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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전설 살린 일본 쌈지공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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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전설 살린 일본 쌈지공원들
  • 구로타임즈
  • 승인 2000.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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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옥순 /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부관장// 최근 동네 곳곳에 쌈지공원 등이 들어서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늘어나는 것이니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쌈지공원이 획일화된 모습의, 수 적인 증가에만 머무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네주민 누구나 늘 즐겨 이용하고 사랑하는 ‘공원’이 되도록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보다 독창적인 문화복지 공간으로의 질적인 변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필자가 2년전 국내 환경운동 관계자들과 함께 일본의 환경운동현장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살펴본 일본 동경의 豐島區(풍도구) 쌈지공원들과 足立區(족립구) 재활용센터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마을 특색살린 테마별 공원

동경의 풍도구에는 모두 12개의 쌈지공원이 있었다. 쌈지공원은 마을 놀이터 크기보다도 작은 약8평 ~40평 내외로 조성돼있다. 보통 30~70여평에 이르고 있는 구로구의 쌈지공원 규모보다 상당히 작은 규모이다.

가장 특이한 것은 쌈지공원 12곳 모두 각기 다른 테마로 조성돼있다는 점이었다. 공원 조성계획이 결정되면, 어떤 테마로 만들지 동네주민들이 모여 토론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마을의 전설이나 특징들을 한눈에 보여주는 특색있는 마을공원들이 만들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예전에 목장이 있었던 곳은 젖소의 형상을 살린 공원을 만들고, 시냇물이 흘렀던 곳은 타일을 시냇물이 흐르는 것처럼 깔고 위에서 물이 흘러내리게 만들어놓았다.

또 14평의 작은 공간인데도 벽을 이용해 영화상영을 할수 있고 청소년들이 공연 할수 있는 무대도 아기자기하게 만들어놓았다. 뿐만이 아니다. 후지산이 유명한 곳에서는 후지산 모양을 본뜬 작은 동산공원(약13평)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공원은 꽃만 심어 꽃공원으로 조성, 잔잔한 감동을 주기까지 했다.



주민 스스로 결정

공원의 테마결정은 물론 관리까지 주민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풍도구의 쌈지공원들은 일본내에서도 소문이 나, 다른 지자체에서 벤쳐마킹해 도입하고 있다고 당시 안내를 해주던 일본 공무원은 자랑했다.

천편일률적으로 팔각정이나 원두막 하나에 몇 개의 의자가 놓여지고, 쓰레기가 쌓여있는 우리나라의 쌈지공원 모습과는 운영및 관리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동경 족립구(足立區)에 소재한 아다찌 재활용센터도 우리나라 재활용센터와 전혀 다르게 운영되고 있었다. 우선 규모면에서 우리나라 종합사회복지관만큼 큰 규모로, 1층은 녹색가게, 2층과 3층은 문화센터로 구성됐는데 문화센터내에 재활용과 관련된 과정들이 개설운영되고 있다.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재활용해 현대의상으로 만드는 강좌를 비롯, 헌 가구를 새 가구로 만드는 목공예교실, 헌 옷으로 가방과 아이들옷등을 만드는 과정등이 있으며, 이 곳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은 1층 녹색가게에서 판매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재활용센터는 가구와 침대 가전제품등으로 쓰레기더미를 상상케 하지만, 일본은 너무도 깨끗하고 공간의 목적에 맞게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구로구도 이처럼 테마별 소규모 공원을 만들어 척박한 구로구가 아닌 전국에서 공원이 제일많은 아름다운 구가 되고 재활용센터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깔끔이 봉사단처럼 전국으로 수출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또 지역사회와 주민에게 있어 발전적인 공간이기보다 취미활동 공간이 된 각 동의 주민자치센터를 이같은 재활용센터나 초등학생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달20일경부터 해외연수를 떠나는 구의원들도 주민들의 세금으로 떠나는 연수인만큼 외국에서 이처럼 좋은 것들을 배우고 돌아와 지역사회정책에 반영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우리나라에서 구의원들의 해외연수에 쏟아지는 국민의 눈총과 언론의 질타가 외국의 지역의회나 둘러보는 것이 고작이고, 관광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말뿐인 해외연수행태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우리구의 구의원들은 내실있는 견학 및 연수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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