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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컬럼]구로타임즈에 날아온 ‘스팸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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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컬럼]구로타임즈에 날아온 ‘스팸메일’
  • 연승우
  • 승인 2005.05.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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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동안 기자는 10여 통의 ‘스팸메일’에 시달려야 했다. 이메일로 스팸이 들어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스팸은 그 의미가 달랐다. 약 10여 통의 메일이 한 결 같이 기사내용 수정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그 이유는 기자가 썼던 구로타임즈 제122호 6면에 실렸던 <천냥마트> 기사 중 ‘보부상’이 잘못된 단어라는 것. 보부상의 정식명칭은 부보상(負褓商)이라며 이것을 정정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메일뿐만 아니라 구로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사에도 20여 통의 댓글이 달렸다. 역시 내용은 마찬가지. 기자 입장에서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철칙 중의 철칙이다. 국어사전에는 아직까지 보부상으로 나와 있으며 단지 백과사전에는 부보상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즉 보부상이 표준어인 것이다.

그러나 표준어라서 꼭 정확한 명칭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단어의 해석은 맥락적으로 이루어지며 역사적 맥락에 의해 바뀌기도 하기 때문이다. 삭월세에서 사글세로 표준어가 바뀐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학생들의 지적은 고맙지만 아직까지 보부상이 표준어이므로 정정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기자에게 집단메일을 보내고 집단 댓글을 달아준 경기대 학생들(부보상을 사랑하는 모임)의 열정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새로운 제시는 기자의 시선과 생각이 편중되거나 고착되어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었다.

기자로서는 이 학생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또 학생들이 보여준 열정을 통해 기사 한 줄 , 단어 하나의 사용에도 신중을 기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기자는 몇몇 학생들에게 구로타임즈에 관심을 보여주어 감사하다는 답신메일을 보냈고, 또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이런 작은 관심, 그리고 이런 성원들이 바로 구로타임즈를 올곧게 만들고 지역의 바른 언론으로 우뚝 서게 하는 작은 힘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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