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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에 사랑담아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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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에 사랑담아 3년
  • 공지애
  • 승인 2001.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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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나눔터'결식아동위해

파랑새나눔터(구로3동)는 결식아동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이다. 이 곳에서는 실직 및 결손가정의 결식아동 50여명이 무료급식과 학습지도, 의료지원을 받고 있다. 공부방에서는 학교 과목외에도 영어, 수화, 컴퓨터, 아동미술, 종이접기 등의 특별활동을 하고 있다.

이윤영(28)씨는 파랑새 나눔터에서 "종이접기 교실"을 맡아 지도하고 있다.

3년전, 이씨가 파랑새에 처음 왔을 때 아이들이 산만하고 거칠어서 몹시 당황스러웠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험한 말을 하는 아이들도 있어 통제가 전혀 안됐다. 10명을 가르치면 2명 정도만 따라했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거의가 재미있게 배울 정도로 많이 좋아졌다.

"종이로 꽃도 만들고 궁전, 집 등 여러 가지를 만들기도 하고, 단체작품을 통해 아이들이 협동심도 갖게 된다"고 말하는 이씨는 "종이접기는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집중력도 좋아지고 정서적으로도 많이 순화가 된 것 같다"면서 흐뭇해한다. 실제로 종이접기는 단순 놀이 뿐 아니라 신체, 정신발달에도 효과적이란다.

이씨는 "아이들은 심성이 착하긴 하지만 조금 더 선생님의 시선을 집중적으로 받고싶어 항상 언성이 높고, 무슨 일이든 소리부터 지른다"며 "이러한 아이들을 지도하기가 힘들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많은 사랑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된다"고 말했다.

결식아동은 밥을 제 때 먹지 못하는 것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도 크지만 마음의 상처로 인한 정서혼란이나 삐뚤어진 마음이 무엇보다 치유하기 힘들다고 한다. 자주 식사를 거르는 아이에게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집 나간 엄마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맛있게 밥 먹는 것"이라며 울먹일 때 가슴이 저민다고 이씨는 말한다.

"점점 사교육비가 비싸지고 있어 저소득층 자녀에겐 더욱 사교육의 혜택이 줄어들어 안타깝다"고 말하는 이씨는 "결식아동들이 편하게 지내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다부지게 이야기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아이들과 종이접기 할 시간이 되었다며 교실로 들어가는 이씨의 뒷모습에선 아이들을 향한 깊은 애정과 희망이 엿보였다.



공지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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