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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시가 평균이 비밀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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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시가 평균이 비밀문서?
  • 송희정
  • 승인 2006.03.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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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구로구 지역신문에서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그런다. 그 좁은 지역에서 취재 거리 찾기가 힘들지 않으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지역에서 독자에게 알려내야 할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정치, 행정, 경제, 교육, 문화 등 짚어야할 분야들도 많고, 그 안에는 알토란같은 양질의 정보들이 늘 흐르고 넘친다. 구로구는 서울과 한국, 나아가 세계의 축소판이기에 그렇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신문 기자의 고뇌는 단순히 지면을 메우는 데 있지 않고, 한정된 지면에 어떻게 하면 좀 더 고급 정보들을 실어 독자의 정보 욕구를 충족시킬 것인가에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기자는 정보의 원천에 접근하기 위해 현장을 내 집 드나들듯 오가며 1년 12달 숨 가쁘게 살아간다.

기자는 지난 20일 구로구청 재정경제국 세무1과로부터 귀를 의심할만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마침 인터넷 등을 통해 개별 단독·다가구 주택의 가격이 공개되고 이의신청을 받고 있던 터라 전국 및 서울 평균 공시가격과 구로구 평균을 비교하는 기사를 써볼 요량으로 자료 요청 차 해당과를 방문했다.

이날 기자는 재정경제국 천상환 국장과 세무1과 서창원 과장의 “자료 공개 불가”에 부닥쳤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치구별, 동별 주택가격이 공개되면 주민 민원이 거세질 수 있으니 향후 가격이 고시되면 문화홍보과를 통해 다른 신문과 동일하게 자료를 받아쓰라는 게 요지다.

한번 묻고 싶다. 인터넷 혹은 중앙 언론·방송사를 통해 만천하에 공개된 지역별 주택가격의 평균이 과연 외부 유출을 꺼릴 만큼의 비밀문서인가?. 구로구에 사는 주민이라면 나의 집값을 동네 집값과 이웃 동네 집값 그리고 서울의 다른 동네 집값과 비교해 보고픈 게 당연한 이치 아닌가? 민원이 무서워서(이의신청 기간인데?) 혹은 확정고시된 것이 아니어서 공개를 못한다는 것은 기자가 보기에 무척이나 일관성 없는 태도다.

그동안 구청이 쏟아낸 각종 개발관련 청사진들은 확정된 사항도 아닌데 어쩌면 그렇게 개발 단계에서부터 상세한 정보들을 쏟아내느냔 말이다. 행정정보 공개를 구청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에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본지는 구청이 제공하는 장밋빛 일색의 보도 자료나 받아서 그대로 베끼는 그런 신문이 아니다. 독자들이 구로타임즈를 신뢰하고 아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어서 만들어내는 수준 높은 양질의 기사를 좋아하고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이번 일이 구청 행정사무에 대해 날카롭고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해온 본지에 대한 해묵은 감정의 발로는 아니었으면 한다.

민선자치 4바퀴째를 앞두고 있다. 2년 전에도 썼던 말이지만, 이제는 제발 좀 떳떳하고 자신 있게 행정을 펼칠 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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