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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도서관③ ] 선진사례및 네트워크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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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도서관③ ] 선진사례및 네트워크가능성
  • 구로타임즈
  • 승인 2006.09.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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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정보의 띠를 잇자1_ 풀뿌리도서관 꽃, 네트워크로
‘가리봉1동에 거주하는 중학생 A군. 하교 후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키고 구로정보센터에 접속한다. 학교에서 과제로 주어진 책을 검색하니 다행히 집 근처 작은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다. 그 길로 초등학생 동생과 함께 손을 잡고 가리봉1동사무소내에 있는 작은도서관으로 향한다.

A군은 필요한 책을 빌리고 사서 선생님의 도움으로 과제에 참고할 수 있는 책 몇권을 더 빌렸다. 그리고 오늘은 작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는 미술 동아리 활동이 있는 날. A군이 동아리 활동을 하는 동안 동생은 도서관 한켠에 마련된 책 읽는 그네에 앉아서 놀기 시작한다. 그렇게 돌아오는 길, 평소 보고 싶던 책이 있어 검색을 해보니 개봉동에 있는 작은도서관에만 있는 책이다. 내일 이 도서관에서 받아볼 수 있게 신청을 하고 집으로 떠난다.’

하지만 아직 이같은 수준은 구로지역에서는 꿈같은 일이다. 하지만 헛된 꿈만은 아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일이며 국내에서도 경기도 부천시나 용인시, 전남 순천시등에서는 이미 그 첫발을 내딛은 상태다.

우리 지역 내에도 집 가까운 곳에서 책을 빌려볼 수 있는 크고 작은 도서관이 80여 곳에 이른다. 하지만 구로타임즈의 이번 도서관 기획취재결과 책의 종류나 관리, 도서관 공간 부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서 부재 등 여러가지 문제로 많은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국내외 선진사례를 통해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해 보고 그 대안 중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풀뿌리 도서관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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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1. 도서관 어디 어디에?
2. 도서관 활성화 문제점과 원인
3-1 선진사례및 네트워크가능성
3-2 활성화방안및 전문가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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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청 학교 구청 등 운영주체별 마인드 실천력 당면과제
- 기술적 하드웨어에 문화공간개념의 프로그램도 결합돼야


맞벌이 부부가 유난히 많은 구로구. 때문에 방과 후면 아이들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다. 텅 빈 집에 아이들만 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주변에 아이들이 편히 놀 곳도 없다.

이런 여건 속에서 아이들의 공부방, 놀이방이 되어줄 곳은 집근처에 있는 풀뿌리 도서관이 제격. “공부해라~ 책 봐라” 하지 않아도 도서관을 찾으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게 되고 도서관 속에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화시대, 지식기반사회가 도래하면서 얼마나 고급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느냐에 따라 사회에서의 성공여부가 결정된다고까지 한다.

지역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구로구가 첨단 디지털 경제의 메카, 일류구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역특성에 맞게 주민 누구나 정보 접근에 용이한 정도의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구로구에서 무조건 도서관에만 예산을 투입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한정된 자원과 예산으로도 도서관을 활성화시키기위해서는 지역 내 도서관을 하나로 연결시켜서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게 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지역특성 살린 도서관으로

도서관 상호협력 관계를 수립하고, 이와 같은 관계를 일정한 지역 내의 범위에서 조직화한 것이 ‘도서관 네트워크.’

우리지역에서도 도서관 네트워크를 통해 도서의 중복구입, 장서부족, 협소한 공간, 사서부족에 따른 문제 등을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외에서는 이미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을 연계시키는 도서관 네트워크를 통해 도서관 활성화의 한 방안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역 내 작은도서관 활성화에 성공한 부천의 경우, 작은도서관의 특성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한정된 장서, 인력, 예산 등을 공공도서관에서 지원함으로써 도서관 활성화에 성공했던 것이다.

도서관 네트워크를 통해 도서라는 물질적 자원뿐 아니라 지역에 산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 및 인적자원의 네트워크화, 지역사회 평생교육 자원, DB 구축을 통한 효율적인 평생학습 정보 서비스를 구현 할 수 있다.

또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각 지역별로 지역의 특징에 맞은 도서관을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조선족 등 중국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가리봉동의 경우 이와 관련된 자료를 중점적으로 수집 보관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지역 내에서 기술과 관련된 장서는 디지털단지 인근에 위치한 도서관에 가면 찾을 수 있게끔 생활밀착형 작은도서관을 통한 고객맞춤형 지식정보서비스 제공 할 수 있다. 공공유휴시설 및 도서관 인적 물적 자원 등 공공재 활용 극대화, 주민자치센터 등 접근성이 편리한 공공유휴시설 활용해서 동네사랑방형 작은도서관도 조성할 수 있게 된다.


작은도서관진흥팀 신설
지난4월 국립중앙도서관에

현재 지역 내외에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지원하는 등의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21세기 지식정보사회가 도래하고 주5일제 등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국민의 도서관 지식정보 서비스 수요를 적극 수용해 지난 4월 문화관광부와 국립중앙도서관은 국립중앙도서관내에 작은도서관진흥팀을 신설해 작은도서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력사업으로 작은 도서관 리모델링이나 도서, 전산기기, 프로그램 등 1관당 7천만원 내외 등 총 50억원을 투입해 58개관을 조성하고 지원하고 있으며 작은도서관 우수 운영사례집을 발간 및 보급, 작은도서관과 공공도서관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구로구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조짐들이 엿보이고 있다. 구로구청에서는 지역 내 시립도서관, 문고, 학교 등 풀뿌리 도서관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기 위한 고민에 들어갔으며 그 첫단계로 국립중앙도서관의 지원을 받아 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꿈나무어린이도서관, 구청 행정자료실, 19개 동에 있는 마을문고를 하나로 연계하려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상호대차 서비스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구청관계자는 밝혔다.

또 2곳의 시립도서관 구로도서관, 고척도서관에서도 서울시 교육청의‘지역사회 평생학습 협력망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내 평생교육기관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부분적으로 일부 연계만을 계획하고 있을 뿐이며 구로관내 전체 도서관을 묶는 네트워크 구성과 그 안에서 움직일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고민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 보인다.


네트워크 걸림돌 곳곳 산재

이러한 네트워크를 위해서는 곳곳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산재해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자치단체장이나 도서관 관계자, 사서 등의 마인드.

“지역내 문화사업에서 단체장의 마인드는 가장 중요”하다고 지역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경제 발전에 포커스를 두느냐, 문화, 복지사업에 포커스를 두느냐 등 단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구 청사진이 정해지기 때문.

지역내 한 시민운동가는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선 단체장의 마인드가 중요하다”며 “이름을 알리기 위한 몇 십억 짜리 축제나 건물을 짓는 것 보다 지속적으로 주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내부 프로그램이나 사서보충 등에 투자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학교도서관의 경우도 학생이나 주민들이 집 근처에서 가장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학교 관계자들의 반대로 개방이 불가능한 상태. 한 초등학교 교장은 “지역주민에게 개방하면 좋겠지만 사서가 없기도 하거니와 학교 개방시 관리나 사고에 대한 책임 때문에 꺼려지는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교사들 또한 개방에 따른 업무부과 때문에 비협조적이다. 구로구청의 학교도서관지원 담당자는 “학교복합화시설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공간을 확보하려고 해도 학교관계자들이 꺼리는 부분이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또 지역내 풀뿌리도서관에 대한 주민 인식도 부족한 상태이다. 지역주민 누구나 도서관 부족을 문제라고 꼽지만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주민 활동이나 적극적인 의사표명은 부족하다. 구로1동 문고 담당자에 따르면 “타 지자체에 비해 구로구는 장서 기증이 적은 편”이라며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참여나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한 지역내 활동가는 지역주민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캠페인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천시의 경우에도 예산상 한계 때문에 마을문고 리모델링이나 장서구입 등의 비용만 지불할 뿐 그 운영은 주민에게 맡기고 있다. 때문에 “주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했다”고 순천시 도서관 담당자는 설명했다.

네트워크 도입을 위한 또다른 당면 과제는 각 도서관 운영주최가 따로 따로 움직인다는 데 있다. 학교도서관은 교육청, 문고는 지자체, 이처럼 각 도서관마다 운영주최가 다르다 보니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다. 또한 각 도서관을 연계시켜줄 협의체를 구성해서 꾸준한 대화와 논의의 장도 필요하다.

부천의 경우 관계자에 따르면 지자체장, 정치인, 사서, 주민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사서끼리의 교류체계가 확립돼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었으며 문제 발생시 원활한 대화체계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고 한다.


기술적 지원및 다채로운 프로그램 필요

기술적 지원과 고민도 필요하다.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중앙 서버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각 도서 데이터를 정리하고 관리 할 프로그램들이 일원화 되어야 한다.

헌데 구로관내 도서관의 경우 각기 다른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교회도서관이나 아파트도서관 등 일부 풀뿌리도서관은 자료 데이터베이스조차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도 하다. 도서관 네트워크를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 구축 시스템의 일원화와 함께 시스템 보급이 필요할 것이다.

또 도서관정보네트워크를 위해서는 저작권법, 네트워크 및 시스템 표준화 등의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와 함께 관련 법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단체장이나 운영 주최가 바뀔 때마다 도서관 관련된 사업은 손바닥 뒤집듯이 쉽사리 바뀌는데, 도서관 활성화의 경우 체계적 장기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때문에 법을 통해 그 테두리 안에서 도서관 네트워크 등의 사업이 지속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내 모든 도서관을 네트워크화 시킨다고 호사는 아니다.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대출과 열람뿐인 딱딱한 이미지의 도서관 대신 주민들이 원하는 도서관, 찾고 싶은 도서관이 되기 위해 독서교실은 물론 보다 참신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 등의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책과 독서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책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요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게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어린이 놀이공간이자 주민의 사랑방으로 누구나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 이것이 우리 지역 주민들이 꿈꾸는 미래 풀뿌리 도서관의 청사진인 것이다.

<기획취재팀: 송희정 김윤영 김경숙 장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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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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