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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형의 美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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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형의 美를 담는다
  • 김철관
  • 승인 2000.03.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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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작가 이제혁씨/

관훈갤러리서 첫 사진전시회 ‘한지예찬’ 열어



“첫 번째 개인전시회라서 정말 기뻐요."

구로동 513-40번지 사진작업연구실에서 사진연구에 몰두해온 이제혁 사진작가(29)가 마침내 종로구 관훈동 관훈갤러리에서 ‘韓地禮讚(한지예찬)’이란 주제로 첫 번째 사진 전시회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작가의 '韓地禮讚' 전시회는 한국의 지형(자연)을 주제로 전시됐다. 이 작가의 지형 풍경 사진은 신선하고 이채로움마저 느껴졌다. 특히 산과 강(내천), 암석과 눈 등 토속적 냄새가 물씬 풍긴 소재가 서로 엉켜 어우러진 전시작품은 자연에 대한 복사적의미로서 풍경이 아니라 작가 내면에 있는 직감을 재현했다고 해야할까.

작가는 결코 쉽지 않는 기술적 조건들을 요구하는 8x10인치 대형카메라를 의도적으로 사용하면서 만들어낸 흑백작품의 분명한 계조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시계를 초월하는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는 지난 2002년 9월부터 2003년 1월까지(가을과 겨울동안) 전국 유수의 산과 강, 들판을 찾아다니며 촬영에 몰두했다.

“자연이 아름답지 않다면 풍경도 아름답지 않을 것입니다. 사진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는데 그 어느 것보다도 이상적인 수단적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복제하고 사진 본질이 지닌 특성을 정확하게 시각화할 수 있지요."

그는 지난해 말 카메라를 들고 미친 듯이 전국을 누비고 다닐 때의 소회도 피력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5개월간 시간을 쪼개 승용차에 대형 카메라를 싣고 산과 들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습니다. 마음에 든 장면이 있으면 곧장 여장을 풀어 던지고 하루 종일 촬영에 임할 때가 많았어요. 당시 온갖 신경은 카메라 렌즈에 가 있어요. 기대만큼 많은 작품이 나오지 못해 아쉽네요."

그가 5개월간 촬영한 사진은 무려 300~400여 점. 이 중 작가가 가장 마음에 든 21점(도록에는 13점만 게재함)의 작품을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관훈갤러리 전시장에서 선보였다.

"막상 개인전시회에 작품을 전시해보니 아쉬움이 남네요. 일부 작품은 기술적 디테일 부분이나 현상 등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됐거든요. 다음 전시회는 정말 깜짝 놀랄만한 뭔가를 보여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분야에 조예가 깊은 이경률 사진비평가는 전시회를 둘러보고 그의 '韓地禮讚' 전시회를 호평했다. 그는 “작가가 자연 앞에서 느낀 감정은 거창하게 대자연의 신비나 범 우주적 명분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자신이 느끼는 무엇에 대한 스스로의 물음이나 존재의 의문으로 이해된다. 여기 보이는 분명한 풍경들은 결코 단순한 역사적 지리적 시각적 풍경이 아니라 시공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무시간의 풍경이다"라고 극찬했다.

이 작가는 “끊임없이 변해 가는 자연에 대한 그 순간을 포착해 고착화하고 기억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작품 촬영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풍경 사진을 촬영한 것은 자연의 기억 속에 남은 장면들을 상기하는 즐거움을 준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지형을 예찬한다는 뜻에서 전시주제를 '韓地禮讚(한지예찬)'으로 붙였다고 귀띔했다.

이 작가는 2001년 8월 대전시민회관에서 열린 大田․風(대전․풍) 기획전, 2002년 大田․色(대전․색) 기획전 등 여러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개인전은 이번 '韓地禮讚'전이 처음. 그는 73년 서울에서 출생했고,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 사진전공 석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다. 33566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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