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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27]구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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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27]구로역
  • 김윤영기자
  • 승인 2006.10.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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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주막거리 ... 오늘날 이용 최다

‘지하철 운행 구간을 표시해 놓은 그래프는 마디 꺽인 뱀처럼 보였다. 그 뱀 같은 막대기는 급기야 구로역에서 둘로 갈라지고 인천과 수원을 각각 종착역으로 하고 있다’ - 「에리직톤의 초상(이승우 1990년) 중」

신들을 멸시하는 조속한 인물인 에리직톤을 현대적 인간상으로 그려 신에 대한 물음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책 내용 중 한 구절에 떡하니 구로역이 들어가 있다. 지하철을 따라 여행을 하다 구로역이란 갈림길에서 또 다른 길을 가게 된다는 내용. 이 책에서처럼 경부선과 경인선의 분기역으로 하루에도 수천명씩 구로역을 오간다.

지난 해 7월 성신여대 이금숙, 박종수 교수가 분석해 발표한 ‘서울 대중교통 이용자의 이동경로 유형분석’ 자료에서도 보여지 듯 인천방면과 수원방면의 분기역이기 때문에 서울시내에서 이용자수가 가장 많은 역이 구로역이다. 또 그만큼 한국철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970년 정부는 수도권 고속전철계획을 확장하고 이듬해 4월 수도권 전철 공사가 시작됐다. 수도권 전철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돼 1974년 4월 1일, 전기동차의 시험운전이 실시되고 6월 30일 전철공사가 드디어 완공됐다. 이와 함께 구로역사도 신축 준공돼 올해로 32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974년 8월 15일 개통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그 오랜 시간동안 구로역은 수원과 서울을 연결시켜주는 다리로, 인천과 서울을 연결시켜주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 하나. 오랜 옛날 구로역 인근에 주막거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

주막거리라고 하면 오류동 주막거리가 먼저 떠오른다. 오류동처럼 대규모로 주막거리가 형성된 것은 아니었지만 구로역 인근도 주막거리라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철도가 개통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로역 인근 늑대다리(구로5동) 부근의 경인가
도 변에 주막과 대장간을 포함한 서너 채의 집이 있어 주막거리라고 불리었다. 현재의 경인로 앞 옛 기아산업 중기사업소(신도림역 인근) 일대에 해당된다.

이 주막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경부, 경인선 분기점이 되는 구로역이 있으니, 옛날에 주막이 오늘날의 역사가 된 우연치 않은 예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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