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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흔들리는 아이들3-1_교사 학부모 활동가에게서 듣는 진단과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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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흔들리는 아이들3-1_교사 학부모 활동가에게서 듣는 진단과 해법
  • 구로타임즈 기획취재단
  • 승인 2011.10.2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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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자원 네트워크 구청 역할 시급

① 흔들리는 우리아이들을 만나다
② 통계와 현장이 말하는 우리아이들의 현주소
③ 지원프로그램, 이대로 좋은가
④ 선진사례를 가다    
⑤ 전문가가 말하는 진단과 대안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구로'

 한 해 400여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학생 3명 가운데 1명꼴로 '학업중단'을 심각하게 고민해봤다고 답하는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교사와 학부모, 아동·청소년활동가들은 위의 문장 앞에서 희망과 절망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현재 구로지역에서 위기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는 적잖은 자원들을 생각하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갖춰야할 여건과 지역사회 역량 등에서 아직은 한숨을 내쉬게 되는 게 현실이다.
 현재 일선학교에서 상담과 생활지도 등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이 체감하고 있는 구로지역 아이들의 위기상황은 단순 통계수치가 제시하는 심각성 이상이다.


 A중학교 진로상담부의 한 교사는 "위기행동이 겉으로 드러난 학생들만으로도 학내 상담스케줄이 꽉 찬데다 무기력 은둔형 위기학생들의 경우에는 발굴도 어렵고 상담도 거부해 아예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력신장과 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에 실소를 머금는다. Y중학교의 한 교사는 "부모의 경재력이 사교육의 질을 결정하고, 아이의 학업성적을 결정짓는 현실에서 가난한 집 아이들이 많은 구로지역을 두고 학업성취도 성적이 낮다고 성토하는 모습을 접하면 헛웃음이 나온다"며 "정부는 그렇다 치고 구로구청까지 나서서 명문고, 명문대에 목매는 것은 우리아이들의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행태"라고 토로했다.


 위기학생 문제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인숙 구로중 학부모회장은 "최근 들어 학내 위기학생의 문제는 몇몇 학부모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 학부모 모두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학부모회가 나서서 뭔가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해서 교사들과 회의도 진행해봤지만 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난감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성태숙 파랑새지역아동센터장은 "어떻게 이토록 서서히 몰락해갈 수 있는가?"라고 아프게 자문한다. 성 센터장은 "우리 흔히 우리아이들 마을이 함께 키워요, 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구로구에서는 이제 결의수준으로 담론화 돼야 한다"며 "개인 상담이나 교사의 문제, 가정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지역사회의 포괄적인 복지서비스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한다.


 현재 지역사회 자원들의 주무부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등 제각각이다. 때문에 지역사회 교육에 뜻 있는 인사들은 이러한 자원들이 지자체 차원에서 연계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현재 구당국의 관심영역에서 위기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구정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에서 말하는 '아이'는 구당국의 정책내용을 봤을 때 위기학생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송은주 푸른학교지역아동센터장은 "구청의 학교지원예산이 한해 65억원이나 되어도 위기학생들을 위한 예산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공부 잘하는 아이, 능력이 있는 아이 위주로만 정책을 펼쳤지 위기학생들은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인사들은 위기학생 지원을 두고 "교육당국이 할 일" 내지 "예산 부족"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는 구 당국에 대해 '교육철학의 빈곤'을 지적한다.


 백해영 구로시민센터 운영위원은 "노원구의 경우 김성환 구청장 취임 이후 위기청소년 지원을 위한 TFT를 구성해 실태를 조사하고 종합대책 수립에 나서는 등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구청은 위기청소년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구로구를 청소년들이 행복한 마을로 다시 디자인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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