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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청소년 행복을 위한 '마을 울타리' , 기린다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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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청소년 행복을 위한 '마을 울타리' , 기린다솜연구소
  • 정세화 기자
  • 승인 2022.05.09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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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신록 속에 아이들 웃음꽃도 함께 피어오르던 지난 5일(목). 아이들에게 웃음소리 가득한 어린이날을 선물하고자 구로구 슈퍼우먼, 엄마들이 뭉쳤다.

안양천 오금교 아래서 '다시 가정으로'란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한 이들은 가정 밖 아이들(청소년)의 돌봄을 위해 만들어진 구로구 학부모 단체 '기린다솜 연구소' 회원들이다.

기린다솜연구소는 지난 2018년경 수궁동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학부모회 엄마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온수초와 오정초, 오류남초 등 온수동과 궁동, 오류동 일대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 '마을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활동'들을 연구하며 모이게 된 것이 첫 시작이었다고.

회원인 왕영진(40대, 온수동) 씨는 "기린다솜연구소 동아리 팀원들의 특징 중 하나가, 회원 6명 모두 2~3명 이상의 다자녀 가정의 엄마들"이라며 "집에 아이들이 평균적으로 3명 내외로 있어서 다들 큰아이에 이어 둘째, 셋째까지 마을 내 같은 학교들에 보내다 보니 저절로 엄마들끼리도 알음알음 알아가며 유대감을 쌓고, 동아리 모임을 너머 연구소 활동까지 하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마을 내 작은 모임에서 시작한 '기린다솜연구소'는 전문적으로 가정 밖 청소년 돌봄을 하기 위해 강사 초빙 및 전문 예술 교육 등을 하고 있다고.

기린다솜 연구소의 리더를 맡은 안영아 소장은 "처음에는 지역의 엄마들 한 두명이 모여 지역 안팎에서 방황하는 청소년과 외로운 어르신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라고 고민했다"며 "알음알음 엄마들의 커뮤니티를 통해 학부모 회원들도 늘려가며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기린다솜연구소 회원들은 손수 만든 핸드메이드 헤어핀이나 구제 옷가지들을 리폼해 바자회를 열기도 하고, 쿠키 과자를 만들어 인근 공원이나 학교 주변, 역 주변, pc방 등을 찾아다니며 마을의 청소년들과 학교 밖 청소년과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부모님의 사랑 알리기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 이들의 첫 활동이었다고.

이미현 회원(40대, 수궁동)은 "처음에는 엄마들이 모여 바자회 활동도 하고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 활동에 주력했는데, 누군가의 가족이자 엄마, 아빠인 회원들이 하나둘 모여들며 '가정 밖 청소년'들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며 "가정을 나온 아이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전문 강사들도 초빙해 상처 입은 아이들의 가정에 부모교육, 자식 교육 등을 시키기도 하고, 가정 밖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엄마 회원들의 재능을 살려 마을 아이들에게 댄스부터 춤, 사물놀이 등을 가르치며 마을 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씨는 "부모들의 모임이다 보니, '가정의 소중함'에 대해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다"며 "가정이 모여 마을이 되고, 마을이 모여 사회가 된다 생각하기에 '가정'이라는 것이 부모와 형제 등으로 제한하지 않고, 마을과 어른 모두가 모여 아이들의 돌봄받을 권리, 사랑받을 권리를 실현하려 모임에 참여하는 학부모들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에 대한 질문에 안 소장은 "재작년 여름, 새벽 2시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칼을 들고 나갔던 한 중3 남학생 부모님의 연락을 받고 급히 기린다솜 팀원들이 흩어져 학생을 찾았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엄마와 경찰의 대화도 거부하던 학생이 저희 팀의 간절한 회유에 마음을 돌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게 됐던 일화가 지금까지도 가장 감사한 기억이다"고 덧붙였다.

5월 5일(목) 어린이날 행사를 기획해 안양천 곳곳을 분주히 돌아다니는 '기린다솜연구회' 회원들. 이들의 향후 계획은 무엇일까. 

"3년 만에 어린이날 행사를 열고, 춤추는 아이들, 그림 그리는 아이들이 짓는 행복한 미소를 보니 너무나 행복했다"는 기린다솜연구회는 "위드코로나 시대에 맞춰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기 위해 오프라인 위주의 다양한 문화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며 "가족 회복 프로그램 콘텐츠를 넓혀 '스마트폰 게임중독 회복 프로그램', '댄싱팀', '악기팀' 동아리 개설 등 구로구 아이들이 '가정'과 '마을'에서 문화를 통해 쉴 수 있는 '쉼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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