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8 10:19 (목)
면죄부성 구청감사?
상태바
면죄부성 구청감사?
  • 구로타임즈
  • 승인 2001.07.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구로구청 감사담당관실은 본지 30호인 지난 5월1일자 1면에 보도한 "주민은 돈주고 버리고, 집적장 공무원은 돈받고 팔고"라는 제하의 대형생활폐기물처리과정상의 비리기사와 관련, 관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연성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같은 문제에 대한 개선대책 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어, 감사담당관실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본지는 지난5월1일자 1면에서 가정에서 내놓은 가전 가구 등의 대형생활폐기물들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부 공무원들의 위법사실에 대한 기사를 다룬 바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주민들이 가전, 가구 등 대형생활폐기물들을 버리려면 동사무소에서 개당 3000~18000원 상당의 스티커를 사서 붙여 내놓아야 하는데, 정작 돈주고 버린 이 중고물품 폐기물들이 최종 집결지인 고척동 대형생활폐기물 집하장으로 들어가서는 일부가 현장 공무원들의 '술값'명목으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는 개인은 물론 중고물품 수집상들이 와 차 한 대분량을 싣고 10~20만원씩 주었다는 지역내 업계관계자의 증언도 실려있다.

이 기사가 나간 직후 관련 공무원들과 구청측은 상식을 넘어선 반응을 보였다. 특히 고척동 집하장 현장관리책임자인 김 모씨는 본지 기자를 만나고싶다고 수차례에 걸쳐 부탁후 만나서는 "그러다 죽을 것"이라느니 협박성 발언을 하는가 하면, 근거없는 허위보도이므로 정정보도를 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두차례에 걸쳐 본지 기자에게 보내왔다. 또 일요일에는 언론중재위원회를 사칭하며 본사사무실로 협박성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한편 구청측도 지난5월7일자로 '사실과 전혀 다른 보도에 대한 우리 구의 반론'을 포함한 정정보도요청 공문을 구청장 명의로 보내오는 등 감정적인 대응을 보였다. 본지 기사를 역시 "허위보도..."운운하며 보내온 것이다.

구수입 전환 대책 시급

구로구 공무원들의 내외부적인 비리나 문제가 발생하면 중도적 입장에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대안책까지 내놓아야 하는 것이 감사담당관실의 역할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로구 감사담당관실이 보여준 조사결과는 "요즘 그런 공무원들이 없고, 쓰레기장에 있는 그 쓰레기들을 누가 돈주고 사가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이와관련 감사담당관실의 송영길 담당관은 "10여년전 같으면 그같은 차떼기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수 없다"며 고척동집하장내에서의 어떤 돈거래도 있을수 없다고 단언까지 했다.
이를 바꿔서 말하면 본지 기사가 허위보도라는 얘기다. 우리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감사담당관의 조사결론을 들으면서 그들이 말한 대로 "이런 기사가 나오면 감사관실에서 조사를 안할수 없는 것"이라 면죄부용 감사를 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사정부서로서 중립적이어야 할 감사담당관실 조사담당자가 본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고 나도 좀 아는데 고척동 집하장에 그런일이 있을수 없다"며 오히려 잘못 안 것이라는 식으로 기자에게 설득조의 말을 하던 것이나, 기자윤리상 밝힐 수 없는 취재원을 직접 조사해보겠다며 취재원신분을 알려달라고 하던 것이나, 어쩌면 이미 '문제없음'이란 결론부터 내려놓고 시작된 '면죄부 제공형 감사'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최근 구의회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오비이락인지 몰라도 고척동집하장비리와 연루된 부서의 책임자급인 생활복지국장이나 청소과과장이 재무국장과 부과과장으로 각각 '영전'성의 인사발령이 난 사실도 이를 더욱 뒷받침해주는 대목이다.

"개연성은 있다" 그러나 " 제도적 보완장치는 없다?"

구로타임즈의 많은 독자분들이 지금 이와관련한 사태추이에 깊은 관심을 쏟고 있음을 알고 있다. 지난31호에서 구로타임즈의 입장을 밝히는 기사가 나간후 구청측 고위관계자로부터 "이쯤하자"는 전화를 받았고, 이에 대해 우리는 구청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 바 있다. 그 이후 구청 문화체육과측으로부터 사과형식등에 대해 논의를 하고 싶다고 해 지난22일 만난바 있고 이 자리에서 구청이 본지지면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 해줄 것을 밝혔다. 문화체육과 관계자들이 상의를 해보겠다고 자리를 뜬 이후 본지는 구청측으로부터 이에 대한 입장을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들은 바도 없으며 책임자와 담당자들의 사과를 받은바도 없다. 이것이 현 상황이다.
구로구청이나 감사담당관실이 기본적인 상식을 갖춘 곳이라면, 이같은 기사가 나갔을 때에 그런식의 감정적인 과민반응보다 이성적인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해서 내놓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리증거를 찾지 못했어도, 그럴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 적어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 이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인 획기적인 개선방안은 못내더라도 이같은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주민의 재활용의식과 구수입이 높아질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마련을 내놓았었야 하지 않았을까. 주민행정, 열린행정을 외치는 구로구청의 현주소를 보는 듯하다.
구수입전환위한 다각적인 대책마련 시급
따라서 본지는 돈거래가 금지된 고척집하장 대형생활폐기물과 관련해 몇가지 방안을 내놓고자 한다. 그 액수가 얼마가 됐든 술값이란 이름으로 특정인의 호주머니로 돈이 흘러들어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차라리 이같은 수입원을 구수입으로 돌릴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어차피 중고생활용품을 필요로 하는 재활용센터등의 중고품 전문업자나 개인들가운데 가구나 냉장고,매트리스 등을 아주 싼값으로 구입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을 위해 쓸만한 물건들을 등급을 매겨 한곳에 정리, 주민들에게 판매토록 할 것을 권한다.
또 중고가전업체등에서는 중고품 수리를 위해 부속품을 찾아 집하장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냉장고나 텔레비전 등이 너무 낡은 것일 경우에는 쓸만한 부속만 빼놓아 판매토록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개당 5000원정도씩 주고 나온다고 하니 적은 수입은 아닐 것이다.
이를 집하장으로 들어온 다음 정리하기보다 각 동별 수거시점부터 연결하면 더 좋은 물건들을 갖추어, 주민들에게는 보다 저렴한 값에 중고물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재정자립도가 40%를 조금 넘는 구로구세수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활용센터라는 곳에 가보면 의외로 값이 싸지 않다. 중간 마진이 이것저것 붙고, 부속등을 갈아주는 데 돈이 들었기 때문이다. 구로구 공무원들만 고척동집하장에 들어간 생활폐기물들을 쓰레기로 보지만 , 주민들은 쓸만한 물건이 꽤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 일부 미화원들이 '잠겨놓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 괜찮은 물품들이 흘러다니고 있다. 고척동집하장은 그런 점에서 재활용품 활성화를 위한 약간의 아이디어들만 모아주고, 홍보만 된다면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할 만한 보고다. 집하장 관련 몇 명만 보아온 그 흙속의 진주에 이제 주민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