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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또? 왜?, 사라지는 신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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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또? 왜?, 사라지는 신문들
  • 송희정
  • 승인 2006.05.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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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마감에 대한 중압감으로 가위에 짓눌리듯 지내다가도 일주일에 단 하루, 원기를 회복하는 날이 있으니 바로 신문이 인쇄되어 나오는 금요일이다.

본사 직원들의 한 주 역량을 모두 쏟아 부은 결과물이자, 본사 시민주주들의 자산이며 또한 독자들과의 약속인 그 호 신문을 받아드는 순간, 그간의 지친 몸과 마음은 어느새 새로운 에너지로 충만해진다. 이틀 삼일 밤을 한잠 못자고 새웠더라도 이날만큼은 피로를 잊은 채 온종일 지역 곳곳을 누비며 주민과 약속한 장소에 신문을 배포한다.

지난 4월 25일 오전 구로구청 공무원노조 사무실을 방문한 기자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본지 150호 신문이 인쇄돼 나온 지난 4월 20일(금요일) 본사직원이 구청 노조사무실 입구 쪽에 직접 갖다놓은 30부 가량의 신문이 단 한 부도 눈에 띄질 않았다. 곧바로 노조 상근직원에게 어찌된 영문인지를 물으니, “오늘 뿐만 아니라 대략 3주 전부터 구로타임즈신문을 보지 못했다”며 “찾는 사람은 있는데 신문이 보이지 않아 노조 측에서도 의아하게 생각하던 참이다”고 말했다.

구청 공무원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는 더 기가 막힌다. 한 공무원은 “지난 21일 금요일 오전쯤 노조 사무실을 들렀다가 입구에 두툼히 놓인 구로타임즈를 눈여겨보고는 퇴근 할 때 한 장 갖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날 저녁 6시경 다시 들렀을 때는 이상하게도 단 한부의 신문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구청 노조사무실 앞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지난 4월 24일 월요일 오전 구로관내 한 동사무소를 방문한 본지 기자에 따르면 금요일 오후 늦게 동사무소 탁자에 비치해둔 20부가량의 구로타임즈 신문이 모두 사라지고 없더라는 것이다. 대신 발행 날짜가 한참 지난 모지역신문은 탁자위에 반듯하게 놓여있었다고.

이뿐 아니라 지난 4월 25일에는 본지의 주요 배포장소인 구로관내 모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본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예전에는 안 그렇더니 요즘 구로타임즈 보기가 왜 이리 힘드냐?”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늘 일정하게 배포되고 있는 구로타임즈가 왜 갑자기 최근 1,2개월사이 배포한 지 몇시간도 채 안돼 눈에 띄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독자들이 하루 만에 다 가져간 것 아니겠느냐는 일부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일수 없는 일련의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도대체 그 많은 신문들은 덩어리째 홀연히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또 누가 어떤 이유로 구로타임즈가 최근 보도하고 있는 기사들이 주민독자들에게 전달되기를 그리도 꺼리고 있는 것일까.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누가 무슨 배경에서 그랬는지는 일단 차치해두자. 기자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건 왜 유독 구로구에서만 주민의 눈과 귀를 막는 가장 야비한 방식인 ‘신문 폐기’ 현상이 근절되지 않고 있느냐는 것이다.

누군가 폐기처분한 구로타임즈신문이 주민 알권리 차원에서 배포된 본사 주주들의 자산이자, 일부의 경우 소외계층에 대한 정보제공차원으로 지원된 국가재산이라는 사실을 모르진 않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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