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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칼럼] 오르는 전기요금,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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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칼럼] 오르는 전기요금,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니?
  • 하승수 변호사
  • 승인 2023.05.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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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가스요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 정부는 5월 16일부터 전기요금, 도시가스 요금을 추가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요금은 kWh당 8원이 인상되고, 도시가스 요금은 MJ당 1.04원이 오른다고 한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4인가구 기준 월 평균 3천원 가량의 추가부담이 생기고, 가스요금의 경우에도 월 평균 4천 4백원 정도의 추가부담이 예상된다고 한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농촌의 경우에는 난방용으로 쓰는 등유 가격이 오른 지 오래이다. 농사용 전기요금, 연료비 상승으로 농민들의 부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가뜩이나 물가는 오르고 경제는 좋지 않은데, 공공요금 부담까지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 인상이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 한국전력공사 등의 적자 상황을 생각하면, 추가적인 전기요금, 가스요금 인상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제적인 연료비 상승으로 공공요금을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한국전력공사가 겪고 있는 대규모 적자사태의 원인이나, 요금인상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공기업이라고 해도, 결국 흑자냐 적자냐 하는 것은 매출액과 비용으로 결정되기 마련이다. 한국전력공사의 경우에 매출액은 결국 국민들이 내는 전기요금이다. 그리고 비용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전력구입비이다. 한국전력공사는 발전회사들로부터 전력을 구입해서 소비자들에게 전력을 판매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력구입비 외에 한국전력공사가 많이 지출하는 비용은 송전선, 변전소, 배전설비 설치비이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들이다. 

결국 핵심은 한국전력공사에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매출액과 비용을 어떻게 조정하고 수입-지출 구조개혁을 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무조건 국민들이 내는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으로만 대응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는 취약계층에게 에너지 바우처 등을 확대하고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의 경우에는 인상분 적용을 1년간 유예시키겠다고 한다. 이런 조치는 당연한 조치이고 최소한의 조치이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 가스, 난방유 등을 사용할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방식이 어떠하든 간에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전력, 가스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공기업의 대규모 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과 국민참여의 보장이다. 
 
우선 공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송전선이나 변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별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수천억원의 돈을 사용해 왔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한전이 송전선이 지나는 마을에 지급한 지원금 규모만 해도 2,649억원에 달한다. 이 돈은 법령에 근거도 없이, 한국전력공사의 내부지침에 의해 지원되는 돈이다. 그런데 지원의 근거가 되는 지침도 공개한 적이 없고, 마을별로 지원된 액수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결국 국민들이 내는 전기요금에서 나가는 돈인데도 심지어 국회의원들에게도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한 한국전력공사의 매출액인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과정에 국민들은 참여할 길이 없다. 관료들과 소수 전문가들만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구조이다. 
 
전기요금은 주택용, 산업용, 일반용 등 용도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그렇다면 어떤 용도에 어느 정도의 전기요금을 부담하게 할지는 국민들이 참여하는 논의과정을 통해서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맞다. 특히 지금처럼 대규모 적자를 이유로 전기요금을 계속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게 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요금만 더 내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런데 이런 논의는 없고, 임시방편적인 대책만 발표되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의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의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의 물가지수는 작년 동기보다 30.5%나 오른 상황이다. 더구나 소득이 적은 서민가구가 느끼는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추가 인상을 해야 한다면, 국민들에게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누가 얼마나 추가부담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투명하고 공정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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