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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턱, 마음의 턱 낮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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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턱, 마음의 턱 낮춰주세요"
  • 구로타임즈
  • 승인 2001.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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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니엘의 집 강환성·김병철씨







"도로가 높아 휠체어를 못 타요."

구로본동 브니엘의 집에 사는 두 장애인들이 전동스쿠터와 휠체어를 타고 지난 20일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다. 바로 이들이 강환성(30)씨와 김병철(29)씨다. 강씨는 뇌성마비 장애자이며 김씨는 심한 다리장애를 앓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보도블록 턱이 높아 턱이 없는 대로 돌아가야 하는 심정을 구구절절이 얘기했다.

"도로 보도 블록이 높아 휠체어나 스쿠터를 타고 가면 너무 많이 돌아요. 낮은 곳을 찾아야 하니까요. 이걸 보는 주민들도 우리들에게 무관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도로 턱이 높아 오려달라고 표현을 해도 모른척하거든요. 물론 도와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모른 척한다는 거예요. 관심 좀 가져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가장 힘들 때가 시내버스를 탈 때나 택시를 탈 때다. "손을 들고 한참 있어도 장애인이라 그런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요. 누군가 태워 줄 수 있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하는데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럴 때 비애를 느낍니다."

아직 둘은 미혼이다. 결혼에 대해 신경쓸 나이인데 결혼 얘기를 건네자 웬지 고개를 젓는다. 결혼에 대해 자신 없다는 표정이었다. 강씨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전자 부품회사를 다녔다. 그러나 복잡한 문제가 있어 그만뒀다.

강씨는 "장애인이다 보니 정상인들보다 직장생활이 힘듭니다. 눈치도 보이고요. 열심히 일해도 표시가 나지 않잖아요. 그래서 직장을 그만 뒀습니다. 앞으로 직장 취직을 해야 하는데 겁이 납니다"라고 전했다.

김씨는 다리 장애로 인해 직장생활을 경험한 적이 없다. 그러나 그는 성격이 명랑하고 사교성이 많아 주위에 친구들이 많다. 이들은 행정관청이나 시민단체에서 장애인들에 대해 관심을 좀 더 많이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전동스쿠터와 휠체어가 고장이 날 때 바깥 구경을 못해 가장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들의 맑고 빛나는 눈동자를 보며 뭔가를 추구하는 미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장애인들이 차별대우 받지 않고 정상인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라고 전했다.



33566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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