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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5]도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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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5]도림천
  • 김윤영
  • 승인 2006.04.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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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기르던 ‘마장천’이라 불려

관악산 계곡의 물줄기가 신도림동까지 이어져 구로구, 양천구, 영등포구 세구가 인접해 있는 신정교 밑 안양천 물줄기와 합쳐진다.

구로구 신도림동과 영등포구 문래동 사이에 끼어 양쪽구의 경계선을 이루는 이 물줄기가 바로 도림천이다. 한강의 제2지류로 안양천에 합류하기까지 7.2km를 흘러내려오고 있다.

- 구로구와 영등포구 경계
- 안양천물줄기에 합류

옛 조선시대 원지목리(遠芝牧里)라고 불리던 신도림동은 이제 고층의 아파트숲으로 변하고 있지만 그 역사의 이야기는 도림천만이 간직한 채 흐르고 있다.

도림천은 예로부터 근처에 풀이 많아 조선시대에 국가에서 말을 기르던 양마장(養馬場)이 있었던 데서 마장천(馬場川)이라고 불렸다. 때문에 도림천 근처에서 소와 말을 길렀던 신도림동 역시 원지목리라는 지명을 얻게 됐다.

조선시대 말까지 경기도 시흥군에 원지목리라는 자연마을로 속해 있었던 것이 1914년 일제 때 시흥군 북면 도림리가 되었다. 1949년에는 영등포구에 편입됐는데 1963년에 먼저 편입된 도림리가 있어 신도림리로 불리게 됐고 1950년 신도림동으로 바뀌어 1980년에 구로구에 속하게 됐다.

마장천으로 불렸던 도림천의 역사는 현재 역사서 한 페이지에만 간직돼 있고 그 어디에도 말을 기르던 흔적은 남아있지 않다. 40년 전부터 신도림동에 살았다는 민승관(신도림동 통장,46)씨는 “마장천이라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대신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냈다.

초등학교때 도림천 근처는 늪지대여서 지금도 깊게 파보면 보령의 진흙 같은 빨간 흙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현재 신도림초와 신도림중, 인근 아파트 자리가 당시 중국 사람들이 키우던 양배추 밭이었다고. “도림천에서 고기도 잡고 했었다”며 어릴 적 기억속의 도림천을 떠올렸다.

도림천을 썩게 만들었던 70년대 공장들은 자취를 감췄지만 여전히 도림천은 이전의 마장천의 기억을 못 찾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현재 곳곳에서 도림천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의 모임’ 유정희(관악구 신림9동) 대표는 “도시의 하천은 생명을 공급하고 하늘위의 물과 땅속의 물을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순환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지역주민들에게 평화스러운 삶의 공동체 역할을 한다”며 도림천은 우리 몸의 실핏줄과도 같은 중요한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물고기를 잡던 어린 시절 추억도 말과 소를 길렀던 목초지가 넓게 깔린 도림천의 모습도 점차 살아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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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말 : 1. 민승관(46) 신도림동 통장
2.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의
모임 유정희(관악구 신림9동) 대표
· 참고서적 :1. 구로구지(구로구 발행, 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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