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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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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 구로타임즈
  • 승인 2001.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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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수피해입은 고영복씨 *



지하방침수로 커튼원단 3000만원 피해

대부분 외상 구입품... 갚을 길 없어

현장실사 없는 형식적 피해조사 분개





지난 7월14일과 15일 및 8월초 내린 집중호우로 지역내 상당수 가구가 침수피해를 당했다. 특히 구로구 구로5동, 개봉본동 일대를 중심으로 한 지하방이나 반지하방에 사는 서민들의 피해가 너무 컸다.

시내버스 103-1번 종점 주변인 개봉본동 88-13번지에 사는 고영복(51·여)씨도 많은 수해 피해를 본 가구중 한사람이다. 그는 커튼 원단을 쌓아 놓은 지하방에 물이 차 3000만원의 피해를 봤다. 특히 물건값이 대부분 외상으로 들여놓은 물건이라 고씨의 충격은 더 컸다. 너무 많은 외상값을 갚을 일이 막막하다는 하소연이다.

"원단 값도 지불하지 못했습니다. 외상으로 커튼을 많이 싸놓고 지하실에서 작업을 했는데 뜻하지 않게 밤에 비가 많이와 다 젖어버렸어요. 하나도 쓰지못하게 범벅이 돼 버렸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는 수해를 입게 된 근본 동기가 공무원들이 수문을 늦게 열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무원들이 현장 실사를 하지 않아 피해상황을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사는 하지 않고 통장을 보내 수해자 이름만 적어간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정확히 파악해도 문제가 있는 법인데 공무원들이 허술하게 신고를 접수받는 것을 보고 한심하다 생각했습니다." 평소에도 행정관청 사람들이 발로 뛰지 않고 재해에 대해 무사 안일하게 대처한 경우를 많이 봤다고 개탄했다.

이번 피해를 보며 그는 "진정 어려운 사람에게 돈이 투입된 것이 아니라 머리 쓰는 사람들에게 돈이 투입된 것을 볼 때 불쾌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무원들이 반성해야 되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피해를 많이 입은 사람, 적게 입은 사람 등을 공무원들이 직접 실사해 파악하면 피해상황이 정확히 나온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공무원들이 현장 피해 파악도 정확히 안하고 세금은 왜 걷어 간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세금 안내고 공무원 없는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편히 살고 싶습니다. 공무원이 도움되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라고 공무원들을 힐책했다.

그는 구청벤치에서 인터뷰가 끝나고 곧바로 103-1번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시내버스를 타는 도중 노숙자가 돈을 요구하자 노숙자에게 몇 푼을 주고 차를 타는 모습이 너무 애처로워 보였다. 고씨는 개봉본동에서 남편 김남조(57)씨와 함께 지하실에서 커튼을 만들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33566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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