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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엄동설한에 쫒아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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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엄동설한에 쫒아내면..."
  • 김철관
  • 승인 2000.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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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7구역 이주대책위 김백호 위원장// 이런 엄동설한에 무허가 건물이라고 무조건 쫓아내면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 제7구역 재개발조합은 주거권과 정주권을 해결해야 합니다.”

전국철거민협의회 구로구 구로7구역(구로3동 773번지) 이주대책위원회 김백호(58) 위원장의 눈물어린 호소다. 철거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구로7구역 재개발 지역주민등은 지난 9일 구로구청으로 몰려와 대책을 호소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추운 날씨에 무허가 건물이라고 해서 철거반(용역깡패)들이 우리를 쫓아내고 있습니다. 무허가 건물은 아파트 입주자격을 줘야하고 상가나 세입자들은 임대아파트를 줘야합니다. 무조건 쫓아내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구청에서 대책을 세우라는 의미에서 시위를 했던 것입니다.”

현재 그가 살고 있는 7구역 재개발지역 무허가 건물은 전기와 상수도가 끊긴지 오래됐고 날이 갈수록 재개발조합에서 나가라는 항의 통보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철거반들이 강제로 쫓아낸 사람들 중 임대아파트 계약도 못하고 400만원의 이주비도 못 받고 나간 사람들이 허다합니다. 관련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없어 이주비 지원제도를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제 구로7구역재개발조합은 나간 사람이든 나갈 사람이든 법에 따른 정당한 이주비와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줘야하는 것입니다.”

무허가 건물주들에게 임대아파트는 고사하고 신규아파트 입주 자격이라도 줘, 영세 서민들이 살아갈 길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 21일 설 연휴가 시작돼 시골에 내려온 기자에게 급한 전화가 한 통 왔다. 7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김 위원장이었다. “빨리 좀 와 취재해 줄 수 없소. 또 철거반이 와 유리창을 부셔놓고 난리가 났습니다. 설이라 시골에 있다고요. 죄송합니다. 급해서...”

이곳 7구역에서는 세입자 20여 가구, 상인 10여 가구, 무허가 2가구 등 30여 가구가 아직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 7구역 재개발지역은 지난 35년 전 청계천 재개발을 하기 위해 당시 박정희 군사정권이 청계천 주민을 강제 이주시킨 곳으로 현재 이들은 또다시 철거민 신세가 될 위기에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었다.

* 구로타임즈 33566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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