로 공무원들은 노력하는 자세가 보인다.

정 : 구로문화원이나 구로문화예술회관에 지역의 문화단체나 동아리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다보면 더 자주 만날 수 있지 않겠는가. 지역에서 작은 공간이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시작이 네트워크 구축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

사회 : 오늘 토론을 통해서 일방적으로 쏟아 붓기도 했고 불만을 늘어놓기도 했다. 신선한 생각들도 발견했고, 입장 차이도 확인했다. 하지만 결론은 자주 만나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공감대라고 생각한다. 그 공감대는 주민 중심의 문화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의 구축으로 열매 맺을 것을 기대하면서 마치겠다.


기획취재팀: 김경숙 송지현 신진수 오은주 기자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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