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09:21 (금)
[연재 기획] 끊임없는 혁신과 지역밀착형 적응만이 살길
상태바
[연재 기획] 끊임없는 혁신과 지역밀착형 적응만이 살길
  • 구로타임즈
  • 승인 2011.12.05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속가능한 지역경제공동체, 구로사회적 기업과 마을기업의 과제 <3-1>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의 가장 큰 조건은 무엇일까.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이 되기 위해 손에 꽉 쥐고 있어야 할 키워드는 무엇일까.


 앞서 사회적기업을 고민하고 만들어온 기업가들은 무엇보다 '끊임없는 혁신'과 '지역밀착형 기업화'를 꼽았다.


 소비자의 손에 들어갈 제품과 서비스에 담긴 혁신, 우리에게 주어진 사회적 과제를 풀기 위한 시스템의 혁신 등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 조건에 맞게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을 위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지역밀착.'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이 풀어야할 과제는 지역이라는 뿌리에서 나온다는 것. 기업과 구성원이 발 딛고 서있는 그곳, 기업의 최종 소비자가 숨 쉬고 있는 그곳, 필요한 자원을 찾고 나눌 수 있는 그곳이 바로 지역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 1호인 '노리단'은 협업과 네트워크, 파트너쉽을 기반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왔다. 청소분야 사회적기업 1호인 '함께 일하는 세상'은 청소업이 단순업무라는 사회적 편견을 딛고 직무 혁신과 교육을 통해 '자산관리사'로 인정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앞선 사회적기업이 어떤 고민과 실천을 거쳐 현재의 '발전'과 '가능성'을 일궈냈는지 살펴보고 구로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이 봉착한 어려움과 고민을 풀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글싣는 순서

1. 사회적기업·마을기업의 의미와 지원제도
2. 구로 사회적기업·마을기업의 현황과 실태
3.  선진사례를 통해 본 구로 사회적기업 마을기업의 과제
    3-1. 선진사례    
    3-2. 구로 사회적 기업과 마을기업의 과제와 나아갈 방향
4.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마을기업을 향해(좌담회)

■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 노리단>
유무형의 자원을 활용하라

공간협업과 혁신조직이 경쟁력

산업폐기물 재활용 악기를 이용한 공연을 선보인 포스코 광고로 유명해진 노리단은 1999년 서울시청소년직업센터인 하자센터에서 시작해 2004년 노리단으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고용노동부에서 문화예술분야 제1호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10대 탈학교 청소년과 20대 초중반 대학졸업자, 30대 젊은 문화기획자 11명이 모여 시작해 지금은 연봉계약자만 70명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연뿐만 아니라 지역재생, 디자인, 교육, 놀이 등의 영역에서 재미있고 신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리단은 2010년부터 구로문화재단 상주예술단체로 구로로노리단을 통해 마을축제를 기획하고 참여하는 등 구로와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사회적기업 4년차인 노리단은 현재 고용노동부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즉, 별도의 인건비 지원은 없다는 의미. 수익 내기 가장 어려운 분야로 분류되는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으로서 노리단은 어떻게 기업을 유지하고 성공 모델을 찾았을까.


 노리단 류호봉 대표는 그 힘을 '협업과 파트너쉽'이라고 강조했다. "노리단이 이제 자립도는 갖춘 단계로 접어들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영업매출로 다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하지만 아닙니다. 노리단이 갖고 있는 유무형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려 했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간이에요. 하자센터의 공간과 공생하는 협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노리단 개별 역량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을 지역의 거버넌스나 사회적 자본 등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해왔다는 것. 이런 기본 정신은 노리단 조직문화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다.


 노리단은 모두가 배우가 되고, 워크숍을 하는 교사,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획자, 계약서를 쓰는 실무자까지 역할을 맡는 순환적 업무 시스템을 갖고 있다.


 "단원들에게도 창의적인 파트너쉽을 많이 강조해요. 자기 주도성을 키우고 학습능력이 좋은 사람이 되자고 말하죠." 여기서 학습능력은 내 안의 욕망과 갈등, 습관을 들여다보고 개선하고 도전하고 배우는 자세를 말한다.


 경영진과 리더의 지시가 아닌 내부소통과 다양한 의사결정체계에 의한 자발적인 시스템도 노리단의 경쟁력이다. 일반기업보다 혁신적인 조직운영도 사회적기업의 모델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월요포럼과 청년케비넷이 있다.


 "월요포럼에서는 조직 내 중요한 이슈, 힘들었던 것들을 전 단원이 모여 공유해요. 갈등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으면 길이 보여요. 집단지성, 집단창작의 힘을 믿는 거죠. 20대 청년들의 모임인 청년케비넷에서는 모여서 수다를 떨든 어떤 주제로 토론을 하든 모든 결정은 자율이에요."


 소위 '전국구' 사회적기업 노리단은 기업의 다음 전망으로 '지역'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를 제2의 창업으로 선언한 노리단은 그 출발사업으로 지역형 노리단을 꼽았다. 얼마 전 부산 노리단을 만들었고, 12월에는 부천으로 둥지를 옮길 계획이다. 부산과 부천을 기반으로 노리단이 가진 콘텐츠 경쟁력을 지역에 밀착해 정교하게 만들어볼 생각이다.


 "사람들은 내가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면 뭔가 더 새로운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다른 곳의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의 변화가 중요하잖아요. 청년들이 지역에서 긴 호흡을 가지고 매개자 역할을 하고, 노리단은 그 창의허브가 될 거예요.

■ 청소업 사회적기업 < 함께 일하는 세상>

청소는 과학입니다

 기술연수, 기법 개발로 만족 서비스

함께 일하는 세상은 2003년 전국의 12개 자활공동체가 모여 설립한 청소 전문 기업이다. 2007년 노동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으며 공공건물, 학교, 병원 등 공공위생관리와 홈크리닝, 석재바닥관리, 방역 소독 등의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세상을 주목하는 이유는 자활공동체 협력관계 유지를 통해 새로운 사회적기업 모델을 창출하고, 청소사업의 직무능력 개발과 교육프로그램 강화로 '청소업'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리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 일하는 세상은 지금은 11개의 지점과 6개의 가맹점, 2곳의 교육장을 갖추고 지역사업장을 포함해 직원 200명, 5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초기 연합법인으로 함께 출발했던 자활공동체와는 현재 협력사 관계로 전환했다.


 이철종 대표는 "대부분 자활공동체가 영세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웠어요. 영업활동을 위해서라도 일정한 규모를 갖춰야 했는데, 그게 바로 자활공동체 연합법인이었죠"라고 이철종 대표는 말했다.


 네트워크를 통한 연합전선 구축만이 함께 일하는 세상의 경쟁력은 아니었다. 이철종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인 분야가 교육.


 "청소는 흔히 걸레와 빗자루만 있으면 되는 단순인력사업이라고 보잖아요. 하지만 어떻게 청소하느냐에 따라 건물의 자산가치가 달라집니다. 청소인들은 일종의 자산관리사라고 볼 수 있죠."


 청소업도 전문직업훈련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철종 대표는 올해 고용노동부 지정 청소분야 최초로 직업훈련개발시설로 인정을 받았다. 교육사업 때문에 적자를 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실력 있는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끊임없이 기술연수도 시키고 청소기법을 차별화하고 관리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뢰는 사회적기업이라는 간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개발과 혁신을 통해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죠.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에 따라 호조건이 되고 시장문턱이 완화된다 하더라고 결국은 실력입니다."


 시작은 자활공동체 연합법인이었지만, 철저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경쟁력은 '노력과 개발'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기업도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사회적 책임까지 있으니 절대 손 안대고 코 풀 생각을 해서는 안되죠."


 이어 이 대표는 지속가능한 것은 '기업'이 아니라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그 지향점"이라며 '의지의 지속가능'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