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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빗자루' 든 우리동네 예쁜 아씨들-아씨모(아줌마들의 씨앗뿌리기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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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빗자루' 든 우리동네 예쁜 아씨들-아씨모(아줌마들의 씨앗뿌리기 모임)
  • 윤용훈 기자
  • 승인 2021.10.22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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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길 '깔끔' 이웃정 '새록'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이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쓰레기를 함부로 아무데나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를 청소하고 수거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21일 목요일 새벽.

쌀쌀한 날씨에 40∼70대 여성 20명 가까이가 붉은 앞치마를 두르고 빗자루와 쓰레받기 등 청소도구를 들고 살구마을주민사랑방에 모인 뒤 조를 나누어 2시간 정도 동네 골목길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를 하여 주목을 끌었다.

이들 아줌마들은 구로2동 26· 27· 28· 29통 지역을 중심으로 동네 골목길 등에 버려진 쓰레기 청소에 나선 '아씨모'(아줌마들의 씨앗뿌리기 모임)다.

"지난 6월부터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새벽 6시 30분쯤 마다 모여 동네 골목길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청소인데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많이 모이지는 못했지만 21일에는 가능한 회원 모두(24명)가 참석해 대대적인 청소를 하고 오랜 만에 방역규칙에 따라 동네 식당 몇 군데를 정해 놓고 같이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아씨모의 한애순 대표(67)는 "부촌으로 알려진 구로2동 우리구역이 최근 몇 년 사이 빌라들이 새로 지어지면서 주거 생활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고, 특히 이러한 빌라나 연립주택에 중국교포 등 외지인들이 많이 거주하면서 무단투기 쓰레기를 비롯해 쓰레기들이 종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데 비해 치우는 사람도 드물고 동네 환경이 지저분해, 오래 거주한 동네 여성주민들이 뭉쳐 '아씨모' 모임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이 모임은 구로마을공동체 씨앗기 사업으로 처음 선정됐다,

예전에는 자기 집 주변 청소를 생활화했지만 지금은 동 센터나 구청 등 관련 기관에서 청소 및 수거를 하지 않으면 방치되어 쌓이게 돼 눈살을 찌뿌리게 하여 동네 여성 주민들이 청소봉사를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청소를 하다보면 전봇대나 가로등 밑에는 여전히 무단 투기 쓰레기가 나오고 있고, 골목에는 크고 작은 잡다한 쓰레기들이 거리에 뒹굴고 있다고 한다. 

"구로구청 맞은 편 식당가 골목을 접하고, 외국 노동자들이 많아서 담배꽁초와 이쑤시개가 유난히 많고 여기에 종이 및 플라스틱 컵, 음식물 잔재가 묻은 도시락, 비닐, 헌 가구, 낙엽 등 그야말로 별의별 쓰레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쓰레기를 청소하고 모으면 50리터 종량봉투 3∼4개를 가득 채웁니다."

권귀선 회원(67)은 불법 무단투기 단속이나 홍보로 예전에 비해 쓰레기 배출이 크게 줄었지만 길거리에는 쓰레기가 계속 눈에 띄어 청소할 때마다 힘은 들지만 청소를 하고 나면 마음이 개운하고 재미있다고 했다.

수퍼를 운영하는 최옥자 회원(63)은 "구로2동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동네 '살구마을'의 회원들이자 오래 거주한 주민들과 청소를 통해 자주 만나 친하게 되고, 또 깨끗한 동네를 조성한다는 생각에 동참하게 됐다"며 "구청이나 동에서 쓰레기를 치워서인지 종전에 비해 쓰레기가 줄어 깨끗해졌지만 여전히 쓰레기가 나오는 게 문제"라며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애순 대표는 아파트와 달리 빌라나 연립주택이 많은 지역은 정해진 요일에 일반쓰레기 및 재활용 쓰레기를 내놓으면 수거업체에서 한꺼번에 치우고 있는데 이렇게 무더기로 수거한 재활용 쓰레기가 제대로 분류돼 재활용이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활용 쓰레기도 종이, 폐플라스틱 등 재질별로 요일을 정해 내놓고, 수거하면 재활용률이 높아지고, 주민들도 편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아씨모'는 11월 회원들과 비누 만들기를 끝으로 올해 활동을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마을공동체 새싹기 사업에 참여, 동네 환경을 더욱 깨끗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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