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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교 자판기 '낙인'은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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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교 자판기 '낙인'은 어쩌라고…
  • 이수나 (구로조은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주임)
  • 승인 2020.06.1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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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개별적 보편적 지급으로 가야
이수나
이수나

 

중학생 때 IMF의 여파로 가세가 기울어 성인이 되어서 스스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물건을 무조건 저렴한 것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던 저에게는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은 없었고 가격 비교는 필수였습니다.
 
생리대도 마찬가지였고 당시 물가로 5천원도 안되는 제품 가격이 저에게는 매우 큰 부담이었습니다. 돈이 없으면 밥 한 끼 정도는 굶으면 되고, 간식 사먹고 싶은 것은 참으면 되지만 생리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시작되는 것이니 꼭 구입할 수밖에 없었죠.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마음 편히 생리대를 구입할 수 없는 여성 청소년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생리용품 보편적 지급을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여성 청소년을 위한 선별적 지급이 아닌 보편적 지급을 지향하는 이유는 청소년기는 민감한 시기인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생리용품을 지급 받는다는 사실만으로 저소득층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급 방식에 있어서도 학교에 자판기를 설치하는 것보다 개별 카드 지급이 더 좋은 이유 또한 같습니다. 

학교에 자판기를 설치하게 되면 집에서 사용할 것이 없는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은 학교 자판기에서 많이 가져갈 수밖에 없고 그것 또한 놀림감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 때문에 필요한 만큼 충분히 가져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개별적, 보편적 지급이 이루어져야하며 이를 통해 여성 청소년의 기본 건강권과 마음까지 지킬 수 있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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